마차버스부터 세계 최초 지하철까지, 런던교통박물관

인구 900만 명의 유럽 최대 도시 런던은 교육, 관광, 금융, 정치, 문화, 예술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영국을 대표합니다. 템스강을 중심으로 긴 세월 발전해온 이 도시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살고 있고, 그만큼 역사 또한 다양한 색깔로 존재하죠. 그들의 이 풍요로운 역사는 런던 곳곳에 자리한 박물관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사진1> 런던 전경 / 사진=픽사베이

오늘 함께 둘러볼 ‘런던교통박물관’은 그런 역사의 한 단면, 그러니까 런던의 대중교통이 어떻게 생겨났고 발전했는지를 한 눈에 확인시켜주는 곳입니다. 런던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인 템스강 위 다리를 가로지르는 붉은색 이층 버스는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지, 또한 그 유명한 런던의 지하철 초기 모습이 어땠는지 궁금했다면 여기서 풀 수 있습니다.

<사진2> 런던의 상징들 / 출처=픽사베이

런던교통박물관은 접근성이 뛰어난데요. 무려 4개 지하철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유명한 코번트 가든 바로 옆에 위치해 박물관과 관광 명소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또 다른 장점이 있죠. 다양한 쇼핑이 가능하고 먹을거리 또한 많기 때문에 늘 많은 사람이 찾습니다. 그런 곳에 있는 박물관이라 복잡할 거로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쾌적하며,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사진3> 코번트 가든 / 사진=이완


<사진4> 런던교통박물관 입구 / 사진=이완

입구에서 바라본 런던교통박물관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여기에 각종 버스며 초기 지하철 실물이 전시되어 있다는 게 안 믿어질 정도였죠. 하지만 막상 들어가면 높은 천장 덕에 개방감을 느껴집니다. 아기자기한 클래식 자동차들이 전시된 자동차 박물관과 달리 혹 칙칙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지만 되레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느낌마저 듭니다.

<사진5> 박물관 전경 / 사진=이완


<사진6> 박물관 본격 관람은 이곳을 통과하면서 시작된다 / 사진=이완

3층부터 시작되는 시간 여행은 1800년 이후로 맞춰져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말이 끄는 마차의 시대였기 때문인데요. 말과 마차가 지배하던 도시 풍경이 어떻게 지금처럼 바뀌었는지 그 변화 과정을 따라가는 게 이 박물관의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사진7> 1800년대 런던 도로 풍경, 그리고 런던 최초의 대중교통 수단이었던 옴니버스 미니어처 / 사진=이완

그렇다면 1800년대 대중교통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마차를 제작하던 코치빌더 운영자 조지 쉴리비어는 프랑스 파리에서 덩치 큰 마차 제작 의뢰를 받습니다. 그 기형적(?) 형태의 마차가 파리에서 여러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고 그는 1829년 옴니버스라는 이름으로 런던에서 자신이 직접 운용하기로 하죠.

<사진8> 실물 크기로 재현된 옴니버스 / 사진=이완

옴니버스(Omni는 대중이라는 뜻)는 정해진 구간을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다니며 승객이 원하는 곳에 내려주고 태웠습니다. 요즘은 1실링으로 상당히 비쌌는데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가 타고 다니는 택시의 기본요금 정도에 해당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 마차버스는 크게 히트를 해, 몇 년 후에는 런던에만 수백 대가 운행했다고 하는군요.

<사진9> 세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버스엔 20명 이상 승객을 태울 수 있었으며, 주로 중산층에서 사용했다 / 사진=이완

폭발적인 인기에 마차버스는 빠르게 늘어갔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습니다. 여러 차례 진통 끝에 협회는 버스 수를 제한하고 시간표를 만드는 등 버스 운행의 틀을 마련됐죠. 좁은 골목을 누빌 수 있는 작은 옴니버스가 등장했고, 더 많은 사람을 실어 나를 수 있게 2층 옴니버스가 1840년대 후반에 투입됩니다. 수요가 계속 늘자 새로운 형태로 버스는 발전합니다. 도로에 레일을 만들어 더 쉽게, 더 많은 사람을 실어 나르게 된 것인데요. 미국인 조지 트레인에 의해1861년 이 트램이 시범 운행되었습니다.

<사진10> 말이 끄는 트램 / 사진=이완

더 많은 사람을 더 저렴한 가격에 실어나를 수 있던 트램은 옴니버스처럼 많은 사람이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말들이 문제였죠. 1800년대 후반 런던에서 하루 동안 운행되는 옴니버스와 트램을 감당하기 위해선 5만 마리의 말이 필요했습니다. 이 말들을 먹이고, 엄청난 배설물 처리를 하는 것 등은 큰 문제였습니다. 결국 전기와 증기기관을 이용한 트램과 엔진 장착된 버스의 등장과 함께 말이 끄는 대중교통의 역사는 끝을 맺게 됩니다.

