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기억을 담는다. 그리고 가끔 어떤 와인은 그 자체가 한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
오늘 소개하려는 메종 넘버 나인(Maison No.9)은 단지 뮤지션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니다. 이는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라는 세계적인 스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만든 매우 사적인 의미와 철저한 퀄리티 컨트롤이 담긴 와인이다.

미국 음악계를 뒤흔든 힙합 스타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프랑스 프로방스의 포도밭에서 부드러운 로제를 만들어낸 이 아이러니는 오히려 이 와인의 개성과 매력을 더한다.
이 와인의 시작은 2020년 포스트 말론이 첫 영화 촬영을 마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영화 '스펜서 컨피덴셜' 출연 후 가진 뒷풀이에서 공동 주연이었던 배우 마크 월버그의 집 와인 셀러를 접한 것이 계기였다.
그날 이후 포스트 말론은 자신만의 와인을 만들겠다고 결심했고, 이후 런던의 사업가 제임스 모리세이와 함께 프랑스 남부로 향했다.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와인 메이커는 로제 와인의 장인으로 잘 알려진 ‘MDCV 그룹’ 소속의 알렉시스 코르누(Alexis Cornu)였다. 코르누는 프로방스 와인으로만 20회 이상의 국제 와인 대회 수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로제 와인을 제대로 알고 만든다는 평을 받는 인물이다.
메종 넘버 나인이 탄생한 프로방스(Provence)는 단순한 포도 산지가 아니라 프랑스 로제 와인의 심장부이자 ‘로제 와인의 기원’이라 불리는 땅이다.

이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 높은 일조량 큰 일교차, 석회암 기반의 배수가 우수한 토양 구조까지 갖춘 로제 와인에 최적화된 조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프로방스에서 생산되는 전체 와인 중 약 88%가 로제일 만큼 이곳에서 로제를 만든다는 건 단순한 유행이 아닌 문화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메종 넘버 나인은 세계적인 와인 플랫폼 ‘와인닷컴’에서 91점을 획득했고, 저명한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으로부터 88점, 디켄터(Decanter)로부터 90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ISO 9001 국제 품질 인증을 획득하며 프로방스 생산기술의 신뢰도까지 갖췄다.
메종 넘버 나인은 그르나슈(Grenache) 45% 생소(Cinsault) 25% 시라(Syrah) 15% 메를로(Merlot) 15%를 블랜딩해 만든다. 비율은 코르누가 수백회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찾은 정교한 조합이다. 그 결과 가볍고 싱그러운 과실 향과 함께 입 안에 남는 구조감과 미네랄리티까지 모두 갖출 수 있게 됐다.
첫 향에서는 잘 익은 파인애플과 흰 복숭아 딸기 갓 깎은 서양배의 풍미가 산뜻하게 피어나며 장미꽃과 라벤더 같은 프로방스 특유의 허브 향이 곁을 이룬다.
입 안에서는 선명한 산도와 투명한 과실 향이 균형을 이루며 드라이하면서도 깨끗한 여운을 남긴다. ‘달콤한 분홍 와인’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완성도 높은 드라이 로제의 매력을 선명하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로제 와인의 트렌드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단순히 색이나 이미지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미세한 산도 향의 구조 알코올과 잔당의 균형이 평가 기준이 된다.
그 중심에 프로방스 스타일의 드라이 로제가 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 메종 넘버 나인이다. 한 모금에 생동감을 전하고 어느 자리에서든 어울리는 와인. 특히 닭고기나 해산물 요리 제철 과일 샐러드 등과도 자연스러운 페어링을 이루며 여름 파티나 야외 테이블에서도 완벽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포스트 말론의 미적 감각은 와인 병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병목을 장식한 뚜껑은 프로방스 지역의 중세 고성을 형상화한 금속 장식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며 라벨에는 포스트 말론의 실제 타투를 모티브로 한 문양이 각인돼 있다.
‘메종 넘버 나인’이라는 이름 또한 포스트 말론이 가장 좋아하는 타로 카드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그 결과 이 와인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그에게는 와인 그 자체가 곧 그의 스토리인 셈이다.
메종 넘버 나인은 단순히 ‘셀럽 와인’이 아니다. 음악과 예술 패션과 문화 그리고 와인을 향한 집요한 장인 정신이 프로방스의 햇살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든 결과물이다.
로제 트렌드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는 이 순간에도 메종 넘버 나인은 정점에 올라 서 있다.만일 누군가가 로제 와인을 처음 접한다면 이 와인은 그 시작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완성형’이라고 추천하고 싶다.