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4000억 이익'..오리온, 담철곤·이화경에 200억 배당하고 가격 16% 올렸다
담철곤·이화경 부부, 지난해 배당금 200억원 넘게 챙겨
오리온이 지분을 49% 투자한 오리온농협의 박민규 대표와 황성만 오리온 대표가 주요 식품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다음달 4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선다.
물가 상승 심리에 편승해 제품의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것 아니냐는 질의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리온은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고, 실적도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를 포함한 16개 제품 가격을 지난 15일 평균 15.8% 올렸다.
2013년 이후 9년 만에 결정한 가격 인상이었다지만, 기업 경영 상태가 양호한 상황에서 고물가로 인한 고통을 소비자들에게만 오롯이 전가하는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다음달 4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국정감사에 박 대표와 황 대표를 소환하기로 했다.
오리온농협은 오리온이 2016년 9월 농협과 합작해 세운 간편식 생산법인이다. 잇따른 식품 물가 인상 기조에 따라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낸 식품사 수장 증인 채택 요구가 받아 들여졌다.
◇상반기 영업이익 23.6% 늘고 현금성자산 15.91% 증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6% 증가한 1조280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주요 해외 시장이 고르게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영업이익 또한 큰 폭으로 늘었다. 오리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98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 가량 증가했다.
지난 9월 가격 인상 전에도 오리온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견조했다. 오리온의 국가별 매출은 8월 한국 23.3%, 중국 4.3%, 베트남 56.4%, 러시아 96.3%로 전 지역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한국 39.3%, 베트남 114.3%, 러시아 171.4%이었다. 중국은 비록 영업이익이 8.6% 줄었지만, 증권가에서는 중국의 소비 여건이 나아지면 이는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에서 내다보는 오리온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4384억원,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4773억원이다. 제품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고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이를 방어한 것이다.
오리온은 현금 유동성도 풍부한 상황이다. 반기 보고서 기준 오리온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380억원으로, 지난해 말(5504억원)보다 16% 가량 증가했다.
결국 제품을 팔아서 오히려 적자를 내는 상황이거나, 회사의 경영 상황이 지나치게 악화되고 있다거나 한 상황이 아님에도 오리온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국면에 편승해 가격을 올려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담철곤·이화경 부부 배당금 200억...급여도 70억 수령
이 기간 오너 봉급도 넉넉히 지급됐다.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게 급여로 6억6600만원을 지급하고, 배우자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에게는 5억1800만원을 지급했다.
담 회장은 지난해에는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에서 연봉 약 39억원을 받았고, 결산 배당금도 약 90억원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에서 30억3700만원을 보수로 받았고, 배당금으로 약 114억원을 받았다.
지난 2014년 이후 8년째 오리온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인철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5억18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오리온이 가격을 올리면서 설명한 “효율경영을 추진하고 적극적인 원가절감 활동을 펼치면서, 전 품목의 가격을 동결해 왔지만, 최근 원부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이 너무 올랐다”라는 이유가 경영 상황이 충분히 여유있는 상황에서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오리온의 경영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서 오리온의 가격 인상 이유는 더욱 설득력을 잃는다.
신한금융투자는 오리온에 대해 분석하며 “전반적인 원가 부담 속에서 영업이익은 중국을 제외하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중국 소비 반등 시 실적 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오리온에 대해 ‘무적(無敵)’이라고 평가하며 “물량 증가를 통한 외형성장 및 레버리지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원가 부담 확대에도 이익 성장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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