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후폭풍… 경기도 소형빌라 55%는 '월세'

올 1분기 기준… 인천도 47.5% 달해
월세 9573건>전세 8275건 역대 최고
정부, 임대차2법 폐지 등 대책 준비

올해 1분기 경기·인천지역 소형빌라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사기 여파로 다수 임차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24년 1분기(1~3월) 경기도와 인천시내 전용면적 60㎡ 이하 빌라(연립·다세대) 전·월세거래량은 1만7천848건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전세거래량 8천275건, 월세거래량 9천573건으로 월세 비중이 경기지역은 55.1%, 인천지역은 47.5%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월세 비중은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1~3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2021년 1분기 경기지역 소형빌라 월세 비중은 32.8%에 불과했지만, 2022년 42.5%, 2023년 51.1%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인천지역 소형빌라 월세 비중 역시 24.2%, 30.1%, 45.3%, 47.5%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세거래가 줄고 월세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빌라 전세 사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경제만랩 측의 설명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소형빌라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도로 조사됐다. 2024년 1분기 경기도의 소형빌라 전·월세거래량은 1만4천361건으로 전세거래량 6천445건, 월세거래량 7천916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인천의 소형빌라 전·월세거래량도 3천487건으로 전세거래량 1천830건, 월세거래량 1천657건으로 조사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사기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소형빌라 임대차 시장은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전까지 아파트 전세 선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불안한 전세시장을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아파트 전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요건 일부 완화, 임대차 2법 폐지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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