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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 학위 반납' 선언에, 대학 측이 보인 반응

조회수 2020. 11. 17.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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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 "석·박사 학위 반납하겠다"..학력도 반품이 되나요?

가수 홍진영이 대학원 논문 표절 의혹 논란으로 연일 비판받고 있습니다. 홍진영은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가 교수로 재직한 광주광역시 조선대학교 무역학과에 입학했습니다. 2009년 같은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따고, 2012년 국제통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번에 표절 의혹을 받은 논문은 2009년 석사 학위를 따기 위해 쓴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입니다.

출처: MBCentertainment 유튜브 캡처

◇“답답하고 속상···석박사 반납이 최선”


홍진영이 2009년 쓴 논문이 11년이 지나 논란거리로 떠오른 것은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때문입니다. 카피킬러 검사 결과 홍진영이 쓴 석사 논문 표절률은 74%에 달했습니다. 본문 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를 정리하는 결론 부분에도 다른 글과 비슷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표절 의혹 보도가 나오자 홍씨 소속사는 “10년 전에는 인용과 참고 문헌 등을 많이 쓰는 추세였다”, “인용 내용이 많아야 논문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카피킬러는 2015년부터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한 시스템이라 2009년 쓴 논문을 검사하면 표절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보통 표절률 15~25%라고 합니다.


소속사 해명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홍진영은 11월6일 인스타그램에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홍씨는 “시간을 쪼개 지도 교수님과 상의하며 최선을 다해 논문을 만들었다”면서 억울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당시 문제없이 통과했던 부분이 지금 와서 몇 %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또한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며 사과했습니다. 홍씨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했습니다.

출처: 고등교육법 시행령 캡처
학위 취소 권한은 수여자인 총장에게 있다.

◇“학위가 책이냐” 비판···자진 반납은 불가


홍씨가 말한 ‘학위 반납’은 가능할까요. 우리나라에서 학위 반납 제도를 운영하는 대학은 없습니다. 당사자가 학교 측에 요청해서 학위를 돌려줄 수 없는 셈입니다. 학위를 취소하는 권한은 대학 총장한테 있습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52조(학위 수여의 취소)를 보면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사람은 대학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위 수여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학위 반납’ 선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3년 배우 김혜수는 200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에서 받은 석사 학위 논문 ‘연기자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관한 연구’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석사 학위는 당시 지도교수를 통해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이 김혜수의 석사 학위를 취소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출처: 홍진영 인스타그램 캡처
석박사 학위 반납을 선언한 홍진영.

홍진영의 학위 반납 선언에 일부 시민단체는 “훔친 물건을 돌려주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합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11월 9일 한 매체에 “8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감사청구서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사준모는 “학위 반납은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제도”라며 “물건을 훔치고 문제가 생기니 돌려준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준모는 감사청구서를 통해 조선대 총장으로 하여금 홍진영의 석박사 학위를 취소하고 부정행위 관련자를 징계하라라고 요구했습니다.


조선대학교는 11월 9일 긴급회의를 열고 홍진영의 학위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조선대학교 무역학과 전 교수가 국민일보에 “학교에서 홍진영씨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석사와 박사 논문 모두 가짜”라고 폭로하면서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학교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선대학교 측은 “학위 반납이라는 절차가 없는 만큼, 여러 사례를 검토해보고 대처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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