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 첫 대국민 사과… “부끄럽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11일 국영 IRIB 방송과 메흐르 통신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기념행사에서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과 관련해 “그 사건들은 우리 국민에게 큰 슬픔을 안겼다. 일부 사랑하는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는 국민 앞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며,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그 사건들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에게 봉사하고 지원할 의무가 있으며, 이 길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 바시즈, 혁명수비대 등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유혈 진압에 나선 조직들을 언급하며 “우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목표는 국민과의 대립이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는 국민 앞에 부끄럽다“고도 했다.
또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경제난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으로서 모든 부족한 점과 허물을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정부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현명한 지도 아래 장애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길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외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분열을 키우려 한다며 국민 내부의 단결과 통합을 요구했다. 그는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는 이슬람혁명을 무력화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적들은 사회에 깊은 상처와 균열을 만들려 하지만, 우리의 임무는 그 상처를 치료하고 단결로 나아가 통합된 힘으로 외부의 공격에 맞서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직접 사과는 강경 진압으로 시위는 잦아들었지만 여전한 민심의 동요를 무마해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은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하는 현 정권을 향한 지지를 회복해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앞서 이란 당국은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경제난 항의 시위가 확산하며 이슬람 신정일치 정권을 향한 퇴진 요구까지 높아지자 지난달 8일 인터넷·통신을 전면 차단하고 강도 높은 진압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이란 당국은 시위와 관련해 총 3117명이 숨졌다고 공식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사망자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전날까지 698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으며, 추가로 1만 1730명의 사망 사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2만 명 이상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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