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판매량 줄어든 현대 벨로스터, 단종 수순 밟나?


지난해 국내에서 단종을 맞은 현대 벨로스터. 2+1 구조의 독특한 문짝과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팬층을 끌어모았지만, ‘해치백의 무덤’인 우리나라에서는 장르를 뛰어넘는 매력이 필요했다. 결국 기본형 벨로스터와 i30을 떠나보내고, 강심장을 품은 N 모델만 살아남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시장에서도 단종을 계획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벨로스터의 미국 판매량은 6,785대. 2019년 기록한 1만2,849대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2020년 미국 총 판매량은 61만9,925대로, 벨로스터의 비중은 단 1.1%에 불과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19의 영향도 한몫했다. 북미 올해의 차에 오른 아반떼도 같은 기간 동안 17만5,094대에서 10만5,475대로 줄어들 정도였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 점점 떨어지는 해치백의 인기도 거들었다. 포드는 SUV의 유행에 편승해 일찍이 해치백과 세단 라인업을 정리했다. 이제 미국에서는 포커스와 피에스타, 토러스 등을 만날 수 없다. 쉐보레는 소형 해치백 소닉과 준중형 세단 크루즈를 단종했다. 1958년부터 무려 62년 동안 이름을 지켜온 임팔라도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더불어 폭스바겐은 해치백 라인업 중 골프의 고성능 모델인 GTI와 R 버전만 판매한다. 국내 시장에 벨로스터 N만 남겨둔 현대차와 비슷한 결정이다. 게다가 소형 해치백과 SUV가 볼륨 모델인 푸조는 미국 시장 진출을 취소해, 해치백의 설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벨로스터의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지난 1~3월 판매량은 각각 193대와 222대, 272대로, 2020년 동월보다 약 26~47% 정도 내려갔다. 한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 각 딜러들은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남은 재고를 판매 중이라고 한다. 이는 N 모델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운동 신경과 가성비로 소비자를 유혹하기엔, ‘SUV의 유행’은 넘을 수 없는 커다란 벽이 되어 버렸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