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02 / 환기 장치의 구조와 비용

중앙식 vs 분산식 기술 분석과 공간 조화 전략
단독주택 환기 시스템의 최적 선택

쾌적한 주거 환경의 핵심이 ‘단열(Insulation)’에서 ‘순환(Ventilation)’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기밀·고단열 주택이 보편화되면서 실내 공기 질 관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환기 설비는 더 이상 부속 장비가 아니라 주거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인식된다. 아래에서는 단독주택 설계 시 가장 고민되는 환기 방식인 중앙식과 분산식 환기장치의 구조적 특성과 경제성(비용) 그리고 공간 품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살펴본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박용성 전무(㈜망치소리종합건설) |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DB
시스템 구조 개략 및 작동 원리

중앙식 환기시스템(Centralized System)_중앙식은 대형 열회수 환기장치(ERV/HRV) 본체를 다용도실이나 실외기실에 설치하고, 천장 내부의 덕트Duct를 통해 각 실(방, 거실 등)로 공기를 공급(급기)하고 배출(배기)하는 방식이다.
본체와 급·배기 덕트 라인 그리고 디퓨저(천장 노즐)로 구성되며, 집 전체의 공기를 하나의 기기로 통합 관리하는 구조다. 특히, 필터 교체가 일원화돼 관리가 편리한 장점이 있다.

분산식 환기시스템(Decentralized System)-분산식은 덕트 없이 외벽에 직접 구멍을 뚫어 각 실별로 소형 환기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주로 세라믹 축열재를 이용해 급기와 배기를 교대로 반복하며 열을 회수한다. 벽체 매립형 소형 유닛과 외부 후드 전용 컨트롤러로 구성되며, 필요한 공간만 개별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덕트 공간이 필요 없어 층고 확보에도 유리하다.
비용 예상 및 비교
단독주택(연면적 100~130㎡ 기준)을 가정할 경우, 중앙식 환기시스템의 초기 설치비는 약 450만~700만원 수준이다. 덕트 시공비와 인건비 비중이 상당하며, 풍량이 클수록 가성비가 좋아진다. 유지관리비는 연 1~2회 필터 교체 기준 약 10만~15만원 수준이다.
분산식은 유닛당 80만~120만원 수준으로, 4대 설치 시 약 400만~500만원이 소요된다. 부분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설치 개수가 늘어날수록 비용은 빠르게 증가한다. 유지비는 유닛당 연 1~2회 필터 교체 및 세척 기준 2만~3만원 정도다.
비용만 놓고 보면 두 방식의 총액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구조적 조건과 공간 구성에 따라 체감 효율은 달라진다.
환기 장치는 연 1~2회 필터 교체가 필요하다. 중앙식 환기 시스템은 필터 교체가 일원화돼 관리가 편리하다.
공간 영향 최소화 대책: 소음, 디자인, 구조
환기장치는 ‘보이지 않는 서비스’여야 한다. 거주자가 기계의 존재를 잊을 정도로 정숙하고 조화로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음과 디자인, 유지보수 접근성을 설계단계에서 함께 고려해야 한다.

소음 차단 대책(Acoustic Control)
중앙식_본체 자체의 소음보다는 덕트를 타고 흐르는 풍절음이 주원인이다. 본체 입출력단에 소음기(silencer)를 설치하고, 굴곡부에는 가급적 유연한 소음 덕트를 사용해야 한다. 기기는 침실과 떨어진 곳에 배치하는 것이 기본이다.
분산식_모터가 생활공간(벽체)에 바로 노출되므로 저소음 모터의 채택 여부가 중요하다. 취침 모드 시 25dB 이하로 유지되는 제품을 선택하고, 머리맡보다는 발치 쪽 외벽에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디자인 및 공간 통합(Design Integration)
천장고 확보_중앙식의 고질적 문제인 ‘덕트 통로에 따른 천장 낮아짐’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단계에서 플랫 덕트Flat Duct를 도입하거나 보(Beam) 관통 슬리브를 미리 확보해 천장 디자인의 일체감을 높여야 한다.
인테리어 조화_분산식의 경우 실내 노출 커버의 디자인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벽지와 유사한 질감의 커버나 매립형 커버도 출시되고 있다. 외부에서는 외벽 마감재와 이질감이 없는 커스텀 외벽 후드를 사용해 입면 디자인을 보호해야 한다.

