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심까지 8년…시간선택제 공무원 초과근무수당 ‘1시간 일률공제’는 부당

한기호 2026. 6. 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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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청구소송 시선제(詩選制)공무원 손든 대법
원고 패소한 원심서 파기환송…대법 판단 기속
오전 9시~오후 2시 주20시간 시선제 공무원에
시간외근무 일 1시간 일률적으로 뺀 수당 지급
“부당하다”는 원고 주장 1심 수용…2심서 기각
2심 깬 대법 “시선제, 대개 통상근무시간 내”
“석식시간 등 공제조항 일률적용은 평등권침해”
‘오후 6시 이후’ 시간외근무땐 “공제 가능” 판단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에게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할 때 전일제 공무원들처럼 일률적으로 1일당 1시간 공제를 적용하는 게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향후 파기환송심이 남아 있지만 원고 공무원들의 손을 들어준 최고법원 판단에 기속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시간선택제 공무원 김모씨 등 2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을 환송시켰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전일제 근무시간(1일당 8시간·1주 40시간)보다 짧은 1주 15~35시간 근무 조건으로 임용된다. 김씨 등은 하루 4시간(오전 9시~오후 2시·점심시간 제외)씩 주 20시간 일하는 국립대 시간선택제 공무원이었다.

김씨 등은 수차례 초과근무를 했으나 대학 측으로부터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실제 일한 시간에서 매일 1시간을 공제하고 남은 시간외근무 수당만 지급받았다. 해당 규정에선 현업공무원 등이 아닌 공무원이 평일 시간외 근무할 경우, 해당 날짜 시간외근무에서 1시간을 뺀 시간을 월별 시간외근무로 산정하도록 한다.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시간선택제 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2017년 11월 6일 청와대 앞에서 시간선택제 채용 공무원의 업무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의 대응책을 촉구하는 시위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시간선택제 본부 사진]


김씨 등은 해당 공제 조항이 전일제 공무원의 업무 관행을 전제한 것인데,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통상 근무시간 안에서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까지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2018년 8월 소송을 냈다. 1·2심 재판부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김씨 등 원고의 청구를 대부분 받아들였지만, 2심은 시선제 공무원들에게도 공제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보고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3심에서 “이 사건 공제조항은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통상의 근무시간에 수행하는 시간외근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초과근무시 1시간 공제’ 조항이 시선제 공무원에도 일괄 적용되는 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란 것이다.

대법원은 문제의 공제조항이 전일제 공무원의 조기 출근이나 야근 등, 통상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외 초과근무 과정에서, 실제 업무수행을 하지 않는 ‘석식(저녁식사)·휴게시간’ 등을 공제하기 위해 마련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비해 시선제 공무원은 시간외근무가 대부분 통상 근무시간 내 이뤄진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공제조항을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통상의 근무시간 중 수행하는 시간외 근무에 적용하는 건 시선제 공무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7년 8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개선 위한 토론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법원은 원고의 근무시간대(오전 9시~오후 2시)를 가리켜 “석식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상급자의 지휘·감독 아래 조직적 업무수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선제 공무원만 휴게시간을 갖는 경우도 흔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원은 시선제 공무원이 ‘오후 6시 이후’ 등 통상의 근무시간 밖에서 시간외근무를 한 경우엔 1시간 공제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식사·휴게 없이 초과근무했더라도, 전일제 공무원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문제인 만큼 시선제 공무원 자체를 차별했다고 보기 어렵단 취지다.

시간외근무 과정에 실제 업무를 수행했는지 여부를 일일이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일정한 기준에 따라 근무시간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정성혜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 전시간선택제노조 위원장은 “시간선택제 공무원들이 수년간 겪어 온 무임금 노동과 차별적 처우에 대해 대법원이 명확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전일제 공무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하게 취급해 온 관행 전반을 다시 검토하란 대법원의 경고”라고 평가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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