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에서 현빈에게 남한 물건 몰래 팔던 그녀의 탈북 근황

조회수 2021. 3. 15. 16: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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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파이터> 의 주연배우 & 한국 영화 미래인 임성미

손예진, 현빈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을 본 사람이라면 알 수도 있는 신인 연기자. 

북한 장마당에서 남몰래 남한에서 건너온 물건을 북한 주민들과 현빈에게 팔았던 금순을 맛깔나게 연기한 그녀를 기억하시나?


금순을 연기한 배우의 이름은 바로 임성미다. 

한예리와 함께한 단편영화 <잘 되길 바라>

사실 같은 북한식 사투리 연기에 진짜 탈북민 배우로 오해했을 정도였는데, 놀랍게도 그녀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북한 사람 캐릭터 전문 배우로 <사랑의 불시착> 이전에도 여러 번 북한, 탈북민 캐릭터를 연기해온 프로 연기자였다.


그런 그녀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공개된 영화 <파이터>에서 또 북한 사람을 연기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명연기를 펼쳐 올해의 배우상까지 받아 한국 영화의 기대주로 손꼽히게 되었다.


<사랑의 불시착>의 상황을 연결해 보자면 금순이가 탈북해 남한에서 복싱선수로 활약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열정이 돋보인 작품이다.


이제 감초 캐릭터에서 한국 영화의 미래이자 기대주로 성장할 임성미와 일대일로 만나 영화 속 연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극 중 <파이터>의 연기 잘 봤다. 결과물을 본 소감과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은 소감까지 말해준다면?


내가 처음으로 배우일을 하면서 받은 상이라 아무래도 남다르다. 이제야 인정을 받은 느낌이 들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웃음) 그래서 이 상을 수상으로 10년은 더 배우일을 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웃음) 


일단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작업한 작품이라 덜 객관적으로 봤고, 내가 진아라는 인물을 연기해서가 아니라 진아라는 캐릭터를 좀 더 응원하게 되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 관객분들에게는 어떻게 비칠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어떻게 <파이터>에 합류하게 되었나?


전 소속사에서 한번 해보라는 권유로 시나리오를 받게 되었다. 감독님과 미팅을 했고, 시나리오를 먼저 보고 반가운 마음에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여성이 주인공인 스포츠 영화라는 점과 1인칭 시점으로 주인공을 따라가는 영화라는 점에서 배우로서 탐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가볍게 미팅을 하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바로 다음날 복싱 트레이닝을 받게 되었다.(웃음)

-미팅 바로 다음 날 트레이닝을? 마음의 준비도 할 시간이 없었나?


(웃음) 어쩔 수 없었다. 아무래도 영화 제작 기간이 짧아 최대한 프로덕션 기간을 아껴야 했기에 바로 진행해야만 했다. 복싱 훈련과 북한 언어 연습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실 배우님을 이 영화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과거 단편영화 기사를 쓸 일이 있어서 여러 편을 보다가 한예리 배우와 새터민 소녀들로 나온 2010년 영화 <잘 되길 바라>를 보게 되었고, 그때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 보니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북한 주민 캐릭터로 등장했는데, 연이어 북한 주민 캐릭터를 마주하게 되어서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웃음) 기억해 주시다니 고맙다. 맞다. 아무래도 역할을 맡기 전과 맡은 후 머리로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경험을 체감하게 되니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북한 주민, 탈북민 캐릭터를 마주할 때마다 남다른 기분이 느껴진다. 뿌리로 보면 같은 민족이지만 막상 만나면 문화, 사회 구조적으로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마치 외국인 탐구하듯이 알아가는 게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그들을 연기하면서 새터민들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친근하게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다. 뉴스에서 접한 것과 달리 그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의식이 열리게 된 것 같다. 


아까 말씀 주신 <잘 되길 바라>의 모티브가 된 실제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짧았지만 그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던 그때가 애잔하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극 중 탈북자에 대한 편견에 분노하는 모습에 진심이 담긴 것 같았다.


그 장면은 감독님을 통해 들은 이야기를 참고해서 표현한 것이다. 감독님이 과거 <마담 B>라는 다큐멘터리를 3년 정도 준비하시면서 한 탈북인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분들이 질문을 받다가 의도를 잘못 받아들이면 갑자기 화를 내고 분노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분들이 평소 남한 사회에서 당한 소외, 사회적 편견, 압박을 당한 경험이 느껴져서 그 장면을 정감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장면이 담기게 되었다.



-이 영화는 주인공 진아의 눈빛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인지 시종일관 화난 친구의 모습을 본 것 같았지만…(웃음) 어찌 보면 아직 덜 자란 성인 소녀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았다. 배우님은 진아를 어떻게 표현하려고 하셨나?


