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더현대 너는 어디가 더끌려?

신세계가 2016년 국내 최초로 경기 하남에 쇼핑테마파크(스타필드)를 개장했을 당시만 해도 그 성공 여부에 물음표가 달리는 분위기였다. 쇼핑 트렌드의 키워드로 너도나도 '온라인'을 꼽는 와중에 14만 평에 달하는 대형 오프라인 쇼핑몰을 만들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이러한 의문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스타필드 하남은 1년 만에 1000억 원대 매출을 나타내며 단기간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신세계는 곧이어 코엑스의 운영권을 사들이며 '코엑스몰 스타필드'를 열었고, 이듬해 고양에도 스타필드의 또 다른 지점을 개장한다. 대형마트, 아울렛, 백화점 등 국내 오프라인 시장에 '체험형 매장' 붐을 일으킨 도전의 연속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2월 여의도에서 문을 연 더현대 서울(더현대·현대백화점 운영사)은 그 유산 위에 뿌리내린 최신 매장이다. 그러면서도 그 체험 즉, 고객경험을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라는 현대식 컨셉으로 재정립 한 것이 차별화 지점으로 꼽힌다. 두 곳이 닮은 듯 다른 구석이 많은 것은 그래서이다. 온라인의 파고 속에서 오프라인의 새로운 생존 공식을 쓰고 있는 두 쇼핑몰을 직접 찾아가봤다.


▶스타필드: 가족 나들이

일요일 오전 10시 스타필드 하남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입구는 쇼핑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꽤나 붐볐다. 도시 외곽에 있어 이전까진 차가 없으면 오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최근 5호선 하남검단산역이 개통하며 접근성을 높인 것도 영향을 끼친 듯했다. 대다수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단위 방문객, 반려동물을 동반한 방문객이었다.

▶더현대: MZ세대의 핫플레이스

그 주 금요일 낮 12시 경 더현대 서울. 오피스촌이자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10분 거리에 있는 더현대는 평일 낮에도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2030 젊은 방문객의 물결 속에서 친구·연인과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점심을 해결하려고 온 직장인도 종종 눈에 띄었다. MZ세대의 놀이터이자 직장인의 생활공간이 겹쳐있는 독특한 모습이었다.

▶스타필드: 놀이공간

애초에 스타필드 하남은 에버랜드와 같은 놀이시설과 경쟁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실제 실내 워터파크 아쿠아필드, 메가박스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내부 상당 면적을 할애해 마련했다. 쇼핑이 아니라 스타필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몬스터(스포츠 테마파크)때문에 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 몰캉스(쇼핑몰+바캉스)의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반려동물의 출입을 허용한 건 스타필드만의 이런 색채를 한층 더 짙게한다. 매장 대부분은 반려동물의 출입이 가능하다.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 시설도 갖췄다. '꽃길만 걷개(4월 펫 페스티벌)'와 같은 반려인을 위한 이벤트도 자주 열린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맞춰 그 체험 대상을 확장, 이 시대 모든 가족 유형이 함께 즐기는 쇼핑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더현대: 친자연 테마

스타필드가 가족, 엔터테인먼트라면 더현대는 친자연에 방점을 찍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유리 천장에서 햇빛이 쏟아진다. 1층에 자리잡은 인공 폭포는 3층 높이에서부터 떨어지며 시원한 물소리를 들려준다. 이는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극대화된다. 이 실내 공원은 여의도 공원의 70분의 1크기(1000여 평). 배경 음악으로는 노래 대신 새 소리를 깔아 방문객들에게 마치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한다.

전체적인 테마를 친자연으로 두되 각 층마다 개성을 살린 점도 인상적이었다. 여성관, 남성관 등 획일화된 이름 대신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MZ세대 브랜드 전용 층)', '라이프&밸런스(리빙·스포츠 브랜드)' 등을 썼다. 층마다 브랜드명이 새겨진 대리석(또는 뒷배경)을 같은 색깔과 디자인으로 구성해 통일감을 높이기도 했다. 명품, 뷰티 매장 위주인 2층은 검은색 배경에 은색으로 브랜드 명을 써놓고 스포츠 브랜드 중심인 4층은 회색 배경에 검은색 글씨를 써놓은 식이다.

▶ 스타필드: 네버랜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을 만들면서 '성인 남자들을 위한 네버랜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 말처럼 스포츠, 자동차 등 성인 남성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체험들이 활성화돼 있다. 스포츠몬스터는 실내 암벽등반, 짚코스터(짚라인+롤러코스터) 등 흔히 즐기기 어려운 스포츠를 실내로 옮겨왔다. 하남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근처의 팔당댐까지 자동차를 시승해볼 수도 있다. 각종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은 단거리·장거리 코스를 제공한다. 활동적인 체험들이 위주지만 곳곳에 작은 전시회를 마련해 쉼표도 찍는다.

▶더현대: 보는 즐거움

더현대는 스튜디오 스와인, 아트1과 같은 전시 공간을 통해 시각적 체험을 극대화한다. 4층에서부터 1층까지 이어지는 대형 크리스털, 천장의 장식물 등 화려한 구조물들이 곳곳에 있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 방문객도 다수다. 슈즈 갤러리, 슈 라이브러리 등을 구축해 쇼핑 공간 자체를 전시처럼 보이게끔 한다. 라이프스타일 전문 브랜드들도 한 공간에 모아 쇼룸을 형성한다. 시각적 체험에 초점을 맞췄지만 아이들을 위한 플레이인더박스, 스튜디오 쁘띠 등 체험형 문화 공간들을 마련하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스타필드: 광장같은 브랜드매장

스타필드 하남에 입점한 브랜드는 경험을 강조한다. 일렉트로마트는 가전·전자제품뿐만 아니라 바이크샵, 와인샵, 오락실, 카페까지 구비했다. 사람들은 여기서 하루종일 있을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그만큼 시간을 오래 보내며 일렉트로마트를 다양하게 경험한다. 데카트론은 골프, 농구 등 40여종의 스포츠를 직접 즐길 수 있게 한다. 매장은 공을 차거나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로 북적였다. 그 누구도 상품을 설명하면서 은근한 눈빛을 보내지도, 물건을 사라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충분히 누리고, 마음에 든다면 사라는 식이다.

▶더현대: 국내 1호 힙한 매장

더현대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힙'하다. 나이스웨더, BGZT LAB 등 트렌디한 브랜드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다. F&B 매장도 테일러커피, 카멜커피, 에그슬럿 등 SNS상에서 유명한 곳들이 많이 입점했다. 더현대가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란 뜻의 신조어)한 이유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뱀포드, 바버샵 바베리노스 등 국내 1호 매장을 연 브랜드들도 꽤 있다. 물건을 들고 나오면 앱으로 자동 결제되는 언커먼 스토어, 키오스크로 구매할 수 있는 코닥 등 무인매장도 있어 다양한 방식의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스타필드와 더현대는 이란성 쌍둥이 같았다. 함께 '체험형 매장'으로 태어났지만, 저마다의 방식과 개성으로 방문객을 사로잡고 있었다. 어찌보면, 둘은 대형 오프라인 매장의 '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셈.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두 매장을 찾아간 방문객들은 각각 어떤 '차별화 된 경험'을 하게 될까.

제작 인터비즈 조지윤 김재형ㅣ 디자인 조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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