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 덩치키운 최윤범의 반격…영풍은 '모든 수단 강구'

김도균 기자, 안정준 기자, 최경민 기자 2024. 10. 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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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반격이 시작됐다.

최 회장은 "이 자리를 빌어 영풍 또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영풍이 적법한 경영판단을 통해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 영풍의 중대재해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 확대 등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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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2.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반격이 시작됐다.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공개매수 방식으로 자기주식 18%를 사들인다. 최 회장은 이 같은 반격과 함께 영풍측에 '영풍도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라'고 했다. 하지만 영풍측은 '최 회장측이 우리 공개매수에 참여하라'며 이를 일축했다. 영풍측은 재차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단 각오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며 "자기주식 공개매수 취득 예정주식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수의 15.5%이며 1주당 매수가격은 8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이번 공개매수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 참여하며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 재무적투자자"라며 "베인캐피탈은 이번 공개매수에 약 43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주식수의 2.5%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에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취득 예정인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18%인 372만6591주로 전체 금액은 약 3조1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총공세'에 나선 동시에 장형진 영풍 고문측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를 빌어 영풍 또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영풍이 적법한 경영판단을 통해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 영풍의 중대재해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 확대 등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영풍의 장형진 고문님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 드리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싶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것은 화해의 제스쳐"라고도 했다.

하지만, 영풍측은 이를 일축했다. 영풍 고위관계자는 "우리 공개매수에 응하면 역으로 최 회장의 지분도 살 수 있다"며 "영풍은 MBK와 공동보유약정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 회장측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마타도어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서로의 공개매수에 지분을 팔고 고려아연에서 나가라는 주장으로 맞붙게 된 셈이다. 최 회장이 '이것은 화해의 제스처'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영풍측은 "가능하지 않은 제안을 의도적으로 던진 것"이라며 "진정으로 고려아연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양사간의 협력적 비즈니스 관계를 먼저 끊지 않는 등 이 사태가 있기 전에 협력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영풍은 공개매수 가격을 재차 상향하는 것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해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영풍 경영진 내부에선 재차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하지 않고 여기서 포기하는 것 자체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란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추가 가격 상향을 포함한 영풍측의 총력 대응 의지와 관련해 MBK측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안정준 기자 7up@mt.co.kr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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