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칸 욕탕으로 탈바꿈한 아파트 '수경재(收景齋)'
구축 아파트가 일본 온천마을에나 있을 법한 료칸으로 변신했다. 부모님이 가까이서 이국을 느끼실 수 있도록 욕탕을 안방 한가운데 놓았다. 구조보강과 설비, 디자인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다시는 보기 힘들 프로젝트.
Interior Source
인테리어 면적 : 61.5㎡(18평) / 210㎡(63평) *부분공사
내부마감재 : 벽 – 한솔 라솔라 웰스톤 / 바닥 –디앤메종 원목마루 텐우드 / 천장 – 한솔 라솔라 콜렉트월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제이바스, 콜러, 토토
가구 : 의자 – PER / 붙박이장 – 자체제작
조명 : 르위켄
스위치·콘센트 : 르그랑
석재 : 포천석, 마사토
방문 : 다다미방 – 제작 슬라이딩도어, 원목프레임 + 한지 / 사우나실 외부 –제작 스윙도어, 사틴유리 / 사우나실 내부 –율텍, 샤워부스 / 화장실 – ABS도어 + LX하우시스 필름지 부착
인테리어 설계 및 디자인 : 블랭크스페이스, 히노브 디자인
시공 : 블랭크스페이스 02-332-5103 | @blankspace.kr
거주보다는 휴식을 위한 공간, 아파트에 우리만의 료칸을 만들기 위한 과정
거둘 수(收), 볕 경(景), 집 재(齋) 자를 써서 ‘볕이 머무는 집’이라는 뜻의 ‘수경재’는 60평대 구축 아파트 탑층의 마스터룸 부분을 료칸 형태의 공간으로 변경한 재미있는 프로젝트다. 의뢰가 들어왔을 때는 당연히 단독주택이라고 생각했는데 클라이언트에게 주소를 받고 나서 당황했던 건 사실이다. 요청 사항은 단 하나였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탕욕을 즐길 수 있도록 대형 욕조를 놔주세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은 현장이 아파트라는 걸 깨닫고 나서 매우 어려워졌다. 구조적인 보강과 급수와 배수 그리고 환기, 즉 설비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 우선 구조보강 측면에서는 캔틸레버 구조를 적용하여 담수 공간 자체를 슬래브에서 띄워 시공하였다. 설비에 대한 부분은 욕탕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여러 차례의 방수 작업 및 급·배수 라인 수정을 통해 시공이 이루어졌으며, 자연환기와 기계환기를 동시에 적용해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습도 유지를 할 수 있게 계획하였다.
또한 벽, 천장, 바닥 등 모든 마감재에 내수성, 내습성이 요구되었다. 여러 마감재를 고민한 결과, 락패널을 선택해 기능성을 충족하면서 단아한 뉘앙스도 부여할 수 있었다.
사실 공간 디자이너로서 처음에는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어떤 공간을 만드느냐에 집중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위해 가까운 거리에서 이국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말을 듣고 테마는 ‘료칸’으로 잡았고 이를 위해 료칸의 본고장인 일본으로 출장을 가서 료칸을 경험했다.
내가 갔던 료칸은 객실들이 독채로 프라이빗하게 구성되어 있었으며, 각 건물 사이 통로는 오솔길로 이어져 있고 그 끝에 대욕장이 있었다. 뭐든 크지 않았고 정갈했다.
이런 부분에 착안하여 한 공간 안에 있지만 프라이빗한 별도의 공간구성을 위해 60평 중 안방 쪽의 16평을 프로젝트 구역으로 설정하고 이 16평은 하나의 공간이 아닌 복도, 욕장, 다다미방, 사우나(샤워&파우더)의 4개의 공간으로 다시 나누었다.
이를 통해 기존 생활공간에서 내부 공간을 상상하지 못하게끔 함과 동시에 각 건물이 오솔길로 이어지듯, 복도를 통해 3개의 각기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길 바랐다.
글_권혁신 | 사진_진성기 | 기획_오수현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8월호 / Vol.306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