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작 없지만.. 사랑·액션·애니 '골라보는 재미' [언택트 설]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떠올리게 한다. 엉망진창인 현실 속 네 커플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갈등을 하나씩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4년 전 이혼한 형사 지호(김강우)와 이혼소송 중 신변 보호를 요청한 효영(유인나)은 혼자 남은 외로움과 막막함을 서로의 온기로 달랜다. 아르헨티나에서 우연히 만난 재헌(유연석)과 진아(이연희)는 이 시대 청춘들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치열하게 살던 어느 날 번아웃을 겪은 재헌과 휴가 한번 쓰지 못하고 정규직 전환을 위해 발버둥 치던 진아는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버킷리스트’를 써내려간다. 패럴림픽 국가대표 스키 선수 래환(유태오)과 밝은 에너지를 가진 오월(최수영)은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상처받지만, 이를 딛고 둘만의 행복을 찾아간다. 국제결혼을 앞둔 용찬(이동휘)과 대륙의 예비 신부 야오린(천두링), 그리고 남동생의 결혼 준비를 지켜보는 예비 시누이 용미(엄혜란)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 커 오히려 어색해진다. 오해를 풀어가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손자 피터(오크스 페그리)와 할아버지 에드(로버트 드니로)의 한 치 양보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에드는 딸 집에 함께 살게 되면서, 피터의 방을 차지한다. 다락방으로 쫓겨난 피터는 자신의 방을 되찾기 위해 할아버지 골탕 먹이기에 나선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아닌 남자 대 남자로 선전포고한 피터, 예상보다 격렬한 저항에 한 수 가르쳐주기로 한 에드. 둘은 다른 가족에게는 비밀로 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교전규칙’에 합의한다. 참전용사의 노련미와 사춘기 소년의 패기가 맞붙으니 의외로 볼 만한 공방이 이어진다. 공격을 주고받고 나서도 반드시 뒤돌아서기 전 “사랑한다”는 말은 남기는 두 남자의 모습은 유치하지만,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다. 전투를 통해 남자는 성장하는 법, 학교에서 괴롭힘당하던 약골 소년 피터는 갚아주는 법을 배웠고, 태블릿으로 신문 보는 것도 어려워하던 에드는 손자 방을 염탐하기 위해 드론 조작법을 익힌다. 갈등과 화해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가족이라는 묘한 관계는 그런 것이다. 가깝고도 낯선, 뻔하지만 사랑스러운 가족의 성장드라마다. 메시지는 간단하다. 가족과의 시간을 사소한 감정싸움으로 놓쳐버릴 것 같다면, 지금 당장 용서하고 휴전하라.

꿈에 그리던 베이커리 오픈을 앞두고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라’를 위해, 그의 엄마 미미(셀리아 아임리)와 딸 클라리사(섀넌 타벳) 그리고 친구이자 동업자 이사벨라(셀리 콘)가 ‘러브 사라’를 개장한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셰프 매슈(루퍼트 펜리 존스)까지 합류한다. 그러나 손님이 들지 않는다. 어느 날, 가게 앞 행인들을 바라보던 미미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세계 최대의 다문화도시 런던을 고향 같은 곳으로 만들면 어떨까. 리스본에서 온 엄마와 아들을 위한 ‘파스텔 드 나타’부터 호주식 케이크 ‘레밍턴’, 덴마크의 시나몬롤 ‘카넬스네글레’, 라트비아 출신 택배 기사를 위한 ‘크링글’까지.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착안한 ‘80가지 빵과 케이크로 세계일주’. 손님이 원하는 추억의 입맛을 찾아주는 달콤한 베이커리 ‘러브 사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 여성의 연대가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런던 노팅힐의 아름다운 전경과 버번 피칸 타르트, 말차 밀 크레이프 등 이국적이고 다채로운 디저트는 객석을 설레게 한다. 아무런 저항 없이 마음을 내주게 되는 영화다. 가슴속에 쑥 들어온 영화는 온통 힐링법석을 떨다가 스르르 빠져나가는 마법을 부린다.

음악 선생 조(제이미 폭스)는 열망하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할 기회를 잡는다. 꿈을 이루려던 그 순간 그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인간으로 태어날 자격을 획득한 영혼들에게 지구 통행증을 내주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그는 여기서 지구에 가길 바라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티나 페이)’의 멘토가 된다. 조는 수많은 위인들도 가르침을 주는 데 실패한 영혼 22와 함께 지구로 가 프로 뮤지션이 되어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영화가 직접 다루는 시기는 삶의 이전과 이후이지만, 탄생과 죽음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탄생과 죽음은 수단일 뿐, 무엇보다도 현재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죽는다. 그러니 잘 살아야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하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
조와 22는 뉴욕에서 함께 모험을 펼치며 지난 삶의 과오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을 발견한다. 당장 그들이 마주한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밀라 요보비치와 ‘옹박’ 시리즈의 토니 자가 투톱을 이뤄 만들어낸 새로운 히어로 시리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세계’(고대)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세계’(현대)를 오가며 괴물들과 싸운다.
행방불명된 부대원들을 찾기 위해 수색에 나선 레인저 부대 아르테미스(밀라 요보비치) 대위 팀은 갑작스레 형성된 대형 모래폭풍과 번개에 휩쓸리고 만다. 낯선 곳에서 눈을 뜨자 공룡이나 곤충을 닮은 거대하고 강력한 괴물들이 공격해온다.
신세계에 있는 높은 탑이 두 세계로 통하는 시공의 문을 조종한다. 현세계로 건너온 괴물을 쫓아 신세계의 전사들도 현세계로 넘어온다. 고대인들은 두 개의 세계를 왕복했었다는 설명과 함께 영화가 종반에 이르면 시리즈의 첫편답게 후속편을 예고한다. 인간의 말을 능숙하게 구사하며 요리까지 잘하는 신세계 고양이와 후드 속 그림자에 얼굴을 가린 정체불명의 사나이 등 새 영웅시리즈에 대한 신비감을 부풀리는 영상들을 한껏 풀어놓는다.

8년 동안 미국 7개 주를 돌아다니며 12개 은행에서 900만달러를 털었지만 그 누구도 단서조차 잡지 못하는 희대의 은행털이범 톰(리엄 니슨)은 첫눈에 반한 애니(케이트 월시)를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훔친 돈을 넘기는 조건으로 감형을 요구하며 자수를 하려 하지만, 그를 찾아온 FBI 요원들은 돈을 가로채고 살인 누명까지 씌워 새출발하려는 그의 삶을 망쳐놓는다.
리엄 니슨이 그동안 맡았던 특수요원이나 형사가 아닌, 폭파 전문 은행털이범 역할로 등장해 부패한 FBI 요원들과 맞붙는다는 반전 설정을 가미했다. 그간 쌓아올린 액션 내공을 작심한 듯 한꺼번에 폭발시킨다. 맨몸으로 상대를 향해 돌진하는 격투 신을 시작으로, 도로 위 추격, 차량 충돌과 전복, 거침없는 폭파까지 쉴 틈 없이 액션 릴레이를 펼쳐낸다. ‘해병대 복무 시절 폭파 전문가’라는 설정은 톰의 프로페셔널한 액션에 대한 기대감을 배가한다. 섬세하게 사제 폭탄을 제조해 상대를 거뜬히 제압하는 모습은 ‘톰’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조명해 매력을 극대화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액션. 99분. 미국
김신성·조성민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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