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의학] 손목을 지혜롭게 보강해 튼튼히 사용하는 방법은?

이상진 원장의 골프 의학 이야기
제18편. 손목을 의학적으로 지혜롭게 보강해 튼튼히 사용하는 방법은?

골프 선수는 ‘3목’을 조심해야 한다. 손목, 발목, 그리고 진짜 목이다. 3목 시리즈 중 첫 번째로 손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많은 골프 선수들이 손목 통증으로 고생을 한다. 무릎, 허리, 어깨처럼 손목이 아닌 다른 관절이 아픈 선수들의 경우엔 치료를 받고, 심지어 수술을 받고서도 선수생활로 복귀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목이 아픈 선수들의 경우엔 점차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투어생활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선수들은 손목 부상에 테이핑, 아데 등을 많이 사용하고, 의학적으로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금속밴드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조금이라도 효과적인 방법을 찾고자 하는 마음은 어떤 선수라도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보조기, 테이핑은 부작용이 많고, 금속밴드류는 의학적 효과가 없다.그럼 의학에 근거해 지혜롭게 손목부상에서 탈출하는 방법, 그리고 예방하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 본 칼럼을 통해 선수들과 독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편집 | GOLF HERALD 2021.6 Vol. 349
글 | 이상진(정형외과 전문의 & 서울 바른 병원장)



손목 보호의 핵심은 ‘요골’과 ‘척골’을 고정하는 것이다

손목에는 요골과 척골이란 두 개의 손목 기둥뼈가 있고, 그 위에 많은 손뼈들이 올려져 있다. 이 두 개의 큰 뼈는 손목 부위에서 ‘원위요척골인대’에 의해 고정돼 있는데, 이 부위가 손상되면 손목이 불안정해지게 되고, 그로 인해 주변 인대나 연골이 손상을 받게 돼 손목 디스크의 일종인 삼각연골복합체손상(TFCC) 등이 발생하고, 신경이 눌려지면서 손저림증후군 같은 병들이 진행되게 된다.

손목은 다른 관절에 비해 자유롭게 큰 범위를 움직이므로 상대적으로 더 쉽게 손상이 된다. 특히 여성선수들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자보다 관절이 더 유연해 상대적으로 더 흔히 손상을 받게 된다. 손목손상이 치명적인 이유는 콕킹이나 임팩트 시에 심한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사진1] ‘원위요척골안정대(손목보호대)’의 효과를 밝힌 SCI 논문ⓒ이상진 제공.    [사진2] ‘요골’과 ‘척골’을 고정시키는 원리로 손목을 보호해 주는 ‘피코밴드’ⓒ피코코리아


하루 약 10시간 정도 훈련을 하는 골프선수들의 경우, 손목부상의 가장 흔한 원인은 연습장의 딱딱한 매트에 있다. 필드에서는 뒤땅(fat shot)을 치게 되거나, 벙커, 러프 등에서 작은 돌멩이나 질긴 나무뿌리를 타격했을 때 손목부상이 발생하게 된다.

손목 큰 뼈의 연결이 약해져 불안정하게 되면 이는 마치 건물의 기둥이 흔들리는 것과 같다. 이럴 때는 유리창만 고치지 말고 건물의 기둥을 고정해야지, 깨진 유리창을 수백 번 고쳐봐야 의미가 없다. 손목이 불안정해지면 바로 옆 관절인 엘보우(팔꿈치)도 악화될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어깨 관절까지 아프게 된다. 역으로 고질적으로 어깨나 팔꿈치가 아팠던 선수들이 손목을 안정화하고 나서 치료되는 경우도 있다.


손목에 착용하는 ‘원위요척골안정대’의 효과, SCI 논문에서 밝혀져

SCI(Science Citation Index) 논문인 JMST(Journal of Mechanical Science and Technology)에 수록된 김윤혁 교수와 이상진 원장(필자)의 논문 ‘FEM을 이용한 손목불안정성에서 손목에 착용하는 원위요척골안정대의 효과(Effect of wrist-wearing distal radioulnar joint stabilizer on distal radioulnar joint instability using a forearm finite element model)’에 따르면 손목이완검사(DRUJ laxity test)에서 특정 손목보조기를 착용하면, 손목에 가해지는 힘이 손등 쪽 이완(Dorsal cut) 때는 78-87% 감소, 손바닥 쪽 이완(Volar cut) 때는 75-85% 감소, 회전(Rotation test) 시에는 26-45% 감소를 보였다.

또 다른 SCI 논문인 J Engineering in Medicine에 수록된 ‘전완부에서 원위요척골안정대의 기여도(Contribution of a distal radioulnar joint stabilizer on forearm stability : A modeling study)’에 따르면 전완부 전위분리검사(treanverse separation test) 때는 가해지는 힘의 23.7%가 감소된다고 발표했다. 즉, 쉽게 말해 손목에 적절한 손목보호대를 착용하게 되면, 손목에 가해지는 많은 힘이 감소되어, 그로 인해 치료효과도 있지만 예방 효과도 크다는 뜻이다.

실제 심각한 손목통증으로 필자에게 치료를 받으러 왔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의 손목을 X-ray 사진으로 봤을 때, 보강 전에는 두 뼈가 심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보강 후에는 안정화됐을 알 수 있었다.골프선수의 경우, 손목 사용 횟수가 많기에 손목 부상의 확률이 높다. 그렇기에 골프 의학자의 관점에서는 ‘얼마나 지혜롭게 손목을 관리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부작용 많은 아데나 테이핑을 사용할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의학적으로 효과가 없는 금속밴드에는 절대 현혹되지 말길 바란다.

손목 부상을 방치하면 심각한 상태로 진행이 된다. 손목부상은 초기일지라도 잘 관리를 하고, 진행이 되면 필히 골프를 잘 이해하는 의료진을 방문해서 필요한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충격파치료, 주사치료 등의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사진3] ‘원위요척골안정대(손목보호대)’ 착용 시, 요골과 척골이 고정돼 손목보호에 도움이 된다ⓒ이상진 제공    [사진4] ‘원위요척골안정대(손목보호대)’의 원리를 보여주는 이미지ⓒ이상진 제공


일상에서 실천하는 손목손상 예방방법

  • 실내연습장 매트에서 연습을 할 때는 손목보호대를 착용하자.
  • 러프, 페어웨이 벙커 샷을 할 때 손목보호대로 보호하자.
  • 연습장에서는 찍어 치는 골프샷을 줄이자.∙ 연습장에서는 가능하면 개인만의 부드러운 인조매트를 사용하자.
  •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에 반복적으로 손을 넣고 스트레칭을 자주 하자
  • 가벼운 생수병이나 아령을 이용한 손목 강화 운동을 자주하자.
  • 증상이 심한 경우, 골프를 잘 이해하는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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