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최악으로 못 만들어서..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 한국 영화

조회수 2021. 1. 14. 17: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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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영화> 세계 최악의 영화로 불린 한국산 '킹콩' 영화 <킹콩의 대역습> (1976)
헉! 들켰다

성공한 원조가 나오면 그 원조를 베낀 짝퉁과 아류작이 나오는 것은 어느새 만고의 법칙(?)이다. 

영화사 '어사일럼'(정신병원)이 이런 짓을 잘하는 장인들이다.

영화계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했는데, 예를 들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가 나오면 이를 절묘하게 따라한 아류작 시리즈들이 나오거나, 중국과 인도 영화가 이를 대놓고 표절한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헉! 우리가요?

그런데 이러한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 아류작 인기 편승에 과거 한국 영화도 발 담근 적이 있었으니… 그것도 매우 대단한 영화를 건들고 만 것이다. 

그 영화는 다름 아닌 1933년 나온 <킹콩>이었다. SF, 괴수 영화 그리고 영화계 역사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전설과도 같은 작품으로 

아마 지금 세대의 젊은 관객에게는 피터 잭슨이 2005년 영화 <킹콩>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이 영화 역시 1933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이데…2005년 버전은 세 번째 리메이크 작품으로 1976년 파라마운트사 제작, 배급에 존 길러민 감독이 두 번째 리메이크를 진행했다.


심지어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이 합작해 만든 여자 킹콩 <퀸콩>이 같은 시기에 나왔다.


이때가 할리우드 영화가 상업적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려 한 시기로 <킹콩>이 다시 리메이크되자 이를 따라한 여러 아류작들이 전 세계적으로 쏟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같은 해 한국의 국제흥업영화사와 미국의 월드와이드 엔터테인먼트(Worldwide Entertainment)가 한미합작으로 2만 3천 달러의 제작비로 킹콩 영화를 만들게 된다. 


그것도 파라마운트의 <킹콩>이 개봉하는 시기에 맞춰 개봉하는 대담함까지 보인 작품이었으며, <킹콩>과의 차별화를 위해 3D 입체영화로 제작까지 한 작품이었다. 

제목은 이름하여 <킹콩의 대역습>이었다. 미국 제목은 <A.P.E>.

당시 할리우드에서 프로듀서, 감독, 시나리오 작가, 편집가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던 영화감독 폴 레더(딸이 <딥입팩트>를 연출한 미미 레더다.)와 6,70년대 유행한 한국형 액션 영화를 연출한 최영철 감독이 공동 메가폰을 잡았다.(사실상 연출은 최영철 감독이 했고, 폴 레더는 각본, 편집을 맡았다.) 놀랍게도 모든 촬영과 로케이션 100%를 한국에서 진행했다. 

공식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인도네시아에서 붙잡힌 킹콩이 전시장소로 가는 도중, 선체를 탈출하고 인천 해변에 다다른다. 킹콩은 탈출하자마자 거대한 상어를 때려잡는다. 

그렇게 한국에 상륙한 킹콩은 인천 해변을 시작으로 인천시를 휩쓸고 촬영 온 미국 여배우 마릴린을 영화 촬영장에서 사로잡는다. 

킹콩의 손아귀에서 마릴린은 고릴라와 함께 서울의 한강까지 휩쓸며 지나간다. 출동해서 줄곧 킹콩을 추적하던 기동대는 모든 장비를 동원해 킹콩으로부터 마릴린을 구하게 되지만, 

열 받은 킹콩은 마릴린을 찾기 위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들기에 이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주한미군, 한국군의 연합작전이 시작된다. 

미국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작품이지만 배우들 대부분 미국에서 단역, 조연으로 활동한 연기자들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해외로 수출되는 한국영화였기에 당시 인기스타이자 영어가 가능한 이낙훈 배우가 출연했고, 사건의 배경이 한국과 서울이었기에 한국 배우들이 단역과 엑스트라로 출연한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영화 초반 킹콩이 거대한 상어와 사투를 벌이는 설정은 당시 엄청난 흥행을 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의 영락없는 패러디와 같다. 


