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던 엄마 건물주로…가난 공포 ‘부동산’으로 지운 서인국·지디·조권
울산에서 폐지를 줍던 어머니의 손을 기억하는 서인국. 연습실 바닥의 습기와 한기를 견디며 6년을 버틴 지드래곤. 빚쟁이에게 쫓기며 8년의 연습생 시절 동안 무대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몸을 던졌던 조권.

2009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했을 때 그는 상금 전액을 울산으로 보냈다. 거리에서 폐지를 줍던 어머니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지낼 작은 카페를 차려드리기 위해서였다. 이는 어머니의 고단한 일생을 멈춰 세운 결단이었다.

2012년 부모에게 펜션을 선물한 것은 어린 시절의 결핍을 털어내고 가족을 위한 버팀목이 되었다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었다. 지드래곤은 이후 성수동과 한남동 등 서울 핵심 요지의 빌딩과 아파트를 매입하며 자산 가치를 키웠다.

조권에게 돈은 개인의 만족이 아니라 부모의 삶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어막이었다. 그는 긴 시간 무대 위에서 땀 흘려 벌어들인 수익을 부동산이라는 안정적인 형태로 바꾸는 데 집중했다. 빚에 시달리던 시절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는 수익을 모아 가족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공을 들였다.

과거의 결핍은 이제 이들을 위협하지 못한다. 무대 밖에서 묵묵히 쌓아 올린 자산은 빈곤의 늪에서 가족을 끌어올린 안착지였다. 이들에게 건물의 높이는 곧 가난을 딛고 일어선 삶의 좌표였다. 화려한 무대 뒤에서 이들은 타인의 시선 대신 가족의 안정을 택했다. 이들에게 돈은 소비의 수단이 아니라 혹독했던 어제를 지워내고 사랑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단단한 방어막이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 서사가 아니다. 경제적 불안이라는 굴레를 걷어내기 위해 매 순간 자신을 증명해 온 시간의 기록이다. 이제 그들은 가장 단단한 기반 위에서 자신들의 진짜 삶을 시작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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