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하우스 분석] '설립 10돌' 글랜우드PE, '카브아웃 강자' 존재감 굳히기

(사진=글랜우드PE)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는 수많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가운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한 하우스다. 회사 설립 이래 글랜우드PE는 동양매직·해양에너지·한글라스·PI첨단소재 등 대기업 발(發) ‘카브아웃(carve-out·분할 사업부 인수)’ 거래를 성사시키며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성공적인 카브아웃딜 경험을 다수 보유한 만큼 올해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일 글랜우드PE의 행보에 눈길이 모인다.

글랜우드PE의 최대 경쟁력 ‘자산운용 맨파워’

(그래픽=박진화 기자)

어느덧 설립 10년차를 맞이한 글랜우드PE는 2014년 당시 수많은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 가운데 한 곳이었다. 글랜우드PE가 오늘날의 명성을 얻게 된 데는 10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원년 멤버들의 활약이 컸다.

이상호 대표(CEO)가 그 중 한명이다. 이 대표는 글랜우드PE 창업시부터 지금의 글랜우드가 있기까지 글랜우드의 경영 및 투자 전체를 지휘하며 이끌어 왔다. 컬럼비아에서 MBA(경영전문대학원)를 취득했다. 현재 컬럼비아MBA 한국동문회장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 본사 재경팀, 골드만삭스 뉴욕·홍콩·서울 오피스를 거치며 딜 소싱(Deal sourcing)·펀딩·집행·관리·엑시트(투자금 회수) 등 IB(투자은행) 실무 전문성을 쌓았다. 또한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재계핵심인사 및 금융투자업계 인사들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정찬욱 부대표는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투자관리 및 포트폴리오 회사의 밸류업을 총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올리브영, 인비트로스, SK피유코어 등 피투자 회사의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리노이(UIUC)대 회계학 석사를 취득한 뒤 삼성전자 본사 재경팀, 딜로이트 뉴욕 PE자문그룹 등을 거쳤다. 글랜우드PE를 공동창업한 뒤 대기업 및 다국적 기업 카브아웃 기업의 기업가치 증대에 독보적 노하우를 쌓고 있다.

정종우 부대표는 CIO(최고투자책임자)로서 신규 딜의 발굴과 실행 및 펀딩에 주력하는 등 글랜우드PE가 카브아웃 딜 명가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대표는 컬럼비아MBA 졸업 후 로스차일드(Rothschild) 뉴욕오피스 스페셜시츄에이션 부문에서 투자은행가로서 전문성을 쌓았다. 글랜우드PE 공동창업 이후 딜 협상 시 거래상대방과 동시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으로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

3인의 파트너 외에도 구영모 상무, 장성진 상무, 정상엽 상무, 구정은 상무, 이병주 이사 등이 핵심 운용 인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대표 포트폴리오 기업 관련 거래 및 경영에 관여하며 글랜우드PE의 트랙레코드를 탄탄히 쌓는 데 기여하고 있다. 차세대 리더로서 글랜우드PE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키맨들로 꼽힌다.

트랙레코드 차곡… ‘카브아웃 1인자’ 입지 탄탄

(그래픽=박진화 기자)

지난해 LG화학 진단사업부와 SK피유코어 인수에 나서며 공격적인 투자 드라이브를 건 글랜우드PE는 올해도 투자처 발굴에 힘쓸 전망이다. 글랜우드PE가 카브아웃 딜 강자인 만큼 단독으로 관련 딜 오퍼(제안)를 받아 현재 다양한 딜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업종은 포괄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랜우드PE의 투자 전략은 일정하다. 오랜 기간 경험과투자 성과를 보유한 만큼 카브아웃 투자 원칙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2021년 9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블라인드펀드 '글랜우드코리아제2호'는 절반 이상이 소진된 상태다. 향후 글랜우드PE는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 1조~2조원 수준의 투자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랜우드PE가 카브아웃 딜 소싱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간의 투자 회수 성과가 있다. 글랜우드PE의 트랙레코드 중 SK매직, 해양에너지 및 서라벌도시가스, 한국유리공업은 잭팟을 터뜨린 인수건으로 꼽힌다.

2014년 약 3200억원에 인수한 동양매직을 2016년 6100억원에 매각하며 당시 내부수익률(IRR) 33.9% 가량을 달성했다. 이밖에 해양에너지(30%) 및 서라벌도시가스(40.6%), 한글라스(30.1%), PI첨단소재(26.4%) 등도 20%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밸류업 장인’ 글랜우드PE, 포트폴리오 집중한다

10년간 괄목할만한 투자성과를 낸 글랜우드PE는 투자처 발굴 외에도 인수 후 통합 작업(PMI), 기존 포트폴리오의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등 바쁜 한 해를 보낼 예정이다.

최근 글랜우드PE는 지난해 4분기 인수한 SKC의 폴리우레탄 원료사업 자회사 SK피유코어 딜 클로징(거래종결)을 마무리했다. 글랜우드PE는 투자 후 1년간 3단계에 걸치는 체계적인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거쳐 또 하나의 대표 트랙레코드를 만들어 나갈 전망이다.

PMI 작업은 그룹 내 비핵심 자산이었지만 사업을 재정비해 독립 회사로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을 말한다. 그간 글랜우드PE는 체계적인 PMI 전략으로 다수의 밸류업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2020년 6089억원에 인수해 지난해 1조원에 매각한 폴리이미드(PI)소재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 PI첨단소재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헬스·뷰티(H&B) 판매 시장 1위 업체 CJ올리브영의 밸류업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글랜우드PE는 2021년 4000억 원을 투입해 올리브영이 발행한 신주(1360억원)와 오너 일가 지분을 확보해 올리브영 2대 주주(22.56%)에 자리하고 있다. 글랜우드PE는 CJ올리브영의 배송서비스 오늘드림, 온오프라인 점포 확장, 건강기능식사업 확장 등 사업에 관여하며 올리브영 밸류업에 힘 쓸 방침이다.

현재 글랜우드PE는 CJ올리브영이 헬스·뷰티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CJ올리브영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22년 증시 부진 등으로 기업공개(IPO)가 지연되고 있지만 글랜우드PE는 무리한 상장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가치 추가 향상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향후 엑시트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남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