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밀의 핵심, 공기와 습기 제어 - 투습·방수지 vs 기밀·방습지

단열재의 성능은 대부분 단열재를 통한 공기의 이동을 차단할수록 높아진다. 또한, 단열재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습기로부터 보호가 필요하다. 따라서 단열재의 외측에는 방풍·투습·방수지를 설치하고, 내측에는 기밀·방습지를 설치해야 단열재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은 결로와 곰팡이를 발생시키는 습기의 침투를 막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재실자가 건강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건물의 손상을 방지하는 길이다.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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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밀 시공을 위해서는 적절한 자재의 사용이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도면에서 기밀면을 연필로 그렸을 때 기밀면이 끊기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펜슬의 법칙). 그래야만 블로어 도어 테스트Bloor Door Test를 통해 ‘기밀도(n50) ≤ 0.6회/h’ 이하의 값을 얻을 수 있다. 건축물에서 벽과 지붕, 지붕과 배관, 벽과 바닥, 벽과 창호 등의 연결 부분이 기밀에 가장 취약하다. 이러한 부분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규명해 계획적으로 시공해야 한다. 순서가 뒤바뀌면 되돌리기가 굉장히 어렵기에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단열재 외측 공기 제어 _ 방풍지 시공

공기의 흐름에는 외부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침기浸氣’와 실내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누기漏氣’가 있다. 주택에서 침기와 누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은 바닥, 벽체, 천장이다. 침기와 누기는 내·외부의 압력차에 의해 발생하며, 이동하는 통로는 다공질, 틈, 갈라짐[Crack] 등이다.


침기와 누기는 열 손실을 포함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에 세밀한 기밀 시공으로 차단해야 한다. 공기의 흐름에 의한 열 손실 메커니즘은 침기·누기 발생 ⇒ 외력에 의한 대류 ⇒ 자연 대류 ⇒ 단열재 내부 공기 흐름 ⇒ 단열재 주변 틈을 통한 공기 흐름이다.

단열재 내부의 공기 흐름 _ 앞의 <그래프>는 ‘단열재 열전도 저항값에 미치는 공기 흐름의 영향’이다. 가로축은 단열재의 열전도 저항값, 세로축은 풍속이다. ①은 방풍용 하우스 랩House Wrap과 함께 설치한 단열재 ②는 방풍용 하우스 랩 없이 설치한 단열재다.

①과 ②의 열전도 저항값의 저하를 보면, 그 차이가 상당하다. 풍속이 14mph일 때 열전도 저항값이 ①은 10% 정도, ②는 70% 정도 떨어진다. 즉, 방풍용 하우스 랩의 설치 여부에 따라 단열재의 열전도 저항값은 최대 60% 정도 차이가 난다.


mph
miles per hour의 약자로 속도 단위를 뜻한다. 한 시간 동안 움직인 거리를 마일 단위로 표시한 것.

따라서 주택에서 공기의 흐름을 막으려면,〈그림〉 ‘공기 흐름 제어’와 같이 반드시 단열재와 함께 Tyvec을 시공해야 한다. 건식 벽체 구조에서 단열재를 중심으로 바깥쪽에 Tyvec을 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람으로부터 단열재의 성능을 보호(방풍)하기 위한 것이다.


단열은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에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경제성의 원칙으로 보았을 때 단열재 두께의 적정선이 있다. 따라서 단열에 비용을 계속 투자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맞지 않다. 단열을 적정하게 한 이후 기밀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단열재 두께를 늘렸을 때 초기엔 그만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면 둔화된다. 추운 겨울날 두꺼운 솜옷보다 방풍 처리된 얇은 솜옷이 더욱 따뜻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때부터 단열보다 기밀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밀은 선형으로 에너지비와 비례한다. 따라서 단열과 기밀을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는 것이 주택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에너지를 잡는 방법이다. 

투습·방수지 vs. 기밀·방습지

DuPont™ Tyvec?은 방습지가 아니고 ‘투습지’이다.


투습·방수지[Vapor Permeable Membrane] _ 단열재 외측에 시공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습기는 통하지만, 물과 바람은 통과하지 못한다. 투습·방수지의 투습 저항값[Sd Value]은 0.01∼0.1m 사이다.


