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편안하게 지은 마산 목조주택
‘집 짓다가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인데 말로만 들을 땐 실감을 못한다. 하지만 직접 집을 지어 본 건축주들은 이구동성으로 같은 말을 한다. 이와 반대로 첫 단추부터 술술 잘 풀리는 경우도 있다. 남들이 잘 닦아 놓은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마산 진북면 편백나무 숲 인근에 전원주택을 지은 건축주가 그렇다.
글 사진 박창배 기자 | 취재협조 계림종합건설
HOUSE NOTE
DATA
위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영학리
지역/지구 생산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99.00㎡(302.19평)
건축면적 198.29㎡(59.98평)
건폐율 19.85%
연면적 195.29㎡(59.07평)
용적률 19.55%
설계기간 2018년 3월~5월
공사기간 2018년 6월~12월
설계 지에스건축사사무소 055-222-7404
시공 계림종합건설(주) 1600-0488
www.kaelim.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스패니시 기와(수입HDR)
벽 - 세라믹 사이딩, 스타코, 고파벽돌타일
데크 - 남향재 멀바우
내부마감
천장 - 삼나무 무절 원목루바(캐나다산)
벽 - 디아망 벽지(LG하우시스)
바닥 - 원목합판마루(마지오레 월넛)
단열재
지붕 - 네오폴, 열반사 단열재
외벽(외단열) - 네오폴, 열 반사 단열재
내단열 - 네오폴, 열 반사 단열재
창호 시스템창호(살라만더)
현관문 마호가니 크레이츠만 싱글 디지털도어락
(캡스톤도어)
조명 수입 조명
주방기구 키친바흐(한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나비엔)
“친구가 경치 좋은 곳에 예쁜 집을 짓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모습이 늘 부러웠습니다.”
건축주 부부는 유행가 노랫말처럼 살고 있는 친구를 보면서 전원에 집 지을 계획을 앞당겼다. 반평생 아파트에서만 살다보니 답답한 사각의 틀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늘 있었다. 마음이 굴뚝같아도 실행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은 일. 남편의 사업과 두 아들의 교육 환경 때문에 도심을 쉽사리 떠날 수는 없었다. 그러다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집 지을 준비에 나섰는데, 막상 집지을 준비를 하려 하니 첫 단계부터 막혔다고 한다.
“실전은 생각하는 거와 다르더군요. 일단 어디에 집을 지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지어야 할지? 설계와 시공사 선정은? 기타 등등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지만 고민과 갈등이 수반됐고 ‘집 짓다가 10년 늙는다’는 말이 왜 생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경험자의 조언을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지인을 찾았다.
“전원에 집 짓고 살고 있는 친구를 종종 만나곤 했는데, 그때마다 친구는 자기가 살고 있는 곳으로 오라는 말을 하곤 했어요. 기왕이면 가까운 지인이 이웃사촌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친구가 살고 있는 곳으로 입지를 정하고 도움을 청했죠.”
중후한 외관에 아파트 평면 그대로
건축주 부부는 3년 전 친구의 소개로 마산합포구 진북면 영학리 편백나무 숲으로 가는 길에 조성된 전원주택지 1157.03㎡(350평)의 대지와 330.58㎡(100여 평)의 텃밭 부지를 3.3㎡(평)당 100만원에 구입했다. 부지를 구입했지만 일 때문에 곧바로 집을 지을 수는 없었다. 대구와 마산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마산에서 2년 동안 전세로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집짓기에 들어갔다. 설계·시공사 역시 친구의 추천을 받았다.
“시공사는 규모가 있으면서 전문성을 겸비한 업체가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친구의 집을 시공한 계림종합건설을 소개받고 만나보았는데, 첫 상담에서 계약을 맺었습니다. 주택 전문에 규모가 있으면서 경상권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 그냥 믿음이 갔습니다.”
건축주 부부는 편리성을 위해 살고 있는 아파트 구조와 비슷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 요구에 따라 시공사는 건축주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 내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평면을 구성하고 주변 산세와 어울리는 외관을 계획했다. 2018년 3월에 설계를 시작해 5월에 완성하고, 6월에 첫 삽을 뜨기 시작해 그해 12월에 완공을 보았다.
배산임수의 자연환경을 토대로 아늑하면서 포근한 곳에 자리한 주택은 심플한 스타일의 외관이지만 다양하고 무게감 있는 컬러패턴을 통해 중후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주택의 규모는 195.29㎡(59.07평)로 구성돼 있고, 지붕엔 스패니시 기와를 얹고 외벽은 세라믹 사이딩과 스타코, 고파벽돌타일을 섞어 마감했다. 주택 전면에서 주방 뒷문 테이블까지 널찍하게 설치된 데크는 주부의 편리한 생활과 동선을 배려해 계획됐고, 주택 좌측에 널찍하게 앉혀진 정자는 전원의 여유를 만끽하는 휴식처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내부는 거실, 주방, 다이닝룸, 공용욕실, 안방과 파우더 공간, 부부욕실, 찜질방, 아들 방으로 구성했다. 거실은 마당과 학동저수지를 바라보는 전면창과 파티오창을 통해 데크로 나갈 수 있어 시선과 동선 모두 시원스럽게 열려있다. 주방은 거실에서 연결되지만 벽을 세워 영역을 분리시켰고, 천연 원목의 주방가구와 타일의 적절한 조화로 중후하면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테리어의 기본 콘셉트는 고급스타일을 적용했다. 마감과 소품, 조명, 수전 등도 고급 콘셉트를 담아낼 수 있는 것들로 선정됐다. 현관을 들어서자, 거실에서 식당, 주방에 이르기까지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물 흐르듯 이어졌다. 조명은 은은하면서 공간에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포인트를 비추고 있다. 인테리어는 안주인이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고 한다.
“가구부터 전자제품, 조명, 소품, 욕실 수전 등 모두 발품을 팔아가며 구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지고 조명가게를 뒤져서 찾고 수입품도 샅샅이 훑었습니다. 주방 가구는 고급 원목제품을 선택했고, 욕실가구는 안방가구와 색을 통일시켜 일체감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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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부부는 꿈에 그리던 전원에서의 삶이 현실화될 줄 몰랐다며 그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정원과 텃밭을 가꾸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정원과 텃밭 가꾸는 재미가 쏠쏠해요. 텃밭엔 상추, 부추, 양배추, 브로콜리, 삼채, 땅콩 등 온갖 채소를 심어 가꾸고 있고, 정원엔 꽃잔디와 야생화, 그리고 정원 곳곳에 블루베리, 사과, 앵두, 단감 등 유실수도 다양하게 심었어요. 새로운 취미가 생겨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호미와 낫을 한번 잡아본 적 없던 건축주 부부는 이미 작은 농사꾼이 된 것처럼 보였다. 꿈을 꾸며 계획을 세우고, 실행으로 옮기고, 그러는 과정에 고민도 수반됐지만, 결국 이루고자 한 목표를 달성한 건축주 부부는 행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행복,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