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톨 살 돈도 없었지만...무려 13년간 무명시절 견딘 배우 부부 근황

쌀통 비어도 연기 열정은 가득, 13년 무명 견뎌낸 진선규·박보경 부부의 기적

배우 진선규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13년이다. 2004년 극단 활동을 시작해 2017년 영화 '범죄도시'의 위성락 역으로 스타덤에 오르기 전까지, 그의 곁에는 언제나 묵묵히 자리를 지킨 아내이자 동료 배우 박보경이 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선후배로 만난 두 사람은 극단 생활을 함께하며 연인으로 발전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혼 초기 두 사람의 경제적 현실은 혹독했다. 당시 두 사람이 극단 활동으로 받던 월급은 각각 30만 원에 불과했다. 둘의 수입을 합쳐도 연봉이 72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시기였다. 선배의 집에 얹혀살며 전기세와 수도세만 겨우 내고, 아크로바틱 강습이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지만 생활고는 피해 갈 수 없었다.

결혼 후 6개월이 지났을 무렵, 부부는 집에 먹을 쌀이 완전히 떨어지는 순간을 맞이했다. 신용카드가 연체되어 정지됐고, 당장 쌀을 살 돈 200만 원조차 빌리지 못해 은행 문을 나서며 자괴감에 눈물을 흘려야 했던 일화는 이들 부부가 겪은 가난의 무게를 짐작하게 한다. 가장으로서 깊은 난감함에 빠진 진선규에게 아내 박보경은 오히려 덤덤하게 "괜찮아, 친구한테 쌀 좀 달라고 해"라며 남편의 기를 살려주었다.

박보경은 과거 방송을 통해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나에게 쌀통이 비었다는 건 아무렇지 않은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어머니가 수능을 앞두고 선물해 준 금목걸이를 팔아 쌀을 채워 넣은 뒤, 남편에게 평소처럼 "여보, 채워졌어"라고 말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이러한 아내의 대인배 같은 배포와 무한한 신뢰 덕분에 진선규는 지치지 않고 연기에 매진할 수 있었다. 긴 무명 시절을 버틴 끝에 2017년 제38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눈물의 소감을 전한 진선규는 대학로 동료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았다. 갑작스러운 관심에 두려움을 느낄 때도 아내 박보경은 "정신 차려"라는 냉철한 조언으로 중심을 잡아주었다.

이후 박보경 역시 드라마 '작은 아씨들'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배우로서의 역량을 가감 없이 증명해 냈다. 쌀값을 걱정하던 가난한 무명 배우 부부에서, 이제는 서로의 든든한 연기 동반자이자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 자리매심한 두 사람의 서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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