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찌를 듯한 모스크바大 250년 역사 '지식인의 산실' [박윤정의 쁘리벳! 러시아]

최현태 2021. 3. 13. 08: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⑦ 모스크바 <끝>
높이 235.7m 거대한 건물 위 12t짜리 별 멀리서도 우뚝
총 400여명 이상 건축가들이 프로젝트와 설계 진행
위대한 과학자·수학자들 배출, 세계 최고의 대학 자랑
'레닌 언덕' 불렸던 '바라뵤비'
모스크바 전경 한눈에 보이는 핫플레이스
'스탈린 7자매' 건물
스카이라인도 아득하게 느껴져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MGU). 대표적인 스탈린주의 건축 양식이면서 위대한 과학자와 수학자들을 배출한 2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종합대학교이다.
공연의 감동과 떨림은 몸에 젖어든 피곤함을 멜로디 여운에 쓸려 보내고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힐까지 전해오는 짜릿함을 즐기며 거리 카페에서 들려오는 소리에도 너울대는 기분을 가라앉히려 애쓴다. 밤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다 호텔로 돌아가기가 아쉬워 야외 테이블이 놓인 카페에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여름밤 피부에 닿는 바람은 쌀쌀하지만 사람들은 거리에서 음식을 나누며 깊은 밤을 즐긴다. 누군가는 잘 차려진 야외 테이블에서, 누군가는 거리에 앉은 채 모스크바의 새벽을 기다린다. 카페 구석 자리에 앉아 맥주를 주문하고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과 공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늦은 시간까지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로부터 전해진 흐뭇한 웃음이 내게도 스며든다. 마냥 기분 좋은 밤이다.
 
마지막 날의 아침은 아쉬운 마음에 늑장을 부린다. 기지개를 켜며 손을 털어본다. 뻐근함을 손가락 끝으로 떨쳐 버리고 이불을 걷어낸다. 커피 생각이 간절하여 대충 옷을 차려입고 식당으로 내려간다. 언제나처럼 우아한 피아노 선율이 복도에서부터 맞아준다. 이렇듯 여유로운 아침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다. 연주가 끝나갈 즈음, 식사를 마치고 남은 커피 한 모금을 들이켜고 객실로 돌아온다. 그동안 늘어난 짐들로 가방이 어지럽다. 옷가지 사이에서 방긋 웃고 있는 ‘마트료시카’ 인형과 여행 기간 늘어난 기념품들을 조심스레 정리하고 여행 가방을 들고 로비로 내려간다.
독재자 스탈린에 의해 1930년대부터 1950년대 이루어진 소비에트연방의 다양한 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보러 나선다. 호화스러운 랜드 마크와 스탈린주의 일곱 개의 고층 건축물은 모스크바를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모두 여덟 개의 건물들로 계획되었지만 여덟 번째 사라이야디예는 붉은 광장을 장식할 건물이 제외되어 두 개의 호텔, 두 개의 정부 건물, 두 개의 주택 아파트, 그리고 모스크바 국립대학까지 일곱 개가 되었다. 미국에 필적하기 위해 지어진 스탈린 7자매(Seven Sisters)라 불리는 고층 건물들의 별 모양 첨탑을 멀리서 바라보며 모스크바 스카이라인을 눈에 담아 본다.
모스크바 전경. 시선 아래에는 모스크바가 수평선 너머까지 펼쳐져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역을 출발해 모스크바 레닌그라드역에 처음 도착한 날 눈앞에 들어온 거대한 작품들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바로 이어 곧게 뻗은 대로와 양편에 자리한 거대한 건물들은 다른 도심에서 느끼지 못한 강한 인상을 안겼다. 차로 이동하면서 모스크바 거리를 다시 둘러보고 대학교로 향한다.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MGU)는 총 400명 이상의 건축가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무수한 계획과 설계도로 이루어진 공동 작업의 결과물이다. 높이 235.7m에 자리한 12t짜리 별은 멀리서 봐도 가까이 있는 듯하다.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과 독일군 포로들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건설된 중앙의 거대한 첨탑, 그 아래로 애국적인 장식의 외관은 멀리서 바라보니 영락없는 웨딩 케이크 모양이다. 웨딩 케이크에 촛불 장식 같은 별 하나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겠지. 대표적인 스탈린주의 건축 양식이면서 위대한 과학자와 수학자들을 배출한 2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종합대학교 앞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긴다.
바라뵤비. 참새 언덕이라는 뜻의 전망대는 관광객들과 시민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이다.
다음은 대학교에서 멀지 않은 바라뵤비(Vorobyevy Gory)로 향한다. 참새 언덕이라는 뜻의 전망대는 관광객들과 시민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이다. 최근에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도 손꼽힌다고 하니 모스크바를 대표할 장소인가 보다. 모스크바강의 오른쪽 기슭에 위치해 있으며 1935년부터 1999년까지는 레닌 언덕으로 불렸다고 한다. 도착하여 오르니 정말 모스크바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언덕이라 높은 곳일 거라 생각했는데 해발고도는 약 200m이다. 시선 아래에는 모스크바가 수평선 너머까지 펼쳐져 있다. 이 풍광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끼며 주위를 걷는 연인들도 보인다. 도심에서는 거대한 건물들로 위압적이기만 했는데, 이곳에서 보니 마치 장난감처럼 느껴진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서 나폴레옹은 이 언덕에서 모스크바를 내려다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문득 궁금하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