눈빛으로 보자면 화난 아이가 맞다. 그렇다고 눈빛을 통해 어떻게 보여야 한다고 의도하진 않았다. 진아는 여러 캐릭터를 만나고 그들에게 영향을 받는다. 대본을 읽으면서 그 점을 명심했다. 아무래도 영화의 특성상 클로즈업이 많다 보니 얼굴 표정이 잘 드러나게 되었고 감독님이 그 모습을 잘 포착하신 것 같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파이터>는 스포츠 영화의 기준에서 흥미가 떨어지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복싱 장면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작품을 위해 복싱 훈련을 받을 때 느낀 거였는데, 극 중 진아라는 인물이 복싱을 대면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답하면서 성장의 시간을 겪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인생의 변화를 맛보게 된다. 그런 찰나의 순간을 이 영화가 복싱을 통해 잘 표현했다고 본다. 사실 훈련하면서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웃음) 그 정도로 훈련이 너무 힘들었는데, 짧게나마 접해보니 정신적 요소가 많은 스포츠였다. 한 번은 거울을 보며 자기 눈을 마주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나 자신과 마주하는 느낌이 조금씩 들게 되었다. 그 찰나의 순간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주인공 진아처럼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있는가?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살아본 적은 없었다. (웃음) 그나마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입시 때 빼고는 아주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10대 때 논 것도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 (웃음) 입시 이후 연기하면서 치열하게 산 것도 있지만 그것은 이로운 치열함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일반 대중에게 배우님을 알리기 위해 드리는 질문이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스타트업>에 등장한 이력이 있는데, 배우님의 출연 이력과 맡은 캐릭터에 대해 설명해 주었으면 한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파이터> 오디션 이후 봤던 작품이다. 둘 다 북한 캐릭터이지만, 사투리 억양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다. <파이터>가 연변 사투리였다면, <사랑의 불시착>의 금순은 평양 사투리에 가까웠다. 그래서 억양의 미세한 차이가 있는 캐릭터라고 전하고 싶다.


<스타트업>에서는 시각장애인으로 잠깐 등장했지만 우스꽝스럽지 않게 드라마적으로 잘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촬영 전 비 오는 날 우산으로 눈으로 가리며 연습까지 한 캐릭터였다.


확실히 브라운관 연기는 내가 경험한 연극, 영화와는 같으면서도 다른 면이 있었다. 확실히 시청자층이 많다 보니 알아주는 사람이 많았다. 나중에는 연락이 안 되었던 친구들이 따로 연락할 정도였다. (웃음)



-배우일을 하기로 한 사연은?


사실 배우보다는 희극인,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그들이 콩트를 준비하는 모습이 전부 연기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그 점이 흥미로워서 하게 되었는데, 수업 과정에서 정극 연기를 하면서 정말 재미가 있었고 그때부터 연기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집에서도 반대하지 않았고 꾸준히 하다 보니 이렇게까지 오게 되었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힘든 것도 참 많았는데 그 힘든 것을 한 번에 씻어주는 행복감이 참 컸었다.


-첫 연기 데뷔작인 봉준호 감독의 <마더>였다. 그리고 <검은사제들>의 원작인 <12번째 보조사제>의 주인공이었고 (<검은사제들>에서 박소담이 연기했던 영신 캐릭터), 구교환 & 이옥섭 감독 등 유명 연출가들과 한 번씩 작업을 한 경험들이 많다. 그들과 함께한 소감과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봉준호 감독님 <마더>에서 한 대사가 기억난다. 

얘 돈만 주면 잘해요!"

라고 말하고 홀연히 떠나는 학생 역할이었다. (이미도가 연기하는 여고생 흉터의 친구) 딱 한 장면이었는데, 그게 꽤 스케일이 큰 장면이었다. 버스가 오고, 엑스트라만 300여 명이 나오는 장면이어서 엄청나게 긴장했다. 그래서 원래 각본상에는 '얘 돈만 주면 잘해요' 였는데, 그만 실수로

얘 그런거 잘해요, 돈만 주면…"

으로 바꿔 말한 것이다.(웃음) 그래서 대사 틀리고 버스에 올라타면서 속으로


'난 죽어야해' (웃음)


라고 자책했고, 극 중 타던 버스에 진짜로 동전을 넣어버리고 말았다. (웃음) 속으로 긴장했는데 감독님이 컷 하시면서 

야 잘했어!"

하고 칭찬하시는 거였다. 동선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긴장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칭찬을 받아서 나도 씩 웃고, 꼭 시나리오대로 안 해도 되는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장재현 감독님의 <12번째 보조사제>는 영상원 워크숍 작품으로 하게 되었다. 장재현 감독님께서 포트폴리오 리스트업 및 향후 장편화를 위해 작업하신 거였다.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새로운 연기여서 하게 되었다. 한 장면에 중국어, 한국, 독일어 그리고 악마를 번갈아 가면서 연기해야 했기에 너무나 다이내믹하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구교환, 이옥섭 감독님과의 작업도 재미있었다. 즉흥성을 요구하는 감독님들이어서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분들과의 일은 배우일을 하는 데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를 꼽자면?


가장 최근에 보고 좋아한 영화가 있었다. 최근 극장에서 열린 왕가위 감독 영화 컬렉션 행사에서 1994년 영화 <타락천사>를 보게 되었다. 1994년 영화라고 하는데 그 당시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 위트있었고, 음악, 영상이 너무나 좋았다.


영화가 준 매력이 너무 좋았고, 신선한 체험을 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을 극 중 금성무가 여성에게 잘 보이려고 케찹을 이용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너무 웃겼다.(웃음) 우리 영화 <파이터>가 그런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머니의 편지를 소개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사연인지 소개를 해주셨으면 한다.


특별한 사연은 없다. 우리 어머니가 가끔 택배를 나에게 보내주시는데, 내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소식을 듣고 편지를 써주신 거였다. 그 안에 편지랑 목걸이가 같이 있었는데… 그때 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근데 이제 상을 받아서 그런지 평소 없던 고기반찬이 올라오게 되었더라. (웃음) 아무튼 많이 챙겨주시는 우리 어머니께 감사드릴 따름이다.


임성미 주연의 <파이터>는 3월 18일 개봉한다. 

우리 영화 볼래?: <파이터>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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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진=인디스토리 / 롯데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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