<사진11> 1911년부터 약 20년간 런던 버스로 활약했던 B타입 오픈 탑 버스 모형. 운전석이 분리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1차 세계 대전 당시엔 군인들을 실어나르기도 했다 / 사진=이완

엔진이 장착된 런던 최초의 버스는 1899년 등장했고, 본격적으로 노선에 투입된 것은 1904년부터입니다. 벤츠의 다임러 자회사와 프랑스의 드 디옹 등이 제작한 2층 버스가 런던을 누비기 시작한 겁니다. 당시 버스는 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었는데요. 엔진이 들어간 버스, 트램, 그리고 바퀴가 달렸지만 전기로 운행되었던 트롤리버스(무궤도전차) 등이었습니다. 이 버스들을 모두 런던교통박물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일부 전시 버스는 탑승 체험도 가능합니다.

<사진12> 이층 데크 형태의 트램은 말이 끌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 사진=이완


<사진13>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운행 중인 무궤도전차. 1900년대 초반부터 본격 운행된당시 트롤리버스 전선을 정리하는 사람 모습이 재현돼 있다 / 사진=이완


<사진14> 실제 런던 곳곳을 누볐던 이층버스들이 전시돼 있다 / 사진=이완

버스와 함께 런던의 대중교통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지하철입니다. 런던 인구는 1800년대 중반 200만 명, 1900년에는 400만 명이 넘어가는 등, 급속도로 도시는 팽창합니다. 수백만 명의 시민 이동은 도시 발전에 있어 무척 중요한 일이 되었죠. 하지만 육상 교통은 정체에 시달리는 등, 한계를 보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이동성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했고, 이때 등장한 게 튜브(TUBE)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지하철입니다.

<사진15> 최초의 지하철에 대한 설명과 사진을 보고 있는 학생들 / 사진=이완

당시 런던 시내를 기차가 가로지르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도시 지하로 기관차가 지나가는 것을 생각해냅니다. 1830년 이후 구체화한 지하철도 계획은 1854년 법이 통과되면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고, 1863년 메트로폴리탄 철도라는 이름의 지하철도가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세계 최초 지하철이 탄생한 것입니다.

<사진16> 2층 전시실을 가득 채운 초기 지하철 차량. 실제 들어가 앉아볼 수도 있다 / 사진=이완

저렴한 요금의 메트로폴리탄 철도는 서민들의 중요한 발이 되었고, 이후 여러 지하철 노선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공학적으로 난제였던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원형 터널도 어렵게 완성이 되면서 런던은 지하철의 도시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게 되죠. 하지만 지하로 증기기관차가 다니면서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해 공기 질이 악화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석탄 가루나 증기기관이 내뿜는 가스 등은 승객은 물론 지하에서 근무해야 하는 직원들 건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메트로폴리탄 철도에 종사하던 이들 중 일부는 유독가스에 목숨을 잃기도 했죠. 이 문제는 1890년 전기로 다니는 노선이 생기고 난 후 해결할 수 있었는데요. 위험과 불편함 등을 감수한 지하철 이용자는 계속 늘어났고, 1900년대 초 연간 이용객 수는4,500만 명에 이르는 등, 런던 지하철은 서민의 발 역할을 제대로 해냈습니다.

<사진17> 초기 지하철 실내 모습 / 사진=이완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 모두 런던교통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하철과 버스는 물론, 초기부터 현재까지 사용된 티켓 등, 다양한 교통 관련 소품도 함께 둘러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대중교통을 주제로 한 그림 등을 전시하는 전시관도 함께 운영되고 있으며, 과거를 짚어보는 것은 물론, 미래 런던의 교통이 어떻게 바뀔지를 소개하는 시청각 자료도 마련돼 있습니다.

<사진18>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 사진=이완


<사진19> 다양한 소품과 그림을 주로 전시하는 전시실 / 사진=이완


<사진20> 기념품도 다양하다 / 사진=이완

런던은 유럽에서 보기 드문 대도시입니다. 이 세계적인 도시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대중교통의 변천사, 그 역사를 따라가며 이해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런던이라는 도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 런던교통박물관이었습니다.

 

글, 사진/이완(자동차 칼럼니스트)

 

<박물관 기본 정보>

박물관명 : 런던교통박물관

국가명 : 영국

도시명 : 런던

위치 : Covent Garden, London WC2E 7BB 영국

건립일 : 1980년

휴관일 : 연중무휴

이용시간 : 오전 10:00~18:00

입장료 : 성인 18.50파운드, 17세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은 무료 (입장권은 1년가 유효)

홈페이지 : ltmuseum.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