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s주권 '정량과 정성' 연봉조정 결과 가를 쟁점[장강훈의 액션피치]

장강훈 2021. 1. 1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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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권이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승패라는 결과를 토대로 옳고 그름을 논할 문제는 아니다.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국형 연봉조정신청의 세부 규정을 정립하는 전환점으로 활용해야 한다. KT와 주권의 연봉조정신청에 이목이 집중되는 진짜 이유다.
KT와 주권은 18일 각자 연봉을 산출한 근거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다. KBO는 총재가 구성한 조정위원회(조정위)를 통해 닷새 이내에 조정을 완료해야 한다. 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하는지, 연봉 조정 청문회가 열릴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KBO리그 규약에도 해당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다. 연봉 조정에 관한 절차만 명시 돼 있고, 조정위 결정이 나면 열흘 이내에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만 돼 있다. 양측의 산출 근거가 구체적이고 명료할수록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봉조정신청을 한 탬파베이 최지만. AFP연합뉴스
메이저리그는 선수노조와 사무국이 합의 하에 노동법 전문 패널 3명을 선정한다. 메이저리그는 KBO리그와 달리 구단과 선수가 노사관계로 이뤄져 있다. 선수노조가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 동력인데, KBO리그는 구단과 선수의 노사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선수 노조로 전환하기 어렵게 돼 있다. 상대적으로 선수협의 영향력과 구속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조정위 구성에 선수협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규약에 없으니 선수협 입장에서도 대응할 명분이 약하다.
제반 규정이 없으니 제출할 수 있는 자료도 정의돼 있지 않다. 메이저리그는 언론보도나 구단의 재정 상황, 타종목 연봉 등은 제출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순수하게 당사자들의 현실만 놓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이른바 국민정서 등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조정위의 고려대상이 아니다. KBO리그는 산출 근거를 어디까지 제출해야하는지, 조정위가 참고해야 하는 항목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 깜깜이 조정위라는 오명을 받기 좋은 구도다.
kt 위즈 박승민 코치가 25일 수원 키움전에서 1-4로 뒤진 8회 주권을 교체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역설적으로 정량보다는 정성 평가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드러난 성적과 연봉의 함수관계는 양측 입장이 첨예할 수밖에 없다. 연봉 65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수직상승 된 2019년에는 전년대비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2018년 46경기에서 88이닝을 던져 3승 9패 4홀드 평균자책점 8.39로 그저그런 투수였던 주권은 불펜으로 돌아선 2019년 71경기에서 75.1이닝을 던져 6승 2패 2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9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시즌 시작을 앞두고 주권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는 최소 70경기, 70이닝, 30홀드, 2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주권은 기대대로 77경기에서 70이닝을 던졌고,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잘 던졌다. 이닝은 5.1이닝 줄었는데, 볼넷은 18개를 더 내주고 삼진 10개를 덜 잡았다. 구단은 주권의 활약을 인정해 7000만원 인상에 투수 연봉킹으로 고과 1위 예우를 했다고 강조했다. 주권은 팀 성적 상승에 확고한 공을 세웠으니, 고과 1위에 걸맞게 1억원을 올려 받아야겠다는 주장이다. 양측 다 일리있는 주장이라, 드러난 숫자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때문에 주권이 팀 분위기에 끼친 영향 등을 토대로 한 정성평가 기준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 수보다 이닝이 적다는 점이 쟁점이 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연투도 있었지만, 자신감 향상이나 타이틀 획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한 타자 상대 등으로 계획한 등판도 있었던 만큼 투구과정을 얼마나 잘 설명하느냐가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자의는 아니지만 주권의 연봉조정신청은 그 자체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이 파문이 조정신청 행위 자체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세부 규정도 없는 규약상 맹점을 바로잡으려면, 주권측이 조정위 과정을 상세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 KBO 정지택 총재는 취임사로 “미비한 규정과 제도는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야구팀장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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