기밀·방습지[Air & Vapor Barrier] _ 공기와 습기가 통하지 않게 하는 것으로, 단열재 내측에 설치한다. 이 제품은 투습 저항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습기 차단재[Vapor Barrier]: 습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 Sd값이 굉장히 높은 방습지이다. ▲습기 지연재[Vapor Retarder]: 어느 정도 습기를 살짝 통과시키면서 방습을 한다. ▲가변형 방습지[Intelligent Vapor Barrier]: 상대 습도에 따라서 습기를 통과시키기도 하고 차단하기도 한다.

습기濕氣 흐름 제어 _ 가변형 투습·방습지

습기의 흐름은 분자가 밀도(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확산 이론으로 설명한다. 습기와 물은 분자 구조가 수소 2개와 산소 1개(H2O)로 같지만, 물이 습기보다 입자가 50만 배 정도 크다. ㈜해강인터내셔널 이정현 대표이사는 이러한 물과 습기의 입자 크기를 이용해 고어텍스, 타이벡 등 투습·방수 개념이 나온 것이라고 한다.


건축물에서 물이란 주로 빗물을 말한다. 빗물은 중력, 모세관 현상, 바람, 압력차에 의해 침투한다. 빗물이 외장재만 적시면 큰 문제가 안 되지만, 단열재를 적시면 열전도 저항값을 떨어뜨려 열 손실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구조재에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외부의 빗물이 단열재 속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용 하우스 랩을 시공해야 한다.

습기는 공기의 흐름과 확산 두 가지 방법으로 이동한다. 모든 공기는 습기를 품고 있는데,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습기를 품는다. 공기가 온도에 따라 품을 수 있는 최대 습기는 20℃일 때 17.3g/㎥, 15℃일 때 12.8g/㎥, 10℃일 때 9.4g/㎥, 5℃일 때 6.8g/㎥, 0℃일 때 4.8g/㎥이다. 이 때문에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20℃일 때 습기를 최대 17.3g/㎥ 품는데, 이때 온도가 15℃로 떨어지면 품을 수 있는 습기의 양이 최대 12.8g/㎥이므로 그 차액인 4.8g/㎥만큼 물(결로)로 뱉어낸다. 이처럼 따듯한 곳에 있는 공기가 찬 공기 또는 찬 표면을 만나면 즉각 결로가 발생한다.


건식 벽체의 경우 작은 다공질, 틈, 크랙 등이 발생하면, 이를 통해 습기가 밖으로 나오면서 찬 공기 또는 찬 표면과 만나서 물로 바뀌며, 이 물이 단열재를 적시어 단열 성능을 떨어뜨린다. 이를 방지하려면 단열재를 중심으로 안쪽에 기밀·방습지를 대서 공기와 습기가 단열재 쪽으로 흐르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또한, 단열재 바깥쪽에 투습·방수지를 대서 내부의 습기를 밖으로 빼내야 한다.

사계절 변화 대처, 가변형 투습·방습지

사시사철 난방만 하거나 냉방만 하면 문제없는데,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이 확연하기에 방습(겨울)과 투습(여름) 기능을 모두 갖춘 하우스 랩이 필요하다. 바로 구조체 안쪽에서 물과 공기는 막으면서 습기를 배출하는 가변형 투습·방습지인 DuPont™의 ‘AirGuard Smart’다.


기밀·방습지는 시공 위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난방하는 추운 지역은 안쪽이 고온다습하므로 단열재 내측에 기밀·방습지를 시공해야 한다. 반면, 냉방하는 더운 지역은 바깥쪽이 고온다습하므로 단열재 외측에 기밀·방습지를 시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단열재를 결로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그런데 여름에 난방하고 겨울에 냉방하는 지역에선 여름철에 역결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기밀·방습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만약, 안쪽에 기밀·방습지를 시공했다면, 습기의 흐름이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겨울철엔 괜찮지만, 습기의 흐름이 밖에서 안으로 흐르는 여름철엔 방습지가 습기의 흐름을 꽉 막고 있는 상태에서 에어컨을 틀면 곧바로 결로가 발생한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가변형 투습 방습지인 AirGuard Smart이다.  

AirGuard Smart는 상대 습도에 따라서 습기를 투과시키기도 하고 잡아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습도가 낮은 겨울철엔 방습만 하면 되지만, 여름철엔 밖에서 안으로 흐르는 습기를 통과시켜야 단열재에 결로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AirGuard Smart는 상대 습도에 의해 투습 저항값이 변한다. 즉, 습도가 낮은 겨울철엔 방습 기능을, 습도가 높은 여름철엔 투습 기능을 하기에 여름철에 역결로가 발생하지 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