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가와사키 W800

마지막은 언제나 아쉽다. 얼마 전 가와사키 W800이 대중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 유로4 규제를 까닭으로 이번 2017년형 W800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가와사키는 W800 이후 차기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W800의 단종 소식은 가와사키 팬을 비롯한 클래식 바이크 애호가들에게 무척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와사키를 대표하는 고전 스타일의 모터사이클이었던 W800은 여전히 브랜드 내에서는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스테디셀러였으며 상징적인 존재가 되어 왔다.

W800의 원조는 W시리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W1이라는 이름으로 1966년부터 생산된 이 라인은 당시 영국의 BSA A7 모델을 벤치마킹한 바이크였다. 카뷰레터를 사용했고 킥 스타터를 장비했으며 당시 인기가 많았던 공랭 병렬 2기통 엔진을 실어 고성능 이미지로 명성을 높였다.

그 후 1999년부터는 676cc 엔진을 쓴 W650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클래식 바이크라는 이름으로 곧잘 트라이엄프 본네빌과도 비견됐다. 베벨 기어 오버헤드 캠샤프트를 썼고 영국산 병렬 트윈 엔진의 이미지와 많이 닮아 있었다. 무엇보다 클래식한 스타일과 일제 특유의 든든한 내구성을 양립했다는 점에서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2011년부터 배기량을 773cc로 올려 W800이라는 이름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퓨엘 인젝션 분사 방식을 채택했고 밸런스 샤프트를 달아 불쾌한 진동을 낮췄다. 파워는 약 70마력으로 모자람 없으며 최대토크는 매우 낮은 2,500rpm에서 나오는 저회전형 엔진이다. 즉 맘 편히 천천히 달려도 모터사이클만의 감성을 느끼기 좋은 엔진인데다 클래식 스타일 치고는 이런저런 성능도 썩 괜찮은 편이었다.

W로고는 팬들에게 적잖은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이번 이별 통보는 여운이 크다. 가와사키는 파이널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버전을 발매하기로 했는데, 특유의 주황빛 컬러링과 원조 W시리즈를 복각한 듯한 스타일링으로 소장 가치를 높였다. 반짝거리는 와이어 스포크 휠과 여유 있는 토크, 부드러운 고동감을 가진 W800. 역사의 한 켠으로 사라지는 뒷모습을 지켜봐주자.




글: 임성진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