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LPL 스프링을 강타한 '중국산 탈수기', 국산과 차이점은?

이솔 기자 2021. 4. 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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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삼성의 하얀 탈수기가 세계를 휩쓸었던 그 2014년으로부터 벌써 7년이 지났다.

삼성 왕조의 주역들이 진출했던 LPL에서는 당시만 해도 운영이 그렇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LPL은 전형적인 '막싸움'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LPL에서는 과거 LCK처럼 교전의 불확실성에 기대기보다는 확실한 운영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LOL E-sports 공식 유튜브

■ 삼성의 탈수기 '와드로 적 위치 파악'

삼성의 탈수기는 서포터(마타)가 3레벨을 달성하는 직후 귀환, 벌어둔 돈을 전부 와드를 구매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적 캠프 주요 장소에 와드를 매설, 적 정글의 움직임에 맞춰 각 라이너들이 라인을 밀었다 당겼다 하며 갱킹을 당하지 않고, 상대 라이너들에게 갱킹 위협을 주는 방식이었다.

당시 제시되었던 유일한 해결책은 상대 서포터가 마타에게 맞춰 귀환하고, 와드를 지우거나 상대와 동일하게 와드를 하는 방법 뿐이었다.

그러나 삼성 화이트의 뛰어난 라인전 수행 능력으로 인해 이를 알고도 막지 못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라인을 마음대로 밀고 당기는 라인관리 능력은 당시에는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노하우였기 때문이다.

사진=LPL 공식 유튜브, RW가 TES를 꺾은 이변의 그 경기

■ 스프링 초반 '서포터 4~5레벨 전령 로밍 - 용은 포기'

이런 삼성 화이트의 정신이 퍼진 걸까? '바위게 메타'로 대변되던 이전 시즌들과는 다르게, LPL에서는 '전령 메타'가 펼쳐졌다.

LPL 스프링 초반부에는 서포터가 4~5레벨을 달성하는 8분 전후로 탑으로 로밍을 떠났다.

이후 전령싸움에서 시야를 먼저 확보하고, 상대와 대치구도를 형성해 전령을 얻어내는 쪽이 승리를 거두는 형식이었다. 이 대치구도를 위해 전반기 LPL에는 조이가 다수 등장하기도 했다.

상대가 전령 전투를 피하는 경우 전령 골드(25)와 더불어 포탑 방패 2칸(320), 추가적으로 챔피언 킬이나 미니언 웨이브 디나이도 노려볼 수 있다.

상대가 전령을 방어하러 오는 경우 카운터 정글, 시야장악 등으로 상대 정글에 피해를 입히는 것도 가능하고, 얻은 골드로 추후 발생하는 용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다만 전령을 얻은 팀들은 첫 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얻은 골드를 타이밍 상 활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를 노린 EDG는 굳이 전령에서 싸우지 않고 4번째 용까지 전략적으로 바텀에 힘을 주며 시야를 확보해놓는 '바텀 메타'를 통해 휴식기 전까지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사진=LPL 공식 유튜브, FPX vs IG

■ 스프링 중반 '선 드래곤 메타'

용이 5분, 전령이 8분에 등장한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팬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이 2~3분간의 공백기간 동안 용에서 대치하거나 용을 획득해, 전령싸움을 보다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메타가 RA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탑보다는 미드-바텀이 강한 RA는 의도적으로 첫 용 타이밍에 미드 혹은 바텀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통해 득점을 가져오고, 용으로 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령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모습을 보였다.

RA는 IG와의 경기에서 전령보다는 용을 수월하게 잡을 수 있는 카서스 선택으로 대놓고 '용 집중'이라는 뜻을 보이기도 했고, 성공적으로 상대를 잡아냈다.

이 전략으로 9연승을 달리며 한때 1위 자리를 위협하기도 한 RA, 그러나 후술할 새로운 메타에 휩쓸려 후반기에 급격히 무너진다.

사진=LPL 공식 유튜브, RNG vs RA

■ RNG의 스프링 후반 '탑 4인 합류' 메타

이번 합류 메타는 전령이 아니라 탑으로 위치를 옮긴 것일 뿐, 합류 자체라는 사실은 동일하다.

별로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이 전략은 FPX를 꺾기 전부터 이미 RNG가 선보인 바가 있다.

그 경기는 바로 RNG와 RA의 10주차 LPL 경기였다. RA를 상대로 RNG는 FPX를 꺾었던 동일한 탑 4인 합류를 펼치며 경기를 가져온다.

이 장면에서도 볼 수 있듯, 서포터가 먼저 합류해 수적 우위를 가져오고 전령 대치가 아닌 라인 근처에서 상대를 몰아내거나 잡아낸다는 점이 스프링 초반과 미묘하게 다르다.

다만 이 전략에도 문제점은 있다. 상대 원거리 딜러가 라인을 버리고 먼저 합류한다면 5:4가 되어 크게 패배하는 것.

RA의 아이보이는 이를 알고 먼저 합류하려고 했으나, RNG가 놓은 또 다른 미끼가 있었다. 바로 '사소한 이득'이다.

사진=LPL 공식 유튜브, (좌)RNG vs RA (우)RNG vs FPX

RNG는 미니언 라인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움직이거나, 합류하는 길목에 핑크와드를 놓는 등 상대팀이 '사소한 이득'을 볼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놓았다.

좌측 미니맵은 RA와의 경기에서 미드라인을 의도적으로 정리하지 않고 합류하는 RNG(레드팀)의 상황이다.

아이보이는 합류하고 있지만 서포터인 항(라칸)선수와 미드라이너 포포(아지르)는 이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따른 죄로 경기를 패배한다.

우측은 플레이오프 결승전 2경기로, 길목에 놓인 핑크 와드(블루팀 소유, RNG)가 미끼였다.

크리스프(레오나)가 해당 와드를 무시하고 합류했다면 최소한 빅토르 대신 타깃이 되어 전사하거나 둘 다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와드 제거'라는 서포터의 본분을 이겨내지 못한 크리스프는 눈 앞에서 도인비(빅토르)가 전사하는 정면을 목격해야 했다.

이처럼, 단순히 합류만 한다면 아이보이의 경우처럼 원거리 딜러가 먼저 합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RNG는 상대의 합류를 저지할 '미끼'를 뿌린 뒤 먼저 합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RNG 공식 웨이보, LPL 스프링 우승자 RNG

순간적으로 펼쳐진 3:4, 4:5 싸움에서 RNG는 당연히 승리를 거두었고, 그 과정에서  전령과 더불어 상대를 잡아내는 추가적인 이득을 거두기도 했다.

다만 TES의 경우처럼 극단적으로 미드-바텀이 강한 경우 고전했지만, 백도어라는 도박수를 펼친 결과 우여곡절 끝에 결승전에 오를 수 있었다.

이처럼 굵직한 줄기인 '전령 싸움'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 LPL 팀들, 이젠 '막싸움'이 아닌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삼성의 고장난 '탈수기'를 다시 한 번 작동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빠른 교전 메타'를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다시금 '승리방법의 고착화'라는 삼성 화이트식 운영이 부활할 여지를 남겨주었다.

만약 이대로 승리방식이 유지된다면, 상대 편 넥서스가 아닌 전령을 처치하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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