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주인이고 건축은 안주인이 된 순천 주택 ‘옥정원’

HOUSE NOTE

DATA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옥천동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일반 목구조
대지면적 349㎡(105.57평)
건축면적 83.21㎡(25.17평)
연면적 138.66㎡(41.94평) /
주동 131.46㎡(39.76평), 별채 7.2㎡(2.18평)
1층 71.73㎡(21.70평) / (64.53㎡+7.2㎡)
2층 66.93㎡(20.25평)
건폐율 23.84%
용적률 39.73%
설계기간 2021년 1월 ~ 2021년 5월
시공기간 2021년 5월 ~ 2022년 1월

설계 건축사사무소 KDDH
02-2051-1677, KDDH.kr
시공 망치소리

MATERIAL
외부마
감 지붕 - 칼라강판
외벽 - 스타코플렉스
데크 - 목재데크
내부마감 천장 - 고급벽지/무절히노끼/페인트
내벽 - 고급벽지/무절히노끼/페인트/자작합판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연질우레탄폼
외벽 - 연질우레탄폼
창호 살라만더
현관문 살라만더
주방기구 건축주 직영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경동가스보일러
옥정원은 순천의 구도심에 자리한, 목구조로 지어진 정원이 아름다운 집이다. 부모님 때부터 살아왔던 오래된 터에 짓는 집이라 차분하고 신중해야 했다. 대지의 북쪽으로 진입이 가능한 도로와 접해 있고, 남측으로 조금씩 내려가는 비탈면을 가진 대지로 오랫동안 사용해 온 땅이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건축사사무소 KDDH | 사진 이한울 작가
건물이 녹지공간을 에워싸는 건축
그 땅에는 남쪽으로 경사진 대지가 가지는 장점인 일조량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 조경 식재가 자연스럽게 잘 구성될 수 있는, 가족의 이야기가 존재하는 녹지공간이 있다. 이를 충분히 보전하면서 건물이 부가적으로 녹지공간을 에워싸는 느낌을 만들어 주는 집을 구현하고 싶었다.
순천의 구도심에 자리한 ‘옥정원’은 정원이 아름다운 집이다. 부모님 때부터 살아왔던 오래된 터에 새로 목구조 주택을 지었다.
또한, 외부공간이 발달한 곳이라 지인의 방문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게 틀림없었다. 아파트 생활과 달리 단독주택의 가치는 외부공간과의 교류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단점도 많지만 장점을 더 크게 느끼게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별채를 구성했다. 손님맞이 별채라고 지칭은 했지만, 다 큰 출가한 자식이 찾아올 때나 부부가 한집에 있어도 잠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꼭 필요할 독립된 공간이 별채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물며 전망마저 좋은 곳이니 이만한 공간이 없다. 소쇄원과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작은 정원공간이 풍성함을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손님맞이 별채. 폴딩도어를 열면 데크와 연결돼 내외부에서 지인과 교류할 수 있고, 출가한 자식들의 가족이나 건축주 부부가 오롯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독립 공간이다.
비밀의 정원 같은 후정을 품은 집
집은 아래위층을 오르락내리락 할 때 둥근 외벽을 따라 움직이면서 정원을 만끽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아주 작지만 후정도 마련했다. 비밀의 정원 같은 그곳은 그 어떤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보물같이 숨어 있는 공간이다. 어덜트 토이 같은 정원공간이다. 성인이 되어서 자기만의 사적 공간을 가진다는 것은 남들이 쉽게 발견하지 못하기에 더 값진 공간처럼 느낄 수 있고 소중할 것이다.
아래위층을 오르락내리락 할 때 둥근 외벽을 따라 움직이면서 정원을 만끽할 수 있도록 계획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천장까지 오픈된 공간에 마련한 계단실이 개방감과 함께 새로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집의 배치는 남쪽으로 정원과 뒤편 모퉁이의 작은 정원(비밀의 정원)이 대지를 가르기에 두 정원 사이에서 거실, 주방, 안방을 1층에 구성하고 별실, 가족실, 작은방은 2층에 배치했다. 그 위쪽으로는 다락이 있다. 각 실에서는 마당을 내려다볼 수 있고, 화장실은 연접해 있는 소소한 녹지공간인 비밀의 정원을 내다볼 수 있게 배치했다.
단출해서 외려 세련미가 느껴지는 주방
모서리 공간을 활용해 만든 욕실. 공간 분리를 통해 편의성을 높였고, 욕조는 미니 수영장처럼 구성해 편안한 자세로 비밀의 정원을 내다볼 수 있게 했다.
둥근 형태가 가지는 거부감이 즐거움으로 전환되도록 층과 층 사이의 중간 공간에 독립된 방 공간을 만들었다. 평면에 켜가 만들어진 셈이다.
내외부와 위아래의 자연스런 공간 연결 구성
경사진 대지에 건축이 앉히면서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느낌으로 건물의 내외부 공간이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내부 공간은 각각의 영역이 자신만의 공간임을 나타내기 위함이지만 둥근 형태가 가지는 거부감이 즐거움으로 바뀌길 바라는 마음에서 층과 층 사이의 중간 공간에 독립된 방 공간을 만들었다. 왜 이렇게 복잡하지란 생각하기에 앞서 그 공간의 당위성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즉, 평면에 켜가 만들어진 셈이다.
목구조의 보를 그대로 드러내 내추럴한 분위기를 연출한 2층 방
계단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전이공간이자 오르내리며 마당을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공간이기도 하다. 날렵한 난간대와 바닥판이 계단실의 부피감을 줄이는 효과를 준다.
2층 발코니. 주택의 카페 같은 곳이다.
건물의 얼굴이라 말할 수 있는 입면에도 겹겹이 만들어지는 덩어리가 층을 구분하기도 하고 패턴을 만들기도 한다. 앞마당에 면한 정원을 맘껏 만끽하기 위한 개방적인 창호 사용이 우선이었지만 좀 어색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둥근 형태가 삶의 공간에 자연스럽게 파고 들어가는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마치 부드럽게 녹지공간을 감싸 안은 건축이 된 모양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스가 녹지공간을 에워싸는 느낌을 주는 외관. 겹겹이 만들어지는 매스는 층을 구분하기도 하고 패턴을 만들기도 한다.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지는 집
우리는 건축으로 다시 삶과 생각이 태어난다고 믿을 수 있다. 운동을 하고 나면 건강해진다고 굳게 믿는 것처럼 좋은 공간을 의도대로 읽을 수만 있다면 삶의 질과 태도는 곧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다. 마침내 감사하고 좋은 공간을 담는 건축으로,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지는 ‘옥정원’이 완성되었다.
이곳 주택은 정원이 주인이며 건축은 안주인이 된 느낌이 들 정도로 정원에 공을 들였다. 당초 계획보다 대지를 좀 더 확장해 풍성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했다.
공간은 인간이 즐기는 그 어떤 것보다 고상하고 내면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풍수가 어떠니 저떠니 거창하게 삶과 연결해서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보기에 마음 편하고 자신이 감당할 만한 느낌이 중요하다. ‘옥정원’은 정원이 주인이며 건축은 안주인이 된 느낌이지만 궁합이 잘 맞아서 짓는 과정에 대지를 좀 더 확장할 만큼 정원에 공을 들였다. 집은 배경이 되기에 좋은 공간이 된 느낌이고, 그 느낌을 충실히 반영한 집이라서 그 다음 세대에도 마음의 즐거움을 잘 키워낼 곳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삼각형 천창 아래로 비밀의 정원 같은 후정이 보인다.
배경이 되기에 좋은 공간이라는 느낌이 드는 주택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