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길거리 음식은 왜 이렇게 비쌀까?

이 영상을 보라. 포근한 치즈 이불을 덮고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는 랍스터 꼬리다. 군침 도는 비주얼에 하나 사 먹어야겠다 싶어 가격을 보니, 엥? 2만 원??? 이거 실화인가 싶어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미 명동 길거리음식은 몇해전부터 꾸준히 바가지 논란을 겪고 있었다. 유튜브 댓글에도 “왜 유독 명동 길거리 음식 가격이 비싼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실제로 명동 길거리 음식 진짜로 비싼지 나가봤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로 발길이 끊겼다던 명동은 이제 엔데믹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반증이라도 하듯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엄청 많았는데, 노점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찬찬히 둘러보는데, 검색했을 때 15,000원이라던 랍스터 꼬리 구이는 그새 가격이 올라 2만원. 가리비구이는 만원.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인 떡볶이는 5천원이었다. 명동에 와있는지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폭탄을 맞았다는 뉴욕에 와있는지 착각이 들 정도였는데.

마침 마약 옥수수를 드시고 계신 외국인에게 가격이 적당한 것 같은지 물어봤는데 대체로 비싸다는 반응이 많았다.

태국 관광객
“제 생각에는 명동이 다른 곳보다 좀 더 비싼 것 같아요.”
콜롬비아 관광객
“제 생각엔 적당한 것 같아요. 싸진 않지만, 적당한 정도에요.”
싱가포르 관광객
"어떤 음식들은 저희 생각보다 좀 비싸긴 했는데요. 크게 상관은 없었어요. 저희는 여행객이고 경험하려고 왔으니까요."

탕후루를 먹고 있는 한국인에게도 물어보니,

한국인 방문객
“밥 한 끼가 안되니깐 가격에 비해서 배가 안 찬다? 조금 비싸다고 생각은 하는데 저도 이렇게 기념삼아서 한두번 먹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끼니를 떼운다면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다른 곳을 추천할 것 같아요. 밖에서 사먹느니 그냥 식당 들어가서 한끼 따뜻하게 먹는 게 나을 것 같긴 해요"

이외에도 여러 여행객에게 물어보니, 한국에 자주 방문해 본 관광객이나 유학생은 전반적으로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처음 방문한 관광객의 경우 이 음식이 저렴하진 않지만, 타국의 문화를 체험하는 비용까지 생각해 이 정도 가격도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인인 내가 보기엔 아무리 생각해도 이 가격 선 넘은 것 같은데, 왜 유독 명동 길거리 음식은 왜 이렇게 비싼 건지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에게 물어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외국 관광객들 있잖아요. 명동에 볼거리가 좀 있거나 다른 관광 요소가 있어서 왔는데 배가 고프니까 사 먹는 거에요. 길거리 음식 가격 음식점 안에 들어가서 먹는 음식점 가격 이런 것들을 대체로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비대칭성을 이용해가지고 너무 과다한 가격 책정을 한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한국 물가나 길거리 음식의 적당한 가격을 모르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노점상이 과도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말이다. 다른 지역보다 명동 상권은 K-뷰티와 쇼핑 명소로 외국인 관광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역이기에 소위 관광지 덤터기가 있다는 것. 그래도 요즘은 관광객이 SNS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 명동 길거리 음식이 비싸다고 소문나서 다른 지역으로 가는 추세라고 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외국 관광객들이 오는데 얘네들이 SNS나 이 정보에 빠삭한 애들은 명동으로 안 오고 음식 먹을 때 광장시장이나 거기 통인시장 이런 데로 가더라고요. 택시 요금 덤탱이 씌우는 것도 정부 부처에서 나서 가지고 단속도 하고 관리도 하고 너무 심한 사람은 경찰서에 가서 벌금도 물리고 그렇게 하잖아요. 관광객 대상으로 해서 상품 가격이 과다하게 비싼 것은 관할 구청에서 단속을 하셔야 됩니다."

외국인들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명동의 선 넘은 물가에 놀랐다는 반응인데, 인터넷에서는 임대료도 안 내고 세금도 안 내는 노점상이 오히려 더 저렴하게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점상들의 이야기는 또 달랐는데, 도로점용료를 내고 정식 허가도 받고 운영한다고 반론했다. 그래서 중구청에 확인해보니

중구청 관계자
“명동에 있는 노점상들은요. 거리 가게라고 그래가지고 정식으로 저희한테 등록하고 하는 겁니다. 세금이라기보다 도로상에서 하는 거잖아요. 도로점용료를 부과하고 납부하고 있습니다.”

중구청 관계자는 노점상에게 도로점용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과연 얼마나 내길래 이렇게 비싸게 파는 걸까? 2021년 기준 명동 노점상에 부과된 도로점용료는 약 2억 9천8백만 원이다. 명동 지역 노점은 총 362개로 계산해보면, 노점 1개소당 연평균 도로점용료는 82만 5천 원. 월 평균 6만8,750원에 불과하다. 도로점용료로 인해 가격이 비싸다는 건 크게 와닿지 않는 게 사실.

정식 허가받은 노점이라곤 하지만 현금 장사라 소득세는 사실상 면제였고, 명동에 방문했을 때도 현금 외 카드는 일절 받지 않고, 계좌번호만 버젓이 걸려있었다. 땅값 비싸기로 소문 자자한 명동 땅에서 저렴한 도로점용료만 내면 장사 가능하다니, 나도 이참에 해보고 싶어서 중구청에 노점상 신규 창업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중구청 관계자
“지금 현재로는 안 되고요. 그때 당시에 거의 10년 이상 오랫동안 한 것에 대해서 별도로 방침 받고 별도로 근거 규정에 의해서 한 겁니다. 거리 가게 규정이라고 해 가지고. 그런데 지금 한다고 그러면 일단 그 장소에서 한 10년 20년 했다는 근거가 있어야 되고 지금은 쉽게 내주지는 못해요.”

신규 창업은 불가하다고 한다. 현재 운영하는 노점상은 기존 노점상을 양성화하고 점차 수를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정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관련 규정인 ‘거리 가게 가이드라인’을 보니, 임대나 전대 등 양도는 불가하며 본인 운영이 원칙이고 노점운영권은 배우자에게만 넘길 수 있다고 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본인 운영이 원칙인데 내가 명동에서 본 직원들은 도대체 누구였을까...?

취재하다가 배고프지만 절대 만 원 내고 가리비구이를 먹을 순 없어서 근처 부대찌개 식당에 갔는데, 1인분에 만 원. 근데 라면 쫄면 우동 공깃밥 무한 리필이었다. 이쯤 되니 비싼 임대료에 카드수수료, 세금 내고 장사하는 사람이 호구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