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최고의 갓성비"를 말하는 BMW의 숫자 '3', 다재다능 SAV, BMW X3
[인천 BMW 드라이빙 센터=M투데이 이정근기자] '3'이라는 숫자는 BMW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이기도 하지만 BMW에게 '3'의 의미는 '기본', '신뢰', '성능', '달리는 즐거움' 등을 상징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BMW 모델 중 3으로 시작하거나 3이 들어간 모델은 언제나 믿음직하다. 대표적으로 3 시리즈는 퍼포먼스와 디자인, 편의 장비의 밸런스가 이상적인 세단의 기준이라고 만한다. BMW는 SAV라고 부르는 SUV 라인업에서도 이 '3'이 담고 있는 의미를 충분히 제대로 구현해냈다.
2003년 출시해 20년을 지나며 4세대로 진화한 BMW X3가 지난 11월 28일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이전 세대의 X3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많은 것들이 변해 이름 빼고 대부분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고 생각할만하다.
BMW X3는 디자인이 크게 변했다. 이전에 볼 수 없는 디자인 요소들이 차량 전체에 적용되어 더 커진 BMW 키드니 그릴을 비롯해 주간주행등, 테일램프에 이르는 포인트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확실히 새로운 디자인 덕분에 조금은 더 커 보이고 스포티하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 콘셉트에서 보던 키드니 그릴과 주간주행등이 전면부에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내 디자인은 트림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기본 모델인 X3 20 xDrive는 2 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기본이지만 M 스포츠 패키지 또는 M 스포츠 패키지 프로를 추가하거나, X3 M50 xDrive를 구입하면 M 로고가 들어간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기본이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만으로 M 패키지를 추가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실내 공간은 2,865mm의 휠베이스를 최대한 활용했다. 패밀리 SUV답게 뒷좌석 공간에도 여유를 주었지만 시트는 생각보다 딱딱한 느낌으로 장거리 주행 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좌석 베간자 시트(M50 xDrive는 메리노 가죽)는 적당히 부드럽게 단단하고 사이드 지지력도 적당해 운전 중 피로감을 느끼기 어렵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김포의 한 카페까지 편도 45km 구간에서 BMW X3 20 xDrive 스탠다드 트림을 시승했다.
전날 폭설로 인해 제대로 달릴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눈이 그치고 태양이 살짝 비추며 도로에 쌓인 눈 대부분이 녹아 주행 시 어려운 부분은 특별히 없었지만, 일부 눈이 남아 있는 구간은 X3의 능력을 엿보는 기회도 될 수 있었다.
BMW답게 2.0리터 가솔린 엔진은 경쾌하게 움직인다. 4기통 특유의 사운드와 질감은 있지만 190hp라는 다소 평범해 보이는 숫자가 단지 숫자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전 세대보다 더 커진 차체를 가볍게 만드는 데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한몫을 한다. 특히 정차와 출발 시 부드럽게 엔진을 멈추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 스트레스가 없다.
BMW답게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거침없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는 대로 빠르게 속도를 올리며 잠시 SUV에 타고 있는 것을 잊게 만든다. 누구나 인정하는 8단 자동변속기는 조금이라도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려 빠르게 숫자를 올리고 가속이 필요한 순간에는 순식간에 엔진 회전수를 올린다.
군데군데 눈이 아직 남아 있는 구간을 만나더라도 xDrive는 걱정 말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눈길을 빠져나간다.
다만, 뒷좌석에서는 앞좌석과 조금은 다른 승차감이다. 다소 딱딱한 등받이의 영향도 있었지만 앞좌석보다는 조금은 승차감이 떨어진다.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도로 주행이 많을 경우 뒷좌석 탑승자는 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실내에는 바로 이곳 , 스마트폰 무선충전 트레이 그리고 컵홀더가 있는 곳이다.
BMW는 이곳을 '쥬얼리박스 콘셉트'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보면 깊이도 있고, 생각보다 커서 놀라게 된다. 스마트폰은 좌측에 세워두면 무선 충전이 되고 옆은 USB-C 타입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 거치하는 정도로 사용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중앙에 'X3' 레터링이 있는 곳이 의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M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하면 'X3' 대신 'M' 로고가 들어가니 감성마력은 100마력 정도 올라간다. 이것저것 올려두기 좋긴 한데 X3에 이렇게 큰 바구니가 필요했을까? 생각해 보지만 시선을 확!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면 디자이너의 의도가 제대로 먹힌 것이 아닐까?
가솔린 2개, 디젤 1개의 파워트레인을 준비했고, M 스포츠, M 스포츠 프로 패키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외관 디자인을 연출했다.
기본형 모델인 X3 20 xDrive는 6890만 원이지만 가장 상위 모델인 X3 M50 xDrive는 1억 원에서 딱 10만 원 빠진 9990만 원이다.
BMW X3를 구매하는 고객층은 퍼포먼스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을 더 고려 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퍼포먼스는 기본형 모델을 구매해도 당연히 충분하게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압도적 퍼포먼스'가 필요한 아빠라면 M50 xDrive를 원하겠지만 BMW의 '3'이라는 숫자를 당당하게 붙인 모델인 만큼 "최고의 갓성비"는 어떤 트림을 선택해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