유지보수 접근성
환기 설비는 장기간 사용 장비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필터 교체가 힘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중앙식은 점검구를 충분히 확보하고, 분산식은 가구 등에 가려지지 않는 위치를 선정해 사용자가 손쉽게 필터를 세척할 수 있도록 설계단계에서 가구 배치를 고려해야 한다.
어떤 시스템을 선택할 것인가
신축 단독주택이고 층고에 여유가 있다면 공기 분배의 효율성이 높은 중앙식을 권장한다. 반면, 리모델링 주택이거나 천장 공간이 극도로 협소한 경우 혹은 각 방의 독립적인 제어를 선호한다면 분산식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결국 환기 시스템의 성공은 장비 자체의 성능보다는 ‘건축물과의 정교한 결합’에 달려 있다. 소음과 디자인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동반될 때 비로소 건강하고 가치 있는 주거공간이 완성될 것이다. 환기는 이제 기술이 아니라, 공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요소다.
환기 설비는 이제 주거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양주 옥정 주택 건축주 인터뷰

 공기 흐름이 만드는 주거 체감 만족도
“창문을 열지 않아도 공기 질 나쁘다 느껴지지 않아”
Q 단독주택을 지으시기로 결정하셨을 때 ‘환기’가 단순한 창문 개방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계기가 있었나요?
A. 보이지 않은 미세먼지의 지수를 인식하며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심이 커졌고, 문을 열지 않으면서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할 수 있는 환기 장치에 대한 필요성을 막연하게나마 느끼게 됐습니다. 물론 환기에 따른 단열 성능 저하가 우려됐죠. 그래서 공기청정기 없이 깨끗한 공기를 단열 걱정을 하지 않고 마실 수 있는 방안이 무얼까 고민하다가 궁극적으로 설비를 통한 환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남편이 소리에 참 민감한 편입니다. 그래서 아파트에 살 때도 창문 개방으로 환기를 하기보다 환기 장치를 자주 사용하곤 했습니다. 단독주택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로 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특히, 우리 집 위치가 왕복 6차선 바로 옆이라 소음 차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여 창호는 독일식 3중창호로 선택했고, 창문 개방을 하지 않고도 환기가 될 수 있도록 열회수 환기장치 설치를 고려했습니다.

Q 열회수 환기장치의 설치 여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고려했던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A. 처음엔 당연히 가격이 큰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괜찮은 제품은 겨울에 환기가 되지 않는 점이 있더군요. 위치가 경기 북부이다 보니 겨울에는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가격이 저렴한 제품의 경우 환기가 중단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가격보다 성능 위주로 선택했습니다. 즉, 가장 큰 고민은 결국 가격보다 한겨울에도 환기 성능이 유지되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Q 실제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사용해 본 이후, 냉난방 효율이나 실내 환경 측면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어떤가요?
A. 우리 집은 최종적으로 독일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국산 제품보다 가격은 2배 정도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름에는 계속 에어컨을 켜 놓고 생활했습니다. 실내 온도를 25도로 맞춰 놓았죠. 밤에도 그냥 계속 켜 놓았습니다. 그럼에도 전기세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태양광을 설치하긴 했습니다만….
우리는 겨울에도 실내 온도를 25도로 하고 있습니다. 난방은 도시가스로 하고 있는데 난방비용이 10만원 정도입니다. 같은 평수의 아파트라면 이보다 두세 배 이상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편은 집이 가장 편안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가장 쾌적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거죠. 아이들은 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생활합니다. 열회수 환기장치로 인해 냉난방비 걱정이 크지 않으니 가벼운 옷차림으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점이 참 편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필터를 갈아줘야 하죠. 1년에 두 번 정도 갈아주는데 자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정리하기가 귀찮기는 합니다. 층고가 높을 경우 환기구 청소가 불편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Q 예비 건축주에게 환기 장치와 열회수 시스템을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조언해주세요.
A. 정말 거의 창문을 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공기 질이 나쁘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창문을 열지 않고 열회수 장치로 환기하니 자연스럽게 냉난방 효율도 높습니다. 1층과 2층 면적 합해서 70평 정도 되는데 25도로 맞춰 놓아도 한겨울 난방비는 약 10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집에서 요리도 자주 해 먹는 편입니다. 조리대 위에 환풍기가 따로 없습니다. 후드 일체형인 덕션을 사용 중입니다. 제가 요리를 하고 있으면 2층에서 아이가 내려오면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정도입니다. 잠시 후면 냄새도 사라지죠.
이 집에서 두 번째 겨울을 보냈습니다. 지금까지는 결로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아마 안 생길 것 같습니다. 열회수 장치도 중요하지만, 3중창호를 선택한 점도 결로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 요인인 것 같네요. 외부의 소음은 물론 추위나 열을 정말 많이 차단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