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론조사 쏟아져 들어온다” 미래한국연구소, 서울에 가짜 사무소·언론사 차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여의도연구원·서울시와 서울 지역 정치인들의 여론조사를 많이 수주하게 됐다”며 2020년 4월 서울에 미래한국연구소 사무소와 인터넷신문사를 가짜로 설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 관련 공익신고자인 강혜경씨는 2일 “미래한국연구소 실소유주인 명태균씨는 서울 정치인들의 여론조사업을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며 2020년 4월 미래한국연구소 서울사무소를 가짜로 만들고, 서울사무소가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사까지 가짜로 만들었다”며 “서울사무소와 인터넷신문사 모두 서류에만 존재할 뿐 실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래한국연구소 명의상 소장이었던 김태열씨도 “당시 명태균씨는 ‘앞으로 여의도연구원과 서울시 여론조사를 엄청나게 따올 것이기 때문에 서울에 사무소와 언론사가 필요하다’며 서울사무소와 언론사를 서류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창원지검은 지난 10월24일 관련 서류를 확보해 이 부분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는 2019년 6월21일 일간신문 ‘투데이경남’을 등록했다. 선거 여론조사를 하려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신고해야 하지만, 언론사 의뢰를 받아서 조사하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미래한국연구소는 투데이경남 의뢰를 받아서 조사하는 것처럼 꾸며 신고 의무를 피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2019년 9월5일 투데이경남 이름을 ‘브이오케이’(VOK)로 바꾸면서, 경남에서 벗어나 서울 등 전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브이오케이는 ‘보이스 오브 코리아’(Voice of KOREA)를 줄인 말이다. 그러나 미래한국연구소가 경남에 있었기 때문에 서울 등 전국을 무대로 여론조사업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2020년 4월20일 서울 중구 ㅎ빌딩에 미래한국연구소 서울사무소를 설치했다. 또 같은 해 4월21일 서울시에 인터넷신문 ‘브이오케이’도 등록했다. 브이오케이 주사무소와 발행소는 미래한국연구소 서울사무소에 뒀다. 미래한국연구소 명의상 소장이었던 김태열씨가 서울사무소와 브이오케이 대표까지 맡았다. 하지만 브이오케이는 단 한번도 언론 활동을 하지 않았고, 일간신문 ‘브이오케이’ 역시 신문을 발행한 적이 없다.
브이오케이 의뢰를 받으면 선거 여론조사 신고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미래한국연구소가 이렇게 실시한 선거 여론조사가 몇건이나 되는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도 파악하지 못한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내부 분란을 겪다가 지난해 4월30일 폐업했고, 일간신문 브이오케이는 지난 7월1일, 인터넷신문 브이오케이는 7월4일 폐간했다.
김태열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명태균씨는 사업이 크게 번창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당선 이후 명씨와 거리를 뒀고, 명씨 사업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이름을 빌려준 책임 때문에 내가 미래한국연구소 폐업과 브이오케이 폐간 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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