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길고양이는 어디서 어떻게 지낼까?

출처: △ 사진=박민성 a.k.a zusin
유독 길고 많은 피해를 준 올해 장마. 천둥 번개를 동반한 세찬 빗줄기는 낮밤이 없고, 비에 불어 터진 길고양이 급식소 사료는 그대로인 때가 많습니다.
이런 날, 길고양이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고양이는 비가 올 것을 미리 예측한다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은 인간보다 동물이 월등히 뛰어납니다. 동물들의 이상 행동을 전조 현상으로 보고 지진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뉴스를 우린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죠.


고양이 또한 지진이 나기 전 비정상적으로 집안을 돌아다니며 울거나 필사적으로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등의 행동을 보입니다. 지진까지 감지하는 고양이에게 비를 예측하는 일 정도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양이가 세수를 하면 비가 온다’는 속담도 고양이의 비 예보 능력과 관련 있는데요.
고양이 수염은 인간의 수염과는 다르게 센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진동과 온도, 습도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저기압이 되면 수염에 수분이 생기고 그것을 제거하려고 하는 고양이의 모습이 마치 세수하는 것처럼 보여서 생긴 말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먹구름이 밀려오는 등 비가 내리기 전 길고양이들이 잰걸음으로 안심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이런 곳에서 비를 피한다

길고양이가 비를 피하는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차장
  • 차 밑
  • 처마 아래
  • 각종 자재 창고
  • 사용되지 않는 창고
  • 공원의 지붕이 있는 벤치나 큰 나무 아래
  • 그리고 밥을 주는 사람 집 근처

인간의 눈에 잘 띄는 곳은 일시 피난소로, 누군가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오래 머뭅니다. 일시 피난소에서 빗줄기가 가늘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가 가랑비가 내리면 안정한 장소로 이동하는 식이죠.  


이와 함께 고양이는 자신 영역을 눈감고도 다닐 정도로 훤히 꿰뚫고 있습니다. 자신의 영역을 부처님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듯 잘 알고 있는 터라 잠자리, 먹이터, 휴식처, 몸을 완벽히 숨길 수 있는 곳 등 생존에 필요한 곳을 장소도 여러 곳 확보해 두는데, 비가 오면 피를 피할 수 장소를 중 한 곳에서 머물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립니다.


비가 오면 기본적으로 그곳에서 가만히 있으면서 비가 그치길 기다린다

비를 피해 안전한 장소에 도착하면 앞서 잠시 이야기했듯, 고양이는 비활성 모드에 들어갑니다. 비가 오는 날은 고양이도 활발하게 움직일 수 없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비 오는 날 사냥하면 오히려 털이 비어 젖어 체온이 낮아지고 체력 소모도 더 많습니다. 또 지반 상태도 좋지 않은 데다 먹잇감인 소동물들도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으므로 사냥하기도 힘듧니다. 이 때문에 조상인 리비아 살쾡이도 비 오는 날은 싫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도 밥 시간이 되고 가랑비가 내린다면 급식소로 이동

고양이는 시간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어 밥이나 놀이 시간 등을 정확히 기억합니다. 하여 밥 시간대에 다행히 가랑비가 내리면 이틈을 타서 빠르게 급식소로 이동하는데요. 

캣맘들이 비가 오는 날에도 ‘밥 셔틀’을 멈추지 않는 것 역시 고양이에게는 정확한 체내시계가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는 까닭입니다.


비가 그치면 일제히 활동 시작

지겹도록 내리던 비가 그치면 일제히 나와 제각각의 행동을 시작합니다. 비 온 뒤에 길고양이를 더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죠. 좀 불편하더라도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습식사료와 빈그릇 등을 휴대하고 다니다가 우연히 마주친 길고양이에게 밥 한끼 주는 건 어떨까요.

글 | 캣랩 이서윤 기자 catlove@ca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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