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중국 향해 쏜 화살, 미국 기업 가슴에 꽂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을 겨냥한 관세 정책이 오히려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테무와 쉬인 같은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광고 지출을 대폭 줄이면서 메타,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광고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중국 겨냥한 관세, 미국 빅테크에 타격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2일부터 800달러 미만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하고, 중국산 소액 소포에 12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는 테무와 쉬인과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을 겨냥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 정책은 의도치 않게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테무는 3월 31일부터 2주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미국의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일 광고 지출을 31% 줄였다. 같은 기간 쉬인도 미국 내 소셜네트워크 광고 지출을 19% 감소시켰다.

▶▶ 광고 지출 급감, 수치로 드러난 충격적 현실

마케팅업체 티누이트의 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 구글 쇼핑의 광고 중 테무가 차지한 비율은 4월 5일 19%에서 일주일 뒤 0%로 급감했다. 쉬인의 광고 역시 4월 초 약 20%에서 같은 달 16일 0%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발표된 4월부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블룸버그통신은 4월 25일부터 5월 1일까지 일주일간 쉬인의 미국 판매량이 직전 주 대비 23%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테무의 미국 매출도 17% 줄었다고 보도했다.

▶▶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고민 깊어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는 이미 광고 매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기업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몇몇 아시아 소매업체들이 관세 때문에 미국 내 광고 지출을 줄였다"고 밝혔다.

메타는 지난해 중국 광고주로부터 184억 달러(약 25조8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약 11%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셜미디어 기업 스냅도 관세 탓에 일부 광고주가 광고 지출을 줄였다고 밝히며,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2분기 실적 전망 제공을 거부했고, 이후 주가는 12% 하락했다.

▶▶ 장기적 영향 우려 확산

전문가들은 초기 매출 감소는 쉬인과 테무의 가격 인상에서 비롯됐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관세 영향으로 약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출 감소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테무와 쉬인은 초저가 상품 가격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관세 부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광고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 2년간 미국에서 온라인 광고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기업은 아마존이었고, 그다음이 쉬인과 테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광고 지출 감소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디지털 광고 시장의 새로운 국면

한편, 디지털 광고 시장은 2022년부터 시작된 암흑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광고주 기업이 광고 지출을 줄이면서 지난해 메타와 구글의 광고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4% 감소했지만, 최근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광고수익은 616억 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 늘어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테무와 쉬인의 광고 지출 감소는 이러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테무는 현재 저가 중국산 수입품으로 경쟁하는 체계에서 현지 판매자들의 상품과 창고에 보관된 물류로 주문을 감당하는 현지 물류 중심의 체계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쉬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력을 검토함에 따라 영국 런던증시 기업공개(IPO) 계획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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