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어느덧 취임 2개월을 채워가고 있다. 취임식조차 단출하게 치르고 국정 업무에 들어간 그는 여러 분야의 국정 과제들을 속속 추진하며 바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작년 이 대통령의 '셰셰 발언'을 두고 친중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는데, 최근 이와 반대되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받는다.
얼마 전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중국 기업들만 배를 불리게 됐다"며 관련 부서를 질책했다는 것이다. 현행 전기차 보조금 제도와 관련해 나온 발언이라는데, 이를 두고 각계 반응이 뜨겁다. 해당 발언에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실태와 함께 가볍게 짚어본다.


죽어버린 국내 전기 버스 업계
중국산 버스 점유율 매년 폭증
지난 16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제25회 국무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중국 제품에 보조금을 다 줘서 국내 전기 버스 업체가 죽어버렸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보조금 정책을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며 지시했다. 이에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배터리 품질, 성능 안전성을 기준으로 보조금을 차등하거나 아예 안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국내 전기 버스 시장에서는 중국 제품의 점유율이 폭증하면서 국내 제조사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중이다. 4월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작년 중국산 전기 버스 수입액은 2억 5,522만 달러(약 3,52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2억 3,114만 달러) 대비 10.4%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대 수준이다.


국산차에 유리한 기준 적용한다
배터리 밀도 기준으로 차등 지급
환경부 통계도 살펴보면 지난 2023년 1~10월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 버스 1,874대 중 876대는 중국산이다. 점유율로 따지면 57%로 이미 시장 과반을 잠식한 셈이다. 앞서 2019년에는 23.9%, 2022년에는 41.8%로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작년 37%를 기록하며 감소했다. 해당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앞서 환경부는 작년부터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변경한 바 있다. 국산 전기차는 삼원계 배터리의 탑재 비중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탑재하는 중국산 전기차보다 유리해진 상황이다. 이어서 환경부는 전기 승합차에도 보다 엄격한 배터리 밀도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전기 버스 기준도 신설하기로
이 대통령 "다신 이런 일 없어야"
환경부는 보조금 지급 대상 평가에서 기존에 없었던 '대형' 기준을 신설했다. 내년부터 대형 전기차는 530Wh/L, 2027년에는 557Wh/L, 2028년에는 584Wh/L를 초과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경형, 소형, 중형 전기차의 배터리 밀도는 기존 규정(2026년 410Wh/L, 2027년 455Wh/L, 2028년 500Wh/L)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 대통령은 "정부에서 당연히 인식했을 텐데 몇 년 동안 조정을 안 하고 있었던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문제가 있으면 관련 부처끼리 모여서 토론하고 결판 내야 하는데 몇 년 동안 아무 말도 안 하고 살았던 것 아니냐"며 질타했다. 이어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