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거듭난 ‘챌린지’
틱톡, 가장 인기 있지만 미국에선 안보 걱정
IT기업들 앞다퉈 숏폼 동영상 플랫폼 선보여
가요계는 지금 ‘챌린지’ 열풍이다. 가요 리듬에 맞춰 안무를 따라 하는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다. 원곡 가수처럼 댄스에 직접 도전한다는 의미로 챌린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장 핫한 챌린지는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다.
지코는 신곡 ‘아무노래’를 발매하기 하루 전인 1월12일 마마무 화사와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을 찍어 SNS에 게재했다. 청하에 이어 이효리·박신혜·장성규·송민호 등 연예인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일반인들도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찍은 챌린지 영상을 올리고 있다. 해시태그(#) ‘anysongchallenge’ 관련 영상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누적 8억뷰(view)를 돌파했다.

◇BTS·여자친구도 신곡 발표하며 챌린지 시작
가수가 음원을 발표하며 챌린지를 시도한 것은 지코가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박진영과 현아가 각각 ‘피버’(Fever), ‘플라워 샤워’(Flower Shower) 챌린지를 시도했다. 큰 반향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일반인들이 따라하기에 안무가 어려운 탓이다. 반면 아무노래는 안무가 쉽다. 하체를 많이 움직이지 않고, 팔 동작만으로도 따라 할 수 있다. 덕분에 10·20세대 뿐 아니라 할머니·할아버지가 참여한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노래 챌린지가 성공하면서 다른 가수들도 챌린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걸그룹 체리블렛의 ‘무릎 탁 챌린지’, 여자친구의 ‘교차로 챌린지’, 이달의 소녀의 ‘쏘 왓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방탄소년단(BTS)도 21일 신곡 발표와 함께 챌린지에 동참했다. BTS는 4집 타이틀곡 ‘ON’ 일부분을 정식 발매 12시간 전 틱톡에 선공개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ON 안무를 따라 하는 챌린지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사흘 만인 24일 오전 해시태그(#) ‘onchallenge’ 조회수는 1억2600만을 넘었다.


한국은 이제 막 챌린지 열풍이 불었지만, 외국 음악계에선 2018년부터 챌린지 마케팅이 이어졌다. 미국의 신인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챌린지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 스타다. 당시 미국에서는 ‘이호 챌린지(#yeehawchallenge)’가 유행이었다. 일상복을 입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춤을 추는 영상이다. 릴 나스 엑스는 2018년 이호 챌린지에 동참하며 자신이 만든 자작곡 올드 타운 로드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이후 올드 타운 로드가 챌린지 공식 음악처럼 자리매김하면서 2019년 빌보드 차트 `핫100`에서 19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최장 기록이다. 릴 나스 엑스는 챌린지 열풍에 힘입어 한순간에 가수로 데뷔하고, 제62회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틱톡, 인스타그램보다 커질 것” vs “제2의 화웨이”
챌린지 열풍의 중심에는 틱톡이 있다. 틱톡은 15초에서 1분 이내 짧은 형식(short form)의 영상을 제작 및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배경 음악이나 특수 효과 등을 넣을 수 있고 유튜브보다 쉽게 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 틱톡이 음악 저작권료도 지급해 저작권 논란이 불거질 문제도 없다. 음원 사이트와 협업으로 틱톡 영상에 삽입한 배경 음악을 음원사이트에서 들을 수도 있다. 가수들이 챌린지 마케팅을 하면서 틱톡을 주로 활용하는 이유다.
챌린지 열풍을 타고 틱톡은 빠르게 성장했다. 2016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은 150개국 75개 언어를 지원한다. 2019년 11월 기준 MAU(Monthly Active Users·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 수) 5억명을 넘었다. 페이스북(24억명)·유튜브(20억명)·인스타그램(10억명)에 비하면 아직 사용자는 작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인도에서는 페이스북이 만든 채팅 앱 ‘왓츠앱’을 누르고 2018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1년간 가장 많이 다운로드 한 소셜미디어 앱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스냅챗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에반 스피겔은 “틱톡이 인스타그램보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틱톡이 중국산이란 점이다.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가 만든 동영상 플랫폼이다. 중국 기업이 만든 탓에 미국 내에서는 틱톡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틱톡이 사용자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중국 당국과 공유한다고 의심한다. 미 육군과 해군은 2019년 "틱톡이 사이버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정부가 지급받은 휴대전화에서 틱톡을 삭제하지 않으면 인트라넷에 접근할 수 없다. 실제 틱톡이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영상을 검열하는 정황도 나왔다. 지난해 미국에서 10대 소녀가 틱톡 계정에 중국의 신장·위구르 강제 수용소를 비판하는 영상을 올린 뒤 계정을 정지당했다. 9월에는 워싱턴포스트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틱톡 영상이 지워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구글·트위터·페이스북도 짧은 영상 플랫폼 선보여
한편 틱톡이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기업들도 짧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숏폼 플랫폼을 내놓기 시작했다. 구글은 2020년 1월 29일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탄지(Tangi)’를 공개했다. 틱톡처럼 60초 이하의 짧은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주력 분야는 교육이다. 이용자들이 요리·패션·뷰티 등 자신의 노하우를 영상으로 찍어 공유할 수 있다. 트위터도 같은 달 6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바이트(byte)’를 출시했다.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도 멕시코에서 15초짜리 음악·영상 공유 플랫폼 '릴스'(Reels)를 선보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틱톡을 이용한 챌린지 열풍에 대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처럼 자리잡았다”고 했다.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이 틱톡이라는 모바일 플랫폼과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방송가에서도 숏폼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