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인플루언서 공략"..스마트폰 시대 '디카'의 생존법
[경향신문]

작년 판매량 1000만대 아래로 뚝
‘미러리스’로 스마트폰과 차별화
고화질 성능에 작고 가볍게 변신
‘똑딱이’와 달리 한 대당 수백만원
판매량 확 떨어졌지만 수익 높아
골프장 거리 측정 등 틈새 시장도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디지털 카메라(디카)가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엔 한 해 판매량이 1000만대 이하로 추락했다. 소니·캐논·니콘 등 일본의 카메라 회사들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작고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세워 고화질의 사진·영상을 필요로 하는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을 공략하면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디카 시장은 2000년대 중·후반 일명 ‘똑딱이’라고 불린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인기 덕에 급성장하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2010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카메라 성능으로 스펙 경쟁을 벌이면서 최근 1억화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도 등장했으니 디카를 살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25일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협회(CIPA) 통계를 보면 일본 제조사들의 디카 출하량은 2010년 1억2146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가파르게 줄어 지난해엔 889만대로 처음 1000만대 선이 무너졌다.
카메라 제조사들은 스마트폰보다 더 나은 화질을 원하는 수요자들을 공략하며 생존을 모색 중이다. 그 중심엔 미러리스 카메라가 있다. 기존 카메라엔 렌즈를 통해 들어온 사진·영상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거울이 있는데, 이 거울을 없애 크기와 무게를 줄인 게 미러리스 카메라다. 소니는 2017년 CMOS 이미지 센서에 메모리를 내장한 적층 구조를 세계 최초로 도입해 성능을 높인 미러리스 카메라 ‘α(알파)9’을 출시해 성공을 거두었고, 캐논과 니콘도 차례로 미러리스 카메라 제품을 내놓았다. 최근엔 35㎜ 필름과 같은 크기를 가진 이미지 센서를 넣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엔 미러리스 카메라(293만대)가 처음 일안반사식(SLR) 카메라 출하량(238만대)을 넘어섰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주요 고객은 고화질 영상을 촬영해야 하는 유튜버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고화질의 사진을 올리고 싶어하는 인플루언서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 유튜버들은 카메라 3~4대를 이용해 촬영하기 때문에 가벼우면서 화질도 좋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호한다”며 “좀 더 낮은 가격에 중고 제품을 사고파는 시장도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카메라들은 수십만원이었던 과거 ‘똑딱이’와 달리 수백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판매량은 적어도 대당 매출과 수익은 높다. 지난해 디카 출하량이 2010년에 비해 12분의 1로 줄었지만, 매출 규모는 17조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에 그친 것도 그런 이유다.
카메라 제조사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되더라도 연간 디카 판매량이 1000만대 정도에 머무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엔 골프장 거리 측정기나 야외용 방수·방진 미니캠 등 다양한 분야의 틈새 시장도 노리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디카 제조사에는 스마트폰 탑재 카메라보다 더 편리하고 우수하게 특정 용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라인업 구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카메라 부품과 관련된 국내 기업들은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 대응해야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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