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의 선구안? 남양주에 차린 요양원 10년째 '프리미엄' 평가 받는 이유
[땅집고] KB금융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가 서울 송파구에 위례빌리지(2017년), 서초빌리지(2021년)를 개관하는 등 금융업계가 도심형 요양원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외형 요양원이지만, 10여 년째 프리미엄 요양원으로 평가받는 곳이 있다.
바로 10여년 전 하나금융이 경기도 남양주 수동면에 지은 노유자시설 ‘하나케어센터’다. 배차 간격이 긴 경춘선과 마을 버스를 이용해야 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요양원은 치매가 있거나 독립생활이 어려운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들이 지내는 시설로, 노인의료복지시설 중 노인요양시설이다.
■ 1만평에 들어선 1세대 프리미엄 요양원
서울에서 차로 약 1시간 달리면 도착하는 남양주 수동면에 들어선 한 노인요양시설. 뒤로는 고로쇠 물이 나올 정도로 청정한 축령산이, 앞에는 수동천의 맑은 물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에 들어서 있다.
멀리서 보면 숲속에 유럽식 궁전이 있는 듯한 모습이다. ‘하나케어센터’라고 적힌 표석을 지나 정문으로 들어서면 잔디정원과 텃밭이 시설 전체를 감싸는 자연친화적 공간이 나타난다.
이 시설의 공식 명칭은 ‘하나 실버카운티’. 하나금융이 지난 2006년 금융권 최초의 사회복지법인 ‘하나금융공익재단’을 출범시키면서 만들기 시작해 2009년 3월 개관했다.
‘하나 실버카운티’ 필지 면적은 무려 1만5126㎡(4576평)에 달한다. 용적률 25.21%, 건폐율 18.48%을 적용한 건축물 연면적은 4046㎡(1224평)다. 지하 1층~지상2층 규모로, 2008년 12월 준공됐다.
■ “유닛이 뭐야?”…日 시니어타운 문화 꽃피우게 한 시스템
하나금융공익재단은 건물 곳곳에 자연친화 설계를 적용했다. 통풍과 조망, 일조권을 최대한 확보했으며, 벽지와 가구 등 실내 인테리어에는 색의 성질을 심리 치료에 활용하는 ‘컬러테라피’ 개념을 도입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지내는 공간의 경우 일본 고령자 주거 문화에 정착된 유닛(unit·10명 안팎이 머무는 생활 단위)으로 구분했는데, 유닛별로 다른 색을 입혔다. ‘매화채’ 등 총 7개 유닛은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사군자를 비롯해 동양화에 주로 등장하는 꽃 이름과 집을 세는 단위 ‘채’를 결합한 이름을 달아 한국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총 입소 정원은 99명이다. 방 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2인실을 사용한다. ▲1인실 7실 ▲2인실 30실 ▲4인실 8실로 구성돼 있다.
■ 높낮이 침대·세면대 완비한 데다 넉넉한 인력 확보
이곳이 지어진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프리미엄 요양원으로 인정받는 또 다른 이유는 원활한 신체 활동을 돕는 시설물이 많다는 점이다.
치매가 있거나 독립생활이 어려워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들이 지내는 시설인 만큼, 병원에서 볼법한 높낮이 전동침대뿐 아니라 높낮이 세면대와 자동기계욕조 등 첨단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력도 넉넉한 편이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대부분 요양원과 달리, 기준보다 많은 인력을 고용했다. 관련 법에 따른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최소 고용 인원은 60명이나, 이곳은 총 90명의 요양 인력을 두고 있다. 추가 고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하나금융이 부담한다.
이러한 프리미엄 요양원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도타이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 수서역세권에 시니어타운 ‘더시그넘하우스’를 열면서 너싱홈 60실을 마련했다. 24시간 간호·간병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관련 자회사 ‘신한라이프’를 통해 경기도 하남 미사신도시에 65실 규모 요양원을 짓는다. 이들은 2028년까지 서울 은평구 등에서 요양원 4곳을 설립할 계획이다.
글=김서경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