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점 지던 한화가 7회에 한 짓…NC 더그아웃이 얼어붙었다

한화가 5점 차 열세를 딛고 18-7 대역전승을 만들어냈다. 2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2026 KBO리그 시즌 5차전, 6회까지 NC의 승리 확률이 96%에 달했던 경기를 한화는 7회 한 번의 빅이닝으로 통째로 뒤집었다. 중심에는 강백호와 김태연이 있었다. 두 타자가 합작한 타점만 8개, 팀이 뽑은 18득점의 절반에 가까웠다. 믿었던 선발이 무너진 자리를 타선이 메우고, 상대 실책이 불을 지핀 전형적인 후반 집중력 승부였다.

이날 한화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아시아쿼터 선수 중 가장 안정적이던 선발 왕옌청이 1회부터 무사 만루를 자초했고, 2회와 3회 연속 실점하며 2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시즌 최소 이닝, 최다 실점이었다. NC는 1회말 김형준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2회 박시원의 솔로포, 3회 데이비슨의 적시 2루타와 김형준·박민우의 추가 타점으로 5-2까지 달아났다. 4회 이우성의 1타점 2루타, 6회 데이비슨의 시즌 6호 솔로포가 더해지며 점수 차는 7-2로 벌어졌다.

흐름만 보면 NC의 완승 구도였다. 양 팀은 직전 두 경기를 1승 1패로 나눠 가진 상황이었고, NC는 2연승의 기세를 3연승으로 잇느냐가 걸려 있었다. 선발 김태경은 6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묶었다. 그는 2022년 9월 18일 키움전 이후 무려 1348일 만에 선발승 기회를 잡은 참이었고,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까지 기록한 호투였다. 한화 입장에서는 전날 4-6 패배를 설욕해야 하는 경기에서 선발이 무너진 채 5점을 끌려가던, 사실상 내준 경기였다.

분수령은 7회초였다. 김태경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올라온 이준혁이 노시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폭투로 주자가 2루까지 갔다. 이어진 허인서의 평범한 중견수 뜬공이 비극의 출발점이었다. 중견수 박시원이 낙구 지점을 잡고도 우익수를 의식하다 공을 글러브에서 흘렸고, 뒤이어 송구를 받아야 할 2루수 박민우마저 포구에 실패했다. 한 타구에 실책 2개가 겹치며 노시환이 홈을 밟았다.

여기서 무너진 NC는 이도윤의 1타점 2루타, 문현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 차를 좁혔고, 2사 만루에서 강백호가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8-7 역전을 완성했다. 7회에만 6득점. 한화는 멈추지 않았다. 8회 김태연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쐐기를 박았고 이는 그의 데뷔 첫 3루타였다. 9회에는 노시환의 적시타와 김태연·심우준의 연속 안타, 김주원의 실책까지 겹쳐 7점을 추가, 18-7로 경기를 끝냈다.

타격 주인공은 단연 두 명이었다. 강백호는 4타수 2안타에 2회 비거리 145m 장외 솔로포와 7회 결승 3타점 2루타를 묶어 4타점, 시즌 11호 홈런을 기록했다. 김태연은 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으로 멀티 활약을 펼쳤다. 두 타자의 8타점 합작이 18득점의 동력이었다. 노시환(2안타 3타점), 이도윤(2안타)도 힘을 보탰다. 한화는 13안타로 18점을 뽑는 응집력을 보였고, 마운드는 윤산흠·박준영·황준서·박상원·이상규·조동욱이 이어 던지며 후반 실점을 0으로 묶었다.

필자가 주목하는 지점은 이 경기가 단순한 점수 차 대승이 아니라 '내준 경기를 가져온' 승부라는 데 있다. 한화는 선발이 5회를 넘기지 못하고 4실점한 날 18점을 뽑았다. 즉 마운드가 흔들려도 타선이 버틸 수 있다는 신호다. 강백호의 145m 장외포는 화제성이 크지만, 더 의미 있는 수치는 13안타 18득점이라는 응집력이다. 안타 하나가 거의 1.4점으로 연결됐다는 뜻이고, 이는 득점권 집중력이 받쳐줬다는 증거다. 김경문 감독이 후반 집중력을 승인으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반대로 NC에는 뼈아픈 패배다. 김태경의 1348일 만의 선발승은 불펜 방화로 날아갔다. 6이닝 2실점 호투가 패배로 귀결된 것은 투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7회 이후 무너진 불펜과 4실책이라는 수비 붕괴의 결과다. 다 잡은 경기를 실책으로 내준 경험은 시즌 후반 승부처에서 반복될 경우 순위 싸움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NC는 이 패배로 롯데와 공동 8위로 내려앉았다. 주목할 점은, 박시원이 솔로포로 공격에서는 기여하고도 대량 실점의 발단이 된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는 대비다.

한화는 이 승리로 24승 25패, 승률 0.490으로 5위를 지켰다. 5할 복귀까지 단 1승이 남았다. 시즌 초반 들쭉날쭉했던 팀이 선발 붕괴에도 흔들리지 않는 타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한화의 5할 안착 여부는 앞으로 며칠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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