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지만, 사퇴 기자회견 당시 태도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말투나 태도를 봤을 때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직접 비판했다.
단순한 사퇴 발표가 아니라, 사퇴를 발표하는 '방식' 자체가 새로운 논쟁거리로 떠오른 셈이다.
대표팀 성적 실패에 이어 책임지는 자세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후폭풍이 한 단계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홍명보 감독은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돼 2027년 1월 사우디 아시안컵까지 계약이 남아 있던 상태였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은 그의 두 번째 조별리그 탈락이기도 하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이 지점을 짚으며 "1986년 이후를 기준으로 국내 지도자 중 월드컵 사령탑을 맡은 인물은 손에 꼽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호·김정남·이회택·차범근·허정무·신태용 감독 등 한국인 지도자 가운데 월드컵을 이끈 인물은 많지 않았고, 히딩크·아드보카트·벤투 같은 외국인 감독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자리였다는 점을 박 위원은 강조했다.
그런 기회를 두 차례나 받았음에도 두 번 모두 조별리그에서 짐을 싼 점을 두고 "특별한 혜택을 입은 것"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박 위원은 또 2014년 사례를 거론하며, 당시에도 즉각 사퇴하지 않고 버티다 술자리 파동 등 추가 논란이 겹치며 결국 사회적 저항에 밀려 물러난 전례를 언급했다.
이번에 곧바로 사퇴를 택한 것은 그런 전례를 의식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함께 내놨다.

홍명보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베이스캠프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입장문 낭독 시간은 약 1분 30초에 그쳤고, 낭독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은 받지 않은 채 곧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퇴장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다.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해당 태도를 문제 삼는 반응이 빠르게 확산됐다.
박종윤 스포츠 캐스터는 이 장면을 두고 홍 감독이 모욕감을 느끼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언급했고, 축구 유튜버 감스트도 "대표팀을 그렇게 망쳐놓고 나 몰라라 하면 기분이 나아지냐"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행위 자체보다, 발표 내용에서 "잘못을 안 했는데 물러나 주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점을 더 문제로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런 태도가 "대한축구협회를 끌어온 사람들의 주된 시각"일 수 있다고 짚으며, 협회 차원에도 비슷한 정서가 깔려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는 선임 절차 정당성 논란 당시 한 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후 1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다 조직개편 때야 물러난 전례가 있어, 책임 소재 논란의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몽규 협회장 역시 이번 대회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감독 한 명의 사퇴로 사안이 마무리되지 않는 이유는, 이번 논란이 '성적 실패'와 '태도 문제'라는 두 갈래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성적은 결과로 평가받지만, 퇴장 태도는 과정에 대한 평가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비판받는 구조에서는 사퇴 발표만으로 여론이 가라앉기 어렵다.
박문성 위원이 "특혜를 두 번 받았다"는 표현을 쓴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지도자가 월드컵 사령탑 기회를 잡기 어려운 구조 자체를 짚으면서, 두 번의 기회를 모두 같은 방식으로 소진했다는 점에 비판의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힌다.
이임생 전 이사의 사례가 다시 호출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차례 사퇴 의사를 밝힌 뒤에도 자리를 유지했던 전례가 있다 보니, 이번에도 '말뿐인 책임'에 그칠지 지켜보자는 여론이 형성되는 셈이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감독 교체 자체가 아니라, 선임부터 운영까지 이어진 협회 구조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몽규 회장의 퇴진 예고만으로 인적 쇄신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도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다.

홍명보 감독의 사퇴로 표면적인 책임 정리는 일단락됐지만, 선임 절차와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론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감독 교체만으로 이번 사태가 끝날 수 있을지, 다음 행보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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