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510조 투자.. 'K-반도체' 시장 주도권 잡는다
R&D 최대 50% 세액공제 등
정부도 세제·금융 전방위 지원
판교·용인·평택 등 공급망 구축
정부, 고강도 지원·육성책 배경
2023년까지 1조+α 설비투자금 신설
용수 확보·전력 지원·인재 육성 나서
'제2 슈퍼 사이클' 맞아 경쟁력 키우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생산 확대 등을 위해 5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정부는 세액공제와 금융지원 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자국 내 반도체 기술·제조기반 확보에 총력전을 펴며 사실상 반도체를 전략 물자화하는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민·관 협력 투자 속도가 늦어진 만큼 과감한 규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책인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벨트 내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지역별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들어서고, 이미 있는 곳에도 투자를 늘린다. 판교 부근에는 ‘한국형 팹리스 밸리’가 새로 조성된다. 또 국내에서 단기적인 기술추격이 어려운 EUV(극자외선) 노광, 첨단 식각 및 소재분야의 경우 외국인투자기업을 유치해 반도체 공급망을 보완할 계획이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K-반도체 전략’은 격화하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종합대책이다.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별 거점을 연결하는 ‘K-반도체 벨트’를 구축하는 동시에, 민간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차질없이 실행하도록 세제·금융·인프라·인력 등 전 분야를 전방위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와 학계는 이번 전략에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지속적인 지원과 규제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반도체 강국 위해 다각적 지원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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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평택공장 찾은 文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보고대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문 대통령 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택=청와대사진기자단 |
정부는 우선 반도체 등 핵심전략기술의 연구개발(R&D)·시설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 대상 세액공제에 현행 ‘일반’과 ‘신성장·원천기술’로 이뤄진 2단계 구조에 ‘핵심전략기술’(가칭) 트랙을 신설해 더 큰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핵심전략기술의 R&D 비용에 대해 신성장·원천기술보다 공제율을 10%포인트 높여 최대 50%(대기업 40%)를 적용할 계획이다.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공제율을 시설투자 대비 5~6%포인트, 신성장·원천기술 대비 3~4%포인트 높여 지원한다. 투자증가분 추가공제를 포함한 최대공제율은 10(대기업)~20%(중소기업)로 과거 임시투자세액공제와 유사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반도체 팹의 안정적 가동을 위한 10년치 용수물량을 미리 확보하고, 핵심전략기술 관련 반도체 제조시설의 전력 인프라 구축 시 정부와 한전이 분담해 최대 50%를 지원할 예정이다. 대학의 반도체 전공 정원을 1500명 늘리고 2030년까지 학사인력 1만4400명, 석·박사급 전문인력 7000명, 실무인력 1만3400명을 각각 배출할 계획이다. 1조5000억원 이상의 신규 R&D를 추진하고,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및 관계 부처와의 협의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하고, 반도체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엄중한 시기에 이번 전략을 만들었다”면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 기지가 된다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학계 “산업계 건의 잘 반영된 대책”
반도체 산업계에서 꾸준히 주장해온 세제 대폭 확대와 인력 지원 방안이 포함되면서 이번 ‘K-반도체 전략’에 대해 관련 업계와 학계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다른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관련법 마련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정부의 반도체 지원 대책에 대해 “산업계 건의가 잘 반영이 된 대책”이라며 환영했다.

반도체 관련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 교수)은 “시설투자 결정에서 실제 제품 양산까지 최소 5∼10년의 장시간이 소요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바뀌어도 연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반도체특별법’ 법제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 대책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양대 박재근 융합전자공학부 석학 교수는 “시설투자 결정에서 실제 제품 양산까지 최소 5∼10년의 장시간이 소요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바뀌어도 연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반도체특별법' 법제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171조원 투자 SK하이닉스, 파운드리 2배 확충 검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발맞춰 시스템반도체 분야와 파운드리 부문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은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리더십 조기 확보를 위해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 수립한 133조원의 투자계획에 38조원을 추가해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평택캠퍼스의 역할을 강화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로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서 활용될 전망이다. 2022년 하반기 완공될 평택 3라인의 클린룸 규모는 축구장 25개 크기이다. 현존하는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팹으로,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14나노 D램과 5나노 로직 제품을 양산한다. 모든 공정은 스마트 제어시스템에 의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과 지원·투자도 더욱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팹리스 대상 IP 호혜 제공 및 시제품 생산 지원, 협력사 기술교육 등 다양한 상생활동을 더욱 확대한다. 또 공급망 핵심인 소재·부품·장비업체는 물론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학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2배 수준의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모바일, 가전, 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비모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 조만간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주력 수출산업 품목인 반도체 생산 시설을 10개월여 만에 찾았다. 미·중 패권경쟁 속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등 반도체 산업이 격변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방문이다. 특히 현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시설을 방문한 터라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0년 안에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기록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보고회’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쟁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실천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보조금 지원, 세제 혜택 등 파격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경쟁 속 미국이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자국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평택항에서 일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20대 청년 노동자 고(故) 이선호씨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씨는 지난달 22일 개방형 컨테이너 내부 뒷정리를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지지대가 무너져 숨졌다. 이씨의 원청업체는 사고 20일 후에야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시설 안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사전에 안전관리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사후 조치들도 미흡한 점들이 많았다”며 “노동자들이 안전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회의에서도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정우·이도형·남혜정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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