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 북미 최초웹툰 타파스 인수..美서 네이버와 격돌

오대석 2021. 4. 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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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웹툰 플랫폼 '타파스' 인수
카카오엔터, 작년부터 지분매입
이달 경영권 확보 마무리할 듯
美웹툰 선점한 네이버에 도전
커지는 카카오엔터 기업가치
멜론까지 가세 땐 20조원 기대
카카오가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북미 첫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는 '타파스미디어'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함께 북미 콘텐츠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카카오와 네이버의 콘텐츠 경쟁은 한국,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카카오가 음악 서비스 멜론까지 더해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경우 상장을 앞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몸값은 최대 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타파스미디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경영권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이르면 이달 안에 타파스미디어를 손에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원 대표가 2012년 미국에서 설립한 타파스미디어는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월 이용자 수(MAU)가 300만명이 넘는다. 작품 8만여 종과 원천 지식재산권 80개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미디어 지분을 지난해 말 크게 늘렸지만, 아직 경영권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국내 최대 유료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9월 카카오 본사가 보유한 타파스미디어 지분 200만주(10.89%)를 주당 2.59달러에 사들이며 지분을 21.68%(398만주)로 늘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추가 확보에 나서 보유 지분을 40.4%까지 확대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달 영상에 강점이 있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M과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출범했다.

타파스미디어 인수 추진은 북미 콘텐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웹툰 플랫폼은 타파스, 웹소설 플랫폼은 래디쉬로 하는 양대 축으로 카카오페이지의 원천 IP를 쏟아내기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것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웹소설과 웹툰 등 약 8500개의 원천 IP를 확보했다. 또 현재 지분 13.16%를 보유한 래디쉬의 경영권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데, 래디쉬 전체 기업 가치는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군단이 북미로 출격을 준비하면서, 네이버와의 콘텐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에선 양 사가 웹툰, 웹소설, 음악, 영상까지 전방위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에선 후발 주자로 시작한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재팬의 콘텐츠 플랫폼 '픽코마'를 앞세워 '라인망가'(네이버의 일본 웹툰 서비스)를 제치고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했다.

북미에선 네이버가 시장을 발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전 세계 월 이용자 7200만명을 돌파한 자체 웹툰 플랫폼으로 북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 PwC에 따르면 디지털과 종이를 더한 미국 만화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같은 영상화 수익까지 추가하면 실제 시장 규모는 훨씬 커진다.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까지 6500억원에 인수했다. 왓패드는 한 달에 9000만명이 230억분씩 이용하는 곳이다. 2월에는 또 다른 웹툰 플랫폼 태피툰을 운영하는 콘텐츠퍼스트에 334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지분율 25%)에 올랐다. 하지만 카카오가 현지 플랫폼을 손에 넣어 진출을 가속화하면 위협적인 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 국내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네이버가 북미 플랫폼 선점에 고삐를 죄면서 카카오도 최대 콘텐츠 시장인 북미에서 사업을 가속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연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공식 출범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기업 가치가 현재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타파스와 래디쉬를 양대 축으로 삼아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멜론까지 더해 20조원으로 몸값을 높이려 한다"며 "카카오페이지 부문과 북미 플랫폼의 시너지, 카카오M 부문과 멜론의 시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해온 멜론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 '멜론컴퍼니'를 만들기로 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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