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웹툰 등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 무엇을 볼지 고민하는 이용자를 위해 플랫폼별 화제작을 주제별로 소개합니다.

가끔은 내 인생의 대본이 이미 쓰여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정해진 스케줄,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노력해도 바꿀 수 없을 것 같은 현실의 벽 앞에 서면 무력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여기 운명을 보란듯이 거부하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는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5일 [콘텐츠 큐레이션]에서는 자신만의 엔딩을 써 내려가는 주인공의 주체적 서사가 돋보이는 웹툰 4선을 소개합니다.
내 사랑은 스스로 개척한다 ‘작전명 순정’

네이버웹툰 ‘작전명 순정’은 사람마다 평생 받을 사랑의 양이 정해져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고등학생 ‘수애’의 하이틴 로맨스다. 받을 수 있는 사랑의 총량이 0이라는 운명을 타고난 수애는 변수를 스스로 만들어 운명을 비튼다.
남자친구와 절친의 배신을 목격한 수애는 사랑을 받지 못할것이라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같은 반 친구인 ‘은혁’과 복수 작전을 펼치면서 수애는 점점 은혁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수애와 은혁의 아슬아슬한 관계와 복잡한 감정선은 독자들에게 긴장감과 설렘을 동시에 선사한다. 또한 운명을 거슬러 스스로 사랑을 개척하는 수애를 통해 독자들은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세련된 작화와 탄탄한 스토리가 하이틴 특유의 풋풋한 감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익숙했던 이웃 사촌이 다정한 연인으로 ‘다정한 침입자’

네이버웹툰 ‘다정한 침입자’는 어릴 적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한’이 가족처럼 지냈던 이웃 사촌 ‘치오’에게서 낯선 설렘을 느끼며 시작되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이한은 치오를 향해 피어오르는 감정을 본능적으로 외면하며 치오를 이성이라고 볼 수 없다고 스스로 규정짓는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동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작품은 익숙함이라는 안전한 굴레에 안주하지 않고 그간의 관계를 스스로 재정립하려는 두 사람의 주체적인 변화를 그려낸다. 소심한 이한이 스스로 세운 마음의 빗장을 열고 치오라는 '침입자'를 받아들이며 수동적인 이웃에서 능동적인 연인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운명 개척의 서사를 잘 보여준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자신의 감정 주권을 되찾는 인물들의 성장도 돋보인다.
위기 정면 돌파 ‘서화가 내린 달’

카카오웹툰 ‘서화가 내린 달’은 상단의 도산 위기와 원치 않는 정략결혼이라는 벼랑 끝 상황을 정면 돌파하는 여성 상단주 ‘서화’의 이야기를 다룬다.
흑영국이라는 가상의 국가의 상단주 서화는 도적의 습격으로 물품을 잃고 상단의 도산을 막는 대가로 거래처 ‘지일’로부터 혼인을 제안받는다. 그러나 서화는 혼인을 하는 대신 자신을 오랜 시간 짝사랑해 온 ‘수월’과 함께 스스로 잃어버린 물품을 찾아나선다.
모험 과정에서 마주하는 역경들을 뛰어난 전략으로 헤쳐나가는 서화의 모습을 통해 강인한 여성 서사를 볼 수 있다. 서화를 향한 수월의 순애보와 매력적인 동양풍 판타지가 더해져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규정된 조연의 삶은 거부한다 ‘인소의 법칙’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인소의 법칙’은 ‘단이’가 어느 날 인터넷 소설 속 세상에 떨어지며 시작된다.
단이가 부여받은 역할은 여주인공 ‘여령’의 존재감 없는 친구이다. 그러나 단이는 운명을 거부하고 조연 1이 아닌 자신만의 삶을 개책해 나간다. 단이는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남학생 4명과 얽히고 설키면서 파란만장한 학창생활을 하게 된다.
‘사대천왕’과 ‘학교 서열 1위’ 등 인터넷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클리셰가 작품에서 참신하게 비틀어진다. 등장인물들이 각자 품고 있는 내면의 고민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재미와 서스펜스를 동시에 잡았다. 세상이 자신을 조연으로 규정하더라도 주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단이의 노력이 현대인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한다.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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