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값만 있으면 돈 벌어요".. '스니커테크' 시대 [이슈 속으로]
하이 리턴, 로우 리스크
한정판 신발 웬만하면 가격 안 떨어져
시드머니도 10만~20만원이면 충분해
12만원짜리가 210만원 거래 '대박'도
가격 떨어져도 버티다 보면 다시 올라
수익률 보장에 구매 경쟁 치열 '단점'
8000족에 응모자 500만명 몰리기도
어떤 제품이 뜨나
유명 디자이너·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명품 이미지에 발매 동시에 가격 급등
연예인들과 협업한 상품도 인기몰이
숨겨진 스토리 있을 땐 시세 요동쳐
리셀시장 2025년 60억弗 규모 예측
국내서도 온라인 플랫폼 잇따라 출시

과거 신발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가 MZ(밀레니얼 세대+Z세대)세대의 대세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소수 마니아들만 한정판 운동화에 열광했다면, 이제는 10대는 물론 마이클 조던의 전성기를 눈으로 직접 보며 ‘에어 조던’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40~50대 남성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웃돈을 얹어서라도 한정판 운동화를 구입해 신으려 한다. 이에 더해 이를 재판매해 시세차익을 얻는 ‘리셀’(re-sell)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기업들도 리셀 시장의 급성장을 포착해 리셀 거래 온라인 플랫폼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스니커테크가 매력적인 이유? ‘하이 리턴, 로우 리스크’
스니커테크가 10대들에게까지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것은 가격부담이 다른 투자에 비해 덜하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가상화폐를 통해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종잣돈이 100만원 이상이 필요하지만 스니커테크는 10만~20만원의 신발값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나이키와 명품 브랜드 디올이 협업해 내놓은 ‘에어 조던1 디올’은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8000족이 풀렸는데 응모자는 무려 500만명에 달했다. 무려 625대1의 경쟁률이다. 270만~300만원에 발매된 이 신발은 리셀가가 1500만~2000만원까지 뛰었다. 경쟁을 뚫고 살 수만 한다면 엄청난 수익률은 보장하는 게 스니커테크다.
한정판 신발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이다. 선착순으로 구입한다는 방침이 내려지면, 이를 사기 위해 3박4일 동안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캠핑’이 이뤄지기도 했다. 대게 1인 1족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줄서기 아르바이트가 등장하기도 한다. 리셀러 장모(33)씨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장 이후 캠핑을 유발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발매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전했다.
오프라인 매장 발매가 거의 사라지긴 했어도 여전히 한정판 신발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소수의 마니아들은 주요 나이키 매장 개점 전에 줄섰다가 개점과 동시에 매장을 둘러보는 경우가 있다는 게 리셀러들의 설명이다.

모든 신발이 스니커테크의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정판 신발이라 해도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것은 스니커테크 역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명 디자이너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신발들은 예외없이 가격이 급등한다고 보면 된다. 디올과 에어조던1의 ‘콜라보’는 디올이라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유명세가 가격 급등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치토세 아베의 브랜드 ‘사카이’와 나이키가 협업한 나이키-사카이 LD 와플도 사카이의 독특한 디자인이 반영되며 발매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발매가가 17만9900원이었던 이 신발은 발매하자마자 재판매가가 80만~90만원에 형성됐다.
디자이너가 아닌 연예인 등 유명인과 협업한 상품 역시 발매와 동시 가격이 폭등하기도 한다. 국내에 스니커즈 리셀 문화가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 역시 유명인이 연관되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힙합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으로, 그가 만든 브랜드인 ‘피스마이너스원’과 나이키의 에어포스1이 협업해 출시한 한정판 운동화 ‘파라노이즈’ 덕분에 리셀 문화가 주목받게 됐다는 게 리셀 업계의 정설로 통한다.

실제로, 최근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나이키가 핑크-레드 컬러로 발매한 에어포스1은 선착순으로 발매된 뒤 리셀시장에서 그리 큰 인기가 없었지만, 지드래곤이 인스타그램에 이 신발의 사진을 올린 직후 곧바로 리셀시장에서 15만원 이상 가격이 뛰어오르기도 했다.
에어조던 운동화 열풍을 이끈 것도 지드래곤이었다. 방송에 그가 신고 나온 에어조던은 ‘지디조던’이라고 불리며 리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에어조던 운동화를 오랜 기간 수집해온 것으로 유명한 래퍼 데프콘은 한 방송에서 지드래곤을 향해 “지용아, 넌 돈 많잖아. 다른 종목 좀 신어. 너 때문에 신발을 못 구하겠어”라고 농담섞인 푸념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정판 운동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리셀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코’는 2019년 전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을 20억달러 규모로 추산했는데, 2025년에는 6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전 세계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국은 MZ세대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패션을 뽐내는 인증샷 문화가 활발한 데다 저축보다는 소비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어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세계 시장보다 더욱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패션 플랫폼 업체 무신사도 지난해 7월 스니커즈 중개서비스 플랫폼 ‘솔드아웃’을 문열며, 크림이 독주하던 리셀 시장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KT도 지난해 10월 자회사 엠하우스를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리플’ 서비스를 시작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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