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지도를 보라. 대구대는 대구에 없고 경북대는 경북에 없어 놀랐다는 반응. 실제로 대구가톨릭대, 대구미래대, 대구외국어대, 대구예술대는 경북 지역에 있다.

반면 경북고, 경북여고, 경북예술고, 경북공고는 모두 대구에 있다. 찾아보니 이름과 실제 위치가 다른 경우가 꽤 많이 보이던데 유튜브 댓글로 “왜 대구대는 경북에, 경북대는 대구에 있는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학교나 기관의 이름과 실제 위치가 다른 이유 첫째, 행정구역 개편.

경북대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경북대는 설립 당시 경상북도의 도청 소재지였던 대구에 들어섰다. 경북대는 1951년 국립대학교로 개편됐는데 당시 대구는 지금처럼 따로 광역시로 분리된 도시가 아니라 경상북도 대구시, 그러니까 경북에 속한 여러 도시 중 하나였다.

그런데 1981년 대구가 경상북도에서 분리돼 직할시, 즉 오늘날의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이름과 위치가 달라지게 됐다.

제주도 갈 때 자주 이용하는 김포공항. 요 공항도 행정구역상 서울에 있는데 명칭은 김포공항이다. 1958년 김포공항이 개항할 당시, 공항의 관할 주소가 ‘김포군 양서면 송정리’였기 때문.

근데 5년 뒤인 1963년 서울시가 대대적인 행정구역 확장을 단행하면서 김포군 양서면 일대가 서울 강서구로 편입됐다. 하지만 공항 명칭은 그대로 유지됐다.

둘째, 기관이나 시설이 다른 지역으로 확장 이전한 경우.

대구대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1980년대 국내 대학 규모가 전반적으로 빠르게 커지던 시기, 대구대도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더 넓은 부지가 필요해졌다.

많은 대학이 도심을 벗어나 시 외곽으로 이전하며 캠퍼스를 확장하던 분위기였는데. 대구대도 이런 흐름 속에서 이전을 선택했다.

그 결과 현재 간호대학만 대구 대명동 캠퍼스에 남아 있고, 나머지 단과대학은 경북 경산 캠퍼스에 있다. 핵심 학부가 경북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본교와 분교 개념은 아니다.

두 캠퍼스를 함께 운영하는 이원화 체제라서 대구대가 경북에 있다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비슷한 사례가 바로 서울구치소. 요 구치소도 원래는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에 있었는데, 수용자가 넘치는데 공간은 부족하고 시설도 낡아서, 결국 1987년 11월 15일,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으로 이사했다.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소년원도 마찬가지 케이스.

셋째, 돈 대는 쪽 이름을 딴 경우.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이 대표적.

현재 서울대공원 부지는 원래 극비 신무기 개발을 위해 개인 명의로 매입된 땅이었다. 그런데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방치됐고, 개발이 제한되는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개인이 활용하거나 처분하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서울시 측에 이 부지를 서울 시민을 위한 대공원으로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해당 토지를 인수해 공원 조성을 맡았고, 이후 건립과 운영, 예산 지원까지 전담하게 됐다.

그러니까 서울대공원은 지리적 위치가 아니라 재원을 부담하고 운영을 책임진 주체를 기준으로 붙은 명칭인 것.

취재하다 알게 된 건데, 대부도는 안산시보다 화성시와 더 가깝지만 행정구역 상 안산에 속해있다. 왜 그런 걸까? 바로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방조제 건설 덕분.

대부도와 육지를 잇는 탄도방조제가 화성과 연결되고, 이어 시화방조제가 시흥과 이어지면서 대부도는 화성·시흥·안산과 모두 맞닿는 구조가 됐다.

이 과정에서 대부도가 소속될 지자체를 정할 필요가 생겼고, 정부는 대부도 주민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안산시가 50.4%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고, 대부도는 안산시로 편입됐다. 거리나 지리적 조건보다 주민들의 선택이 행정구역을 결정한 사례다.

이처럼 과거에는 저마다의 행정적·역사적 이유로 이름과 실제 위치가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부동산 가격을 고려해 특정 지명을 의도적으로 끌어다 쓰려는 움직임 때문.

대표적인 사례가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아파트. 이곳 주민들 사이에선 최근 아파트 이름에 ‘목동’을 넣어 ‘목동 롯데캐슬 에비뉴’,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로 변경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목동’이라는 지명을 사용하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그에 따른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문제는 해당 아파트가 행정구역상은 물론 생활권 기준으로도 ‘목동’에 위치한 곳이 아니라는 점.

결국 구청은 이 아파트가 목동 한가운데 있는 아파트인 줄 알고 계약하는 피해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변경 반대 방침을 밝혔다.

과거 학교나 기관의 이름과 지명이 일치하지 않는 건 도시 확장과 행정 변화의 결과였다. 근데 지금은 집값을 비롯한 경제적 이득을 위해 이미지가 좋은 동네나 행정구역, 부촌의 지명을 끌어다 쓰는 장면도 쉽게 발견된다.

사실 여러 기관의 이름과 위치를 맞추는 건 지역의 신뢰를 지키고 사람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약속일 수도 있으니,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