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이미 완판"…삼성전자, 2분기도 메모리 질주

삼성전자 HBM4 제품. /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도 반도체가 떠받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서버 D램과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수요가 확산되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은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중 차세대 제품인 'HBM4E' 첫 샘플 출하가 예정돼 있고 하반기 HBM4 공급 확대도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은 당분간 호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요 대비 공급 충족률, 역대 최저 수준"

30일 진행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메모리 부문 부사장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에이전틱 AI 초기 수요에 힘입어 서버 응용 중심 수요 강세가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을 기록했다고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756%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특히 영업이익 가운데 94%에 달하는 약 53조7000억원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 나왔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AI 서버 수요 확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 HBM, 서버 D램, 서버 SSD를 중심으로 AI 관련 수요가 추가적으로 증가했다. 서버향 비트 판매는 D램이 전분기 대비 10% 초반, 낸드가 20% 초반 늘며 서버향 분기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 확대 여력은 제한적이다. 김 부사장은 “공급 가용량이 고객 수요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수요 대비 공급 충족률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업계 내 공급 확대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 평균판매가격(ASP)은 D램이 전분기 대비 90% 초반, 낸드가 80% 후반 상승했다.

김 부사장은 “시장 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더불어 당사의 서버 중심 판매에 따른 포트폴리오 개선 영향이 맞물렸다”며 “1분기 메모리 사업은 시장 수요 강세와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의 분기 실적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고 밝혔다.

/ 사진 제공=삼성전자

2분기에도 서버 중심의 판매 전략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D램 비트그로스가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는 전 분기 재고 수준 감소에 따른 가용 물량 제약으로 비트그로스가 한 자릿수 초반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출하 증가 폭이 제한적인 것은 수요 둔화보다는 팔 수 있는 물량 자체가 부족한 영향에 가깝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공급 부족을 우려한 고객들로부터 내년 수요가 미리 접수되고 있다”며 “이들 수요만으로도 내년 수요 대비 공급 격차가 올해보다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도 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들은 AI와 관련된 미래 수요에 대한 확신을 기반으로 중장기 구간에 물량 확보를 요청해오고 있다”며 “당사가 공급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 중으로 일부 고객사들과는 이미 계약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HBM4 매출이 과반…2분기 HBM4E샘플 출하"

HBM4는 하반기부터 공급 확대가 본격화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뒤 현재 계획대로 증산을 진행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HBM4의 차별화된 성능으로 고객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당사가 준비한 캐파는 모두 솔드아웃(완판)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HBM4 매출은 3분기부터 전체 HBM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고 올해 연간으로도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사장은 “최선단 공정 기반으로 업계 선도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 성능 상향을 이끌었다”며 “고객이 이를 채택한 결과 실제 프리미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는 7세대 제품인 HBM4E의 샘플을 출하하는 등 관련 사업 준비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HBM4 양산을 통해 축적한 1c 나노 기반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HBM4E 제품의 사업 준비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2분기 중 첫 샘플 출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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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실적 성장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노사 간 갈등에 따른 변수는 남아 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제도 개선을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시점에서 파업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파업이 되더라도 전담 조직 및 대응 체계를 통해 적법한 범위 내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노동조합에서 예고한 파업 대응과 별개로 노사 현안에 대한 법과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우선해 원만히 해결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총파업의 배경으로 꼽히는 성과급과 이에 따른 충당금은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상여금 충당은 현재 노사가 협의를 진행 중인 사항으로 구체적인 지급 조건과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임에 따라 이번 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2분기 충당 반영 여부 및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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