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내년 상반기 신작 목표"…철통보안 속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 참석 [현장]
시상식 현장 철통보안 속 취재진 몰려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강 작가가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예정대로 참석해 내년 상반기 신작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두문불출하던 한 작가가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해 이목이 집중됐다. 포니정재단 측은 이날 시상식 현장을 철통보안을 유지하며 통제했다. 그럼에도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한강 작가는 17일 HDC그룹의 지주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아이파크타워 1층의 포니정홀에 행사 시작 전에 도착했다.
한 작가는 이날 수상과 함께 "그토록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세심히 살펴주신 마음들에도 감사드린다.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며 "지금은 올 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스스로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 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수상소감으로 "저는 술을 못 마신다.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도 끊었다. 좋아했던 여행도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다"며 "다시 말해 저는,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독서를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로 꼽았다. 또 그는 "대신 걷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리 읽어도 다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나오는 좋은 책들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 시도하지만, 읽은 책들만큼이나 아직 못 읽은 책들이 함께 꽂혀 있는 저의 책장을 좋아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다정한 친구들과 웃음과 농담을 나누는 하루하루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1994년에 첫 소설을 발표해 집필한지 올해로 꼭 30년이 된다는 그는 향후 몇년 간은 집필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작가는 "약 한 달 뒤에 저는 만 54세가 된다. 통설에 따라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고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며 "물론 70세, 8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그것은 여러 모로 행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니, 일단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집필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생각도 밝혔다. 한 작가는 "그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철통보안 아이파크타워…취재진 인산인해
이날 시상식은 관계자만 참석하는 비공개 행사였다. 시상식에는 포니정재단 설립자인 정몽규 이사장(HDC그룹 회장), 고(故) 정세영 HDC그룹(옛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부인 박영자 여사 등이 참석했다. 보통 혁신상 시상식 참석 인원은 80~90명 수준으로 전해진다.
시상식이 열린 아이파크타워 1층 포니정홀 앞은 취재진과 일반 시민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후 소수의 내외신 인터뷰 외에는 기자회견을 갖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한 작가가 참석한다는 소식에 행사장은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1층에 위치한 던킨도너츠는 오후 2시부터 일반 손님을 받지 않았다. 건물 2층의 치과, 은행 등을 이용하는 손님은 행사장 앞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못하고 승강기와 계단을 이용해야 할 정도였다.
정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한 작가는 1990년대 초반 문단에 등장한 이후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독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언어와 소재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매번 새로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감정의 진폭을 불러일으키는 한강 작가의 문학적 혁신과 도전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포니정 혁신상은 2005년 작고한 정세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잇고 그의 혁신적 사고와 도전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재단명과 혁신상의 이름의 '포니'는 HDC그룹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정몽규 재단 이사장의 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의 애칭일 뿐 아니라 정 명예회장이 인생을 바쳐 일군 현대자동차의 역사와 함께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은 첫 완성차 모델인 '포니'를 생산해 국내 최초로 해외 수출이란 쾌거를 이뤘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두번째로 자체적인 고유 자동차 모델을 개발한 사례로 이 성과 이후 정 명예회장은 '포니 정'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정 명예회장의 작고 1년 만인 2006년 출범한 포니정재단이 2007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했다. 외교·경제·사회·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과 도전을 통해 탁월한 성취를 이뤘거나 사회발전에 공헌하고 국가의 위상을 높인 개인(단체 포함) 단 1명만 선정한다.
제1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고 2회 수상자는 서남표 전 카이스트 총장이었다. 문화·예술·체육계 중에서는 지난 2010년에 배우인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받았고, 2014년에 김연아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2016년 조성진 피아니스트, 2019년 장유정 뮤지컬·영화 감독, 2020년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 2022년 황동혁 오징어게임 감독, 2023년 박항서 축구 감독이 수상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감 중 골프' 민형배 "신중치 못한 처신으로 심려 끼쳐"
- 원조 꽃미남 밴드 '원디렉션' 리암 페인, 호텔서 추락사…향년 31세
- 정근식 서울교육감 취임…'1년 8개월' 임기 시작
- 김재중 "내가 입양된 사실, 데뷔 후에야 알아…정말 고맙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기간 12월까지로 연장…선고는 내달 13일
- 野 "김건희 불기소 검찰, 권력의 충견…특검이 답"
- 이준석 "김건희 여사, 尹에게 오빠란 표현 쓴다…대통령실 해명 안타까워"
- '놀려고 애들 버려' 싸늘한 시선에 율희 '오열'…"집 나오기 전 애들 사진 잔뜩"
- 중국풍 의상이 '한복'?…호주 전쟁기념관 전시 논란
- 檢, 김 여사 불기소…"주가조작에 활용된 듯"[상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