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알리·아마존 K-코스메틱 짝퉁 피해자들의 종착지 ‘올리브영’

K-코스메틱 열풍에 판치는 가짜 제품들…발등 찍힌 美 소비자들 올리브영 발길
ⓒ르데스크

미국 젊은 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올리브영이 해외 쇼핑 플랫폼을 둘러싼 가품 논란의 반사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테무, 알리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은 물론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아마존에서도 가짜 K-코스메틱 제품들이 활개를 치자 제품 검수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올리브영에 소비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K-코스메틱 열풍에 등장한 ‘짝퉁’ 제품들…“아마존 제품도 안심할 수 없어”

▲ 미국 온라인에서는 가짜 K-코스메틱 상품이 활개를 치고 있다. 사진은 한 미국 소비자가 올린 위조 화장품 구별법. [사진=Reddit]

미국에서 K-코스메틱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미국 수출액은 12억1430만달러로 2022년 8억3915만달러 대비 무려 44.7%나 증가했다. 미국 데이터 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K-코스메틱 산업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7년까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코스메틱 인기의 최대 수혜 기업으론 올리브영이 꼽혔다. 올리브영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는데 그 배경에는 미국 시장의 선전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매출 부문이 263% 증가했으며 그 중 미국 소비자 매출 증가율은 230%에 달했다.

미국 시장에서 올리브영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양한데 그 중 독특한 점은 해외 플랫폼의 짝퉁 논란에 따른 반사효과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브랜드 보호 전문 기업 스크리보스(Scribo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가짜 상품으로 인한 기업 피해 금액은 54억700만달러(약 7조2200억원)에 달했다. 가짜 상품 피해 기업 중에는 국내 코스메틱 기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 가짜 화장품에는 각종 위험 성분이 있어 신체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진은 가짜 화장품을 사용한 뒤 생긴 부작용들. [사진=X 갈무리]

K-코스메틱을 모방한 가짜 상품들의 주요 판매 경로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테무, 알리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은 물론이고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아마존에서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 보호 단체 스마트 프로텍션(SmartProtection)이 지난해 미국 가짜 화장품에 대한 피해를 조사한 결과,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매한 소비자 5명중 1명(19%)이 의도치 않게 가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피부에 직접 바르는 코스메틱 제품의 특성 상 가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가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피부 발진이나 홍조 등 인체에 유해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주무기로 한 가짜 화장품은 정품과 달리 저렴한 원료를 혼합해 만든다. 단순히 품질이 떨어지는 원료 외에 비소, 베릴륨, 카드뮴과 같은 유해 물질들이 첨가되기도 한다. 해당 성분들은 모두 피부암, 폐암, 방광암등을 일으킬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이다. 과거 일부 가짜 화장품에서는 쥐약에 사용하는 독성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아마존에서 가짜 K-코스메틱 제품을 구매해 피부과까지 찾았다는 로엔 씨는 “정품과 같은 제품이 싸게 팔길래 덜컥 구매해 썼다가 피부 발진으로 엄청 고생했다”며 “병원비로 제품 가격의 몇 십배는 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중국 쇼핑 플랫폼에 가짜 제품이 많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마존에서까지 가짜 제품을 팔지는 몰랐다”며 “앞으로 화장품은 꼭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 생각이다”고 말했다.

“K-코스메틱 제품은 K-쇼핑 플랫폼에서” 발등 찍힌 美 소비자들 ‘올리브영’ 몰려

▲ 외국인들은 올리브영을 매우 신뢰하며 가격을 더 지불하더라도 이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사진은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손님들. ⓒ르데스크

자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도 믿을 수 없게 된 미국 소비자들의 발길은 올리브영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쇼핑몰인데다 자국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철저한 관리와 검수가 이뤄지지 않았겠냐는 판단에서다. 특히 올리브영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라도 제품 품질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인 키비 마이너(Kirby Miner) 씨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이미지와 달리 미국에서 올리브영은 저렴한 제품을 취급하는 곳이 아니고 오히려 조금 비싼 편에 속한다”며 “그럼에도 올리브영을 이용하는 이유는 정품 K-코스메틱을 믿고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아마존에서 마스크팩 제품을 구매했는데 배치도 달랐고 곰팡이가 핀 것 같았다”며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제품은 의심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들 중 일부는 올리브영의 철저한 고객 서비스를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다양한 제품이 구비돼 있는데다 온라인 구매의 경우 환불이나 배송 등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인 릴리 에브릴 (Lily Avril) 씨는 “올리브영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아무리 오래 걸려도 3일을 넘지 않는다”며 “환불에 대한 것도 너무 깐깐하지 않고 여러 방면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리브영이 지금 포지션을 공고히 유지하면서 서서히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것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기회에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기 보단 K-코스메틱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놓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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