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교수 "보수가 진보보다 못한 이념 아니란 걸 깨달았다..자랑스럽다"

서민 단국대학교 의대 교수가 "보수가 진보보다 못한 이념이 아니라는 것 깨달았다"며 "그 이념을 추종하는 이들이 훨씬 멋지다는 걸 그간의 경험으로 알게 됐다. 늦게라도 보수에 온 게 자랑스러운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정치인을 꿈꾸는 20대 젊은이들을 만났다는 서민 교수는 그들이 자신은 지금까지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극도의 균형 감각을 가졌었다며 "이런 이들이 보수라니 마음이 그저 흐뭇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4일 서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보수로 전향하고 난 뒤 느낀 감정은 따뜻함이었다"며 "진보 시절 주로 들은 얘기가 '야 서민 여기 홍대 앞인데 나와서 술이나 사'였다면 보수 쪽 분들은 나한테 뭘 보내려는데 주소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 바빴다"고 운을 뗐다.
"게다가 진보엔 잘난 이들이 많아서 '서민 너는 무식하다. 공부 좀 해라'는 말을 주로 들었다면 보수 분들은 변절자인 내게 '우리 마음을 대변해줘서 고맙다'는 응원메시지를 보낼 뿐이었다"며 "참고인으로 나간 청문회 때도 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국민의힘에서 날 신청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필성 변호사를 모셨는데 참고인을 대하는 방식은 두 당이 너무도 달랐다"고 했다.
서 교수는 "참고인석에 앉자마자 조수진 의원이 와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15분의 정회 시간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방으로 날 초대해 음료와 다과를 건넸다"며 "그동안 김 변호사는 혼자 참고인석에 앉아 있어야 했는데, 그게 안돼 보여 말을 붙였다. '아니 더불어당은 변호사님한테 인사도 안오나요?', '글쎄요. 아마 제가 온 것도 모를걸요?'. 어이가 없었는지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해버렸다. '이참에 보수로 오세요. 아주 따뜻하더라고요'"라고 국회 청문회 당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며칠 전, 국민의힘에서 일하는 젊은 학생들을 만났다. 정치인을 꿈꾸는데 조언이 필요하다기에 기꺼이 시간을 냈는데 그 모임에서 난 여러 번 충격을 받는다"며 "그들이 선택한, 종각역에 있는 광화문 짬뽕에서 먹은 탕수육과 짬뽕의 맛이 그냥 충격이라면 그 다음 겪은 장면들은 T.O.P.였다"고 했다.
"학생 한 명이 화장실에 가는 척하곤 음식값을 계산해버렸다. 아직 벌이가 없는, 그리고 그다지 여유로운 집안도 아닌 듯한 학생이 따박따박 월급을 받는 나 대신 계산을 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황급히 지갑에 있는 현금을 다 꺼내주긴 했지만 그때 느낀 감정은, 따뜻함이었다"고 적었다.
?또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면서 난 여러 번 놀랐다. 젊은 나이에 정치를 업으로 삼겠다는 그들의 의지가 당차 보인데다 사안을 바라보는 그들의 식견이 너무도 유연하고 멋졌으니까"라며 "그들 중 한 명이 말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업적은 진보의 민낯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힘을 지지한다는 걸 떳떳이 얘기할 수 있게 해줬다는 거죠'. 또 다른 학생이 우려스러운 얼굴로 말한다. '그래도 더불어민주당을 싫어하는 게 신념으로 굳어지면 안되는데'. 잘 하면 지지하고 못하면 비판하는 유권자의 존재, 이거야말로 좋은 정치가 자리잡는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지금 이 나라 정치가 개판인 건 이 기본을 지키는 대신 토나올 만큼 역겨운 내로남불이 현 정권 지지자들의 유전자에 각인됐기 때문이 아닌가"라며 "그런데 스스로 보수라 말하는 이 젊은이들은 진보에 대한 증오감으로 인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난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극도의 균형 감각, 이런 이들이 보수라니 마음이 그저 흐뭇했다"고 보수의 가치를 지향하는 젊은이들을 응원했다.
끝으로 그는 "현 정권을 비판하는 책을 같이 쓰긴 했지만 진 선생님은 여전히 진보가 지배하는 세상을 꿈꾼다"며 "난, 이제 아니다. 보수가 진보보다 못한 이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데다 그 이념을 추종하는 이들이 훨씬 멋지다는 걸 그간의 경험으로 알게 됐기 때문에. 늦게라도 보수에 온 게 자랑스러운 이유"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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