다소 어색해 보이는 괴수들의 사투였지만, 1933년 <킹콩> 영화에서 티라노사우르스 렉스와 사투에서 입을 찢어버리는 장면을 절묘하게 오마주한 장면이란 점에서 나름의 괜찮은 시도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멀쩡한 장면이었으니…

우선 왜 미국 제목은 <A.P.E>로 했나 궁금할 것이다. 원래 미국 영화사 쪽에서 개봉 당시 제목을 <The New King Kong>으로 할 계획이었다. 그것도 원조 <킹콩> 보다 몇일 더 앞서 개봉시킬 예정이었는데, 원작 판권을 사고 정식으로 리메이크한 파라마운트가 

<킹콩> 이라는 이름을 함부로 붙이지마!"

라고 정식 소송을 제기하려고 하자, 사실상 제목을 이와 전혀 관계없는 <A.P.E>(Attacking Primate MonstEr)로 한 것이었다. (그래 놓고 해외 수출용에서만 <킹콩>이라는 이름을 마음껏 사용했다.)


사실 이 영화사도 할리우드에서 그다지 영향력이 큰 제작사가 아니었고, <킹콩> 개봉 시기에 맞춰 개봉시키려 한 탓에 졸속으로 촬영하고 만든 것이었다. 그러니 이 영화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이 영화가 공개되었을 당시 해외 평론가들에게 엄청난 혹평을 들으며 당시 최악의 영화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특수효과였다. 괴수 영화에 특수효과가 볼품없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 영화는 그 즉시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같다.


이 영화를 본 유명 평론가 존 윌슨이 <킹콩의 대역습>을 보고 정의 내린 내용이 이 영화의 총제적 문제들이 무엇인지 잘 말해주고 있다. 

영화 속 킹콩의 모습은 실제 유인원이라기보다 당신의 할머니의 양모털을 배우들이 입은 것과 같았다."
5살 어린이가 봐도 알아차릴 정도로 이 영화의 건물, 자동차, 탱크 세트와 미니어처는 너무나 조악하고 어설프다"
이 영화 속 킹콩의 크기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그만큼 대역배우가 자주 바뀌었다는 것) 그리고 킹콩 배우의 티셔츠가 의상에 난 구멍을 통해 보일 정도다."

영화 속 킹콩은 본인이 유인원인지 인간인지를 구분 못하는 행동을 유발한다. 그래도 <킹콩> 계열 영화들은 어느 정도 유인원, 짐승의 특징에 맞춰 사실적으로 재현하려 노력했는데…

이 영화의 킹콩은 날아다니는 행글라이더를 보고 즐거워하며 박수를 치는가 하면…

1boon 심의 특성상 문제의 손가락 욕 장면은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이미지로 대처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문 검색을 통해 알아보시길…

자기를 공격한 군 헬기를 추락시키고 바로 손가락 욕을 날린다.


이 장면은 전 세계 컬트 영화팬들에게 영원한 전설로 남게 되었고, 그 유명한 최악의 영화 시상식 '골든 라즈베리 영화제'의 마스코트이자 상징 앰블럼으로 까지 사용되는 쾌거(?)를 차지하게 된다. 이 이미지는 온라인상에서 '짤방'으로 사용될 정도로 유명하다.


공포 속에 달아나기로 예정되어있는 한국인 엑스트라가 때때로 그들의 얼굴에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킹콩이 난데없이 무술영화 촬영장에 나타나고 이를 본 무술 배우들이 불화살과 통나무를 들고 돌진하는(?) 설정이 등장한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영화의 대화는 종종 형편없는 편집에 의해 잘라나가며, 음악은 전 시대의 최악의 영화 사운드트랙들 중 하나이다."

이처럼 <킹콩의 대역습>은 특수효과, 연기, 촬영, 음악 등 모든 부분에서 어색하기 그지없는 작품으로 남겨지며 흥행에서도 엄청난 실패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최악의 영화라는 '악명' 덕분에 컬트 영화팬들에게 전설로 남게 되었고, 지금도 온라인 상에서 이 영화의 비디오, DVD를 구매할 정도로 팬들도 상당하다.


그 점에서 본다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컬트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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