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데뷔 11년 만에 시련을 겪은 이유
원래 일할 때 '하면 된다'라고 생각하는데요,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아, 이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아이유)
아이유에게 데뷔 이후 첫 난관을 안겨줬다는 이 영화, 네 명의 감독이 네 얼굴의 아이유를 담아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다.
'페르소나'는 오는 4월 5일 첫 공개를 앞두고 2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주연배우인 아이유(이지은), 기획자인 윤종신과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아이유의 캐스팅 비화부터 아이유가 데뷔 11년 만에 시련을 겪은 이유까지, 이 자리에서 나온 이모저모를 정리해봤다.
- '페르소나' 기획 배경은 무엇인가.
"평소에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이야기가 궁금해서 단편 영화를 보게 됐는데 정말 재미있고 시간이 훌쩍 가더라고요. 단편 영화에서 창작자의 창의력이 돋보인다는 생각을 했고, 여러 명의 감독들과 한 명의 배우가 작업을 하면 어떨까 싶었죠." (윤종신)
- 이지은을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지은 씨가 뮤지션을 뛰어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했고, 영화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고요." (임필성 감독)
"사실 처음에 이지은 씨는 물망에 없었어요. '설마 하겠어?' 싶었으니까.(웃음) 말이라도 한 번 해보자 했는데 흔쾌히 같이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이지은 씨에게 새로운 곡을 줬을 때의 그 똘망똘망한 눈빛이 떠오르면서, 참신한 시도를 해볼 만한 아이콘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종신)
- 넷플릭스 플랫폼으로 공개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콘텐츠가 공개되는 과정에서 창작자와 제작사가 허무해지는 순간이 많아요. 공개되는 시점에 모든 마케팅이 동원되고, 금방 작품의 흥망성쇠가 판단되죠.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작품의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는 넷플릭스의 플랫폼 형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윤종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프로젝트가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될 줄은 몰랐어요.(웃음) 단편영화 네 편을 찍는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규모가 커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지은)
- 첫 영화 작업에서 최고의 감독들과 함께 한 이지은의 소감을 듣고 싶다.
"감독님들의 작품을 모두 좋아하는데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 신기했어요. 낯을 가리는 편인데 첫 미팅 자리에서도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그 때부터 합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네 분의 감독님들이 저를 다각도로 해석하는 신선한 시도였고, 저한테도 네 가지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도전이었기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또 영화 데뷔작이 넷플릭스라는 좋은 플랫폼을 만나 오랫동안 대중에게 보여질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행운이에요." (이지은)
- 이경미 감독의 '러브 세트'는 어떤 작품인가.
"소개하기 쉽지 않은데요, 이지은 씨의 모든 감정이 다 들어있는 작품입니다. 이지은 씨의 처음 보는 표정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이지은 씨와 배두나 씨의 열연이 느껴지는 작품이죠." (윤종신)
"다혈질적이고 감정에 솔직한 캐릭터로 나와요. 평소에 화가 나도 잘 터뜨리지 못하는 편인데요, '러브 세트' 촬영할 때 테니스를 계속 치니까 너무 힘들어서 실제로 화가 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사실적인 연기가 나온 것 같아요. '러브 세트'는 결말 이후의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기도 해요." (이지은)
"원래 일할 때 '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하는데요, 테니스를 계속 치다보니 데뷔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아, 이건 안 되겠다.'싶더라고요. 그 때 배두나 선배님이 테니스 연습하시는 걸 보고 완전히 반해버려서 더 열심히 했던 기억도 납니다." (이지은)
- 임필성 감독의 '썩지 않게 아주 오래'는 이지은의 노래인 '잼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잼잼' 속 남녀의 도발적인 이야기가 큰 영감을 줘서 기이한 러브스토리가 완성됐습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실화라면 큰일이 나는 그런 이야기예요.(웃음)" (임필성 감독)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캐릭터라서 가장 어려운 역할이었어요. '저한테서 이런 모습을 보셨다고요?'하고 반문했을 정도로 저에 대한 신선한 접근이거든요. 이 작품에서도 그간 볼 수 없었던 제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지은)
- 전고운 감독의 '키스가 죄'는 이지은의 어떤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인가.
"고등학생 때 교복 대신 체육복을 입고 친구들이랑 씩씩하게 놀던 시절이 그리웠어요. 이지은 씨는 그 나이대에 일을 하느라 잘 못 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지은 씨가 체육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순간 '아, 이거다.' 싶었습니다. 똑똑하고 용감한 배우라는 느낌을 받아서 그것들을 작품에 녹여내려고 했죠." (전고운 감독)
"작업방식이 가장 독특했어요. 현장에서 즉흥으로 만들어지는 게 많았거든요. 대본 리딩을 할 때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감정과 생각을 읽어내는 연습도 했고요. 감독님의 독특한 작업 방식 덕분에 함께 출연했던 심달기 씨랑 빨리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이지은)
-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 촬영 에피소드도 궁금하다.
"처음에 이지은 씨를 만났을 때 차분하고 나른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강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의 쓸쓸함도 보였어요. 그런 부분들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녹여보면 어떨까 싶었죠. 연인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연애 감정이 아닌 다른 이야기들이 또 존재하는 작품입니다." (김종관 감독)
"제일 먼저 촬영을 한 작품이에요.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받아 보기도 했고요. 단편 소설을 읽은 것처럼 작품의 분위기가 단번에 느껴졌어요. 촬영 현장에서 정말 운이 좋게도 쾌적한 여름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꿈을 꾸듯 촬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지은)
-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연기를 할 때 마음가짐은 항상 그대로였어요. 어릴 때부터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연기를 대하는 자세는 진지했습니다. 표현 방식에 있어서 미숙한 부분들을 배워나가고 있는데, 그 점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지은)
"'페르소나'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겁니다. 이지은 편이 '페르소나'의 첫 번째 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고요. 오는 4월 5일에 공개되는 '페르소나' 4가지 이야기가 모두 흥미롭습니다. 그 흥미로움을 여러분만의 방법으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윤종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