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드라이브] 오토바이, 같이 배워보실래요?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교육 받아보니

<카매거진=최정필 기자 choiditor@carmgz.kr>

‘탈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륜차는 늘 로망과 어려운 존재다. 즐겁게 타보고 싶다가도 이륜차 사고와 관련된 괴담은 도전을 주저하게 만든다. 남녀 무관 가족의 반대에 부딫히게 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고 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다르다. 그럴 때면 우린 아쉬움에 빠진다. ‘아. 확실하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가족을 설득할 수 있을텐데’하고 말이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바로 그 아쉬움을 확실하게 메꿔줄 수 있는 기관이다.

우선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의 기본 취지가 그렇다. 제조사는 판매에 열심이고, 구매자들은 달리는데 집중했던 1960년대. 이륜차로 인한 연간 사고 및 사망자의 숫자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정도로 늘어났던 시기, 혼다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는 “팔기만 할 것이 아니라 타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그것이 제조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의 시작이다.

그랬던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이제 2030년까지 이륜차 사고 제로(0)을 목표로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멈춰있을 이유도 없다. 교육기관을 전세계에 차례차례 열어나가는 이유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세계 43번째 혼다 안전운전활동 거점, 21번째 안전운전 교육센터로 지난 3월 개관했다. 국내법에 맞춰 정식 학원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준비되어 있는 코스는 ▲비기너 스쿠터 ▲비기너 매뉴얼 ▲타운 라이더 ▲투어 라이더 ▲테크니컬 라이더 등 총 5가지. 2018년 취득한 2종 소형 장롱면허가 있는 기자는 비기너 매뉴얼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교육에 나서는 인스트럭터는 모두 일본 현지에서 혼다 안전운전 지도자 연수를 수료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비가 와도, 폭염이 내리쬐어도 교육은 진행된다. 물론 안전을 위해 시원한 강의실로 대피할 수도 있고,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폭우 시의 운전법을 알려주는 등 프로그램은 유연하게 진행된다.

다리가 짧아 슬픈 기자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꿀팁을 전수 받았다 / 사진제공 : 혼다 코리아

교육에 앞서 프로그램 소개와 타게 될 기종을 안내 받는다. 프로그램과 면허, 실력(혹은 센스)에 따라 바이크가 배정된다. 혼다 모터사이클 베스트셀러인 슈퍼커브 110과 스쿠터계 국민모델 PCX를 비롯해 MSX 그룸, CB125R, CB300R, 레벨 500, CBR600RR, 골드윙 등 다양한 기종이 마련됐다. 함께 교육을 받은 이들은 2종 소형 면허가 없어 MSX 그룸 또는 CB125R이 배정됐고, 기자는 CB300R이 배정됐다. 6년 만에, 면허 취득 당시에도 타보지 않은 나름 대배기량(?)의 이륜차는 부담감을 한껏 가중시킨다.

안전을 위한 어깨 및 상체 보호구, 다리와 팔꿈치 보호대와 장갑, 두건(발라클라바)와 헬멧까지 쓰니 외관만큼은 프로패셔널 라이더다. 당장이라도 바이크에 올라타 멋지게 시동을 걸고, 정우성 주연의 1997년작 영화 ‘비트’의 한 장면처럼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정우성이 해당 작품에서 탔던 CBR600F2의 후속, CBR600RR을 자유자재로 탈 만큼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레버를 쥐는 법부터 클러치를 조작하는 방법까지, 모든게 새롭다 / 사진제공 : 혼다 코리아

교육의 시작은 넘어진 바이크를 세우는 법을 포함한 기본 조작법부터 시작한다. 6년만에 마주한 모터사이클은 모든 것이 생소하다. 최신형 모터사이클에는 자동차 못지 않게 수많은 안전장비가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정확한 조작법을 알아야 그 안전장비도 빛을 발하는 법이다. 넘어졌을 때 시동과 전원을 강제로 끌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부터, 매뉴얼 바이크의 클러치 및 기어 조작법과 브레이크 조작법까지 기초 중의 기초지만 생소하기 그지 없다.

조작법을 익힌 뒤에는 정비 스탠드에 바이크를 걸고, 그 위에 올라탄다. 매뉴얼 바이크의 클러치와 스로틀 전개, 브레이크 조작법 및 변속법을 숙달하기 위함이다. 자동차 수동 변속기라면 자신 있지만 왼발과 오른발, 왼손과 오른손이 모두 자동차와 다르게, 또 따로 움직여야 하는 매커니즘은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시동도 두 세번 꺼뜨린 끝에 클러치 조작만으로 출발할 수 있는 정지 출발과 스로틀을 당기며 클러치를 조작하는 스로틀 출발이 매끄럽게 가능해졌다.

손목부터 팔꿈치까지는 지면과 수평으로, 가속을 할 때는 상체를 낮추고. 코너를 돌 때는 미리 그리고 멀리 보라는 교관의 외침이 지속된다. 처음에는 약 1200평의 실외 교육장을 크게 돌며 출발과 정지를 반복한다. ‘비록 장롱일지라도 2종 소형이 있는데, 스탠드 위에서도 빠르게 익혔는데 지루하겠는걸’ 이라는 생각도 잠시. 시동이 금방이라도 꺼질 듯 쿨럭이는 바이크를 보니 금세 집중하게 된다.

비기너 프로그램인 만큼 기본 조작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급할수록 발로 브레이크를 밟아 뒷바퀴를 멈춰야 하는만큼 반복 숙달은 필수다. 왼쪽 오른쪽 방향을 바꿔가며 큰 원도 그리고, 지그재그로 장애물을 피하는 슬라럼과 유턴까지 꾸준히 반복된다. 교육 중간중간 이뤄지는 휴식 시간에도 수강생끼리, 또는 교관에게 평소 궁금했던 조작법을 묻는다.

교육이 마무리된 후에는 특별한 뱃지가 수여된다. 비기너부터 테크니컬까지 단계별로 마련된 뱃지는 해당 프로그램을 수료해야지만 받을 수 있다. 4개의 뱃지를 모두 모았다면 기본기만큼은 탄탄한 라이더라는 뜻이기도 하다. 각 프로그램의 수강비용은 각 27만원. 오전 10시에 시작한 교육은 5시가 되어서야 끝나지만 10명 이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집중해서 수강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교육을 받기 위한 안전 장비도, 모터사이클도 모두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에 준비되어 있다. 무더위 속 깔끔하게 씻고 갈 수 있는 샤워장도 구비되어 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수강료와 시간, 그리고 교육을 받을 용기다.

오토바이, 같이 배워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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