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양부모 폭행으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이 국민들의 큰 공분을 샀습니다. 이미 네 살짜리 친딸이 있던 양부모가 정인이를 입양한 이유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수많은 의혹 가운데 하나는 아파트 청약 가산점을 위해 정인이를 입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같은 입양으로 다자녀 특별공급을 받고 입주했다면 이후 파양을 해도 입주 자격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처럼 분양시장의 과열로 인해 청약 제도의 맹점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중 다자녀 특별공급 제도가 편법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다자녀 특별공급이란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제공하며, 국민주택 전체 물량의 10%를 배정하는 특별공급 제도를 말합니다. 지원 요건에는 우선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미성년자인 자녀 3명 이상을 둔 무주택세대구성원만 가능하며, 이때 태아나 입양한 자녀도 인정됩니다. 미성년 자녀수가 많을수록 청약가점은 높아지며, 특히 만 6세 미만의 영유아가 많다면 가점은 더 높아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세 쌍둥이를 낳은 집이면 당첨이 더 유리한 셈입니다.

다자녀 특별공급은 일반청약보다 경쟁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자녀 특공에 당첨되기 위해 아이를 입양하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것인데요.
문제는 입양으로 다자녀 특별공급을 받고, 입주 이후 파양하더라도 입주자격이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40조 등에 따르면, 태아나 입양한 자녀를 포함해 특별공급에 당첨됐을 경우 입주 시까지 그 입양을 유지하면 됩니다. 이 규정은 곧 입주 이후엔 파양해도 관계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해당 자격 유지기간을 ‘입주 시까지’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에는 이와 관련해 모 부동산 카페에서 한 회원이 입주 후 파양해도 괜찮냐는 글을 올려 온라인에서 크게 공분을 산 일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입주자모집공고일부터 입주까지는 통상 2~3년의 기간이 걸립니다. 이 점을 미뤄볼 때 다자녀의 특공의 입양 자격 의무 기간은 매우 짧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요. 다자녀 분양혜택을 둘러싼 제도적 허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입양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됐고, 관련 절차도 한층 강화되는 등 그 환경이 점점 변화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모 동의만 있으면 입양과 파양이 가능하다는 허점이 있고, 이 허점을 노린 범죄들이 부동산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과거에도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에서도 특별분양 당첨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브로커를 통해 허위 입양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적이 있었습니다. 2008년 발생한 사건이었는데요. 10년이 지난 지금도 법의 허점을 노리고 입양을 악용하는 사건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최근에는 두 자녀를 두고 동거남과 살던 40대 부녀자가 가산점을 더 받으려고 청약 한 달 전 자녀 세 명인 30대 남성과 위장 혼인신고를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아파트에 당첨되고 곧바로 이혼했지만, 주택법 위반 혐의로 적발됐습니다. 앞서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다자녀가구를 위한 청약아파트에 당첨되려고 브로커를 이용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브로커를 통해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거짓 임신 진단서를 제출하는 부정한 방법을 쓰고 당첨됐지만 결국 사법당국에 적발됐습니다.

다자녀 특공 외에도 청약가점과 관련한 시장 교란행위는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현 청약시장은 가점제와 특공 물량에 치우쳐 있습니다. 문제는 입양을 비롯해 위장결혼, 거짓 임신 진단서 등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첨 조건만 맞추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것인데요. 세간에는 이 같은 불법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주택청약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위한다고 하지만, 한정된 공급물량 안에서 특별공급 물량을 늘리다 보니 로또청약 열풍 속에서 편법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이에 추첨제와 가점제 물량을 균형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처방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향후 청약 제도가 더욱더 합리적으로 개선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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