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3 안전벨트 결함 관련 2000만 달러 개인 피소
기아가 미국에서 포르테(국내명 K3)의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결함과 관련해 2000만 달러(약 225억 8000만 원)에 달하는 개인 소송에 휘말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기아의 안전벨트 설계 결함이 팝가수 지망생의 뇌 손상을 일으켰다’라고 주장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고 카미야 페리는 2019년 자신이 타고 있던 2015년형 기아 포르테가 다른 차량과 충돌한 뒤 전복되면서 중상을 입었다. 당시 19세였던 페리의 변호인은 “안전장치인 프리텐셔너가 작동하지 않아 페리의 머리가 지붕과 충돌했다”라고 주장했다. 프리텐셔너는 갑작스러운 충돌 시 승객을 시트에 고정하도록 설계된 안전벨트 관련 부품이다.
반면 기아는 “포르테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했고, 프리텐셔너가 페리를 보호하지 않아 그녀의 머리가 천장에 부딪힌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페리 측 조나단 마이클스(Jonathan Michaels)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설계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2015년형 포르테는 의도적으로 페리와 같은 충돌사고에서 프리텐셔너가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됐다”라고 주장했다.
마이클스는 차를 운전하던 페리의 동생이 페리보다 키가 크고, 차 옆의 지붕이 부서졌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는 점을 들어, “이는 운전석의 프리텐셔너는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기아가 2017년 프리텐셔너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기존 차량에 대한 리콜을 하지 않아 페리와 같은 안전벨트를 장착한 차량 39만 5000대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사고로 페리의 뇌에서 심각한 출혈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페리가 앞으로 24시간 내내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그녀가 성격변화, 정서적 불안, 심각한 인지·기억 문제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페리의 향후 의료비가 최대 1970만 달러(약 222억 7873만 원)에 이를 것이라며, 페리가 이 사고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에서 180만 달러(약 20억 3562만 원)의 미래 임금 손실 추정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반면 기아 측 제임스 피니(James Feeney) 변호사는 “충돌로 인한 충격과 각도 때문에 페리가 안전벨트에서 빠져나갔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형 포르테의 안전벨트는 연방 안전기준을 충족했다”면서 “어떤 차량의 프리텐셔너도 그녀가 안전벨트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니 변호사는 “오히려 페리의 머리가 지붕에 부딪히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녀의 안전벨트가 제대로 작동했음을 의미한다”면서 “그녀의 머리 부상은 사고로 인한 갑작스러운 정지와 회전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지붕에 머리가 부딪혔기보다는 운전석이나 좌석에 부딪힌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누군가 조수석의 프리텐셔너가 전개되지 않아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유일한 사고”라고 말했